“적자라 수수료 못 내린다”는 쿠팡이츠, 투자자엔 ‘성장 과시’

이주빈 기자 2026. 5. 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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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유튜브 갈무리

쿠팡이 올해 1분기에도 쿠팡이츠를 포함한 성장 사업에서 25%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우상향 흐름’을 강조했지만, 정작 국내 상생 협의 테이블에서는 불투명한 적자 논리를 앞세워 수수료 인하를 거부하면서 입점업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이츠는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주재하는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에 추가 재원 부담의 어려움을 이유로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중개이용료(7.8%)와 배달비 인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쿠팡이츠는 지난해부터 “와우멤버십 배달비 0원 프로모션(무료배달) 비용을 회사가 전액 부담해 적자 상태”라며 수수료 인하 여력이 없음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런 호소를 두고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쿠팡이츠의 적자 상태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개된 지표가 없기 때문이다. 모회사인 쿠팡아이엔씨(Inc)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자료에는 쿠팡이츠의 단독 실적이 명시되지 않는다. 쿠팡이츠는 파페치(명품 플랫폼), 대만 사업, 쿠팡플레이 등과 함께 ‘성장 사업’ 부문에 묶여 통합 공시되고 있어 실제 배달 사업의 개별 손익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특히 국내 협의 테이블에서 내세우는 ‘적자 사업자’ 이미지는, 글로벌 투자자를 향해 성장성과 장기 수익성을 강조해 온 쿠팡의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앞서 김범석 쿠팡아이엔씨 이사회 의장은 2024년 “무료배달 출시 이후 고객 유입이 강한 궤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강조한 바 있고, 지난 5일(현지시각) 열린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성장 사업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5% 성장한 13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해에도 쿠팡이츠의 높은 두 자릿수 성장률이 성장 사업 부문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의 성장 사업에서 적자가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올해 1분기 성장 사업 조정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3억2900만달러(약 4820억원)로 전년 대비 손실 규모가 96% 확대됐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쿠팡이츠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다. 파페치나 대만 사업 등이 섞여 있어, 쿠팡이츠가 실제로 적자인지 혹은 적자라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할 수 없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의 적자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를 불가피한 적자 대신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당장의 이익을 포기하는 쿠팡 특유의 ‘전략적 투자’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장악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비용 지출을 상생 테이블에서는 마치 감당하기 어려운 ‘경영 위기’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입점업체와 시민단체들은 진정성 있는 대화를 위해 데이터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와우 구독료 인상분 등이 쿠팡이츠로 유입되지 않는다는 근거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구체적인 지표 공개 없이 ‘적자’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은 상생 책임을 피하기 위한 면죄부용 논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 입점업체 점주는 “점주들은 주문 건마다 배달비 3400원을 내지만, 짧은 거리(배달비 2000원대)라고 해서 차액을 돌려받지는 못한다. 나머지 돈은 쿠팡이츠의 수익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이츠 관계자는 “와우회원 배달비 0원 프로모션(무료배달) 비용을 점주에게 전가하지 않고 있으며, 배달서비스 중개이용료를 인상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에 합류해, 지난해부터 ‘상생요금제’를 시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이츠가 밝힌 상생요금제는 중개이용료를 9.8%→7.8%로 인하하는 대신 점주 부담 배달비를 2900원→3400원으로 인상한 안으로, 입점업체는 이를 두고 사실상 점주 부담을 높인 ‘살생요금제’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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