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내 버스 공급 끊기나”…기아 버스 철수에 전세버스 업계 ‘발 동동’

한지연 기자(han.jiyeon@mk.co.kr) 2026. 6. 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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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 이어온 대형 버스 생산 마침표
점유율 30% 공백에 수급 불안 우려
기아 버스 ‘그랜버드’. 기아
기아가 대형 버스 사업에서 55년 만에 손을 떼며 전세버스 공급 대란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뜩이나 악화한 노사 갈등 골도 더 깊어질 공산이 커졌다. 기아 노동조합은 생산 중단 이후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약 4만대인 전국 전세버스 등록 대수 중 기아의 시장 점유율은 약 30%에 달한다. 그 외 현대자동차가 60%, 수입 브랜드가 10%를 차지한다. 전체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기아의 갑작스러운 공급 중단 통보는 시장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전세버스 운행 연한은 기본 11년, 최대 13년으로 제한돼 매년 일정 규모의 대폐차 수요가 발생한다. 특히 전세버스는 주문 생산 방식으로 제작돼 계약부터 인도까지 통상 2년가량 걸린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사라진 기아 물량까지 모두 소화하지 못할 경우 향후 2~3년 내 차량 수급난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공급 차질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서울·경기·충청 등 6개 지역 15개 사업자가 계약한 그랜버드 최소 50대가 출고 취소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난달 밝혔다. 일부 업체는 생산 중단을 이유로 계약 해지와 계약금 환불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부족이 단순히 전세버스 사업자들의 문제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전세버스는 관광 수요뿐 아니라 기업 통근버스와 학교 현장 체험 학습, 수학여행, 각종 행사 수송 등 공공성이 높은 분야에 폭넓게 활용된다.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경우 전세버스 요금 인상은 물론 단체 관광과 학생 수송 등에 차질이 발생해 이용객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랜버드는 1994년 출시된 기아의 유일한 대형 버스 모델이다. 1971년 기아의 전신인 아시아자동차 시절부터 이어진 버스 사업의 상징과도 같은 차종이다. 그러나 수년간 전세버스 수요 정체가 이어진 데다 전동화 전환에 따른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결국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들의 저가 전기버스 공세도 영향을 미쳤다.

기아가 버스 사업을 정리하면 현대차그룹의 대형 버스 생산은 현대차 유니버스 중심으로 사실상 일원화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공급 부족뿐 아니라 시장 경쟁 약화에 따른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기아 노조 광주지회는 긴급 성명서를 내고 “사측이 버스 생산 중단을 공식화하면서도 생산 중단 이후 공장 운영 계획과 미래 투자 계획, 고용 안정 대책 등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며 “고용 대책 없는 버스 생산 중단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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