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 베트남법인 자금 수혈…김영우 대표 첫 '글로벌 전략' 좌표

서울 을지로 소재 비씨카드 사옥 /사진 제공=비씨카드

비씨카드가 김영우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첫 해외 투자처로 베트남을 지목했다. 장기간의 적자로 약화된 자본 및 사업 기반을 보완해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다. 관건은 현지 금융사·가맹점과의 네트워킹 강화로 실질적인 이익 창출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 성패는 김 대표의 첫 임기 평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5년 만에 베트남 법인 투자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씨카드 이사회는 최근 베트남 법인인 '비씨카드 베트남(BC CARD VIETNAM LTD)'에 24억3546만원을 출자(직접투자)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국내 및 현지 감독기관의 승인을 거쳐 26일 출자가 이뤄질 예정이며 목적은 자회사의 사업 운영 자금이다. 이번 출자를 포함한 누적 투자액은 92억2411만원으로 집계됐다.

비씨카드는 2021년 베트남에서 판매시점정보관리(POS) 단말기를 유통하던 '와이어카드 베트남'을 인수해 현지 결제시장에 진출했다. 다른 카드사처럼 직접 금융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POS 공급과 결제 소프트웨어 개발 등 기업간거래(B2B) 인프라 사업을 영위한다. 국내에서 쌓은 프로세싱(매입 업무) 노하우를 앞세워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비씨카드의 베트남 진출 이후 이뤄진 사실상 첫 자금 수혈이다. 특히 3월 취임한 김 대표가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 대신 베트남을 첫 투자처로 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장 현지 사업 기반 강화로 가파른 성장세를 유도하기보다 재무 구조를 안정화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비씨카드의 모회사인 KT 출신으로 해외 사업 분야에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T에서 글로벌사업개발본부장과 글로벌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정보기술(IT) 글로벌화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비씨카드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추천될 때도 글로벌을 비롯한 신사업에 대해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점이 높은 점수를 이끌어냈다.

비씨카드 베트남의 최우선 과제로는 흑자 전환이 꼽힌다. 베트남 진출 후 2023년까지 소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다시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2024년과 2025년 누적된 당기순손실은 32억931만원이다. 올 1분기에도 6억4396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분기별로 10억원 안팎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비용 부담을 상쇄하지 못하며 이익 창출력이 약화된 상태다.

/그래픽=유한일 기자

미래 과제는 글로벌 결제망 구축과 수익화

비씨카드는 해외 사업의 지향점을 단기 수익성에 두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업 구조가 국가간결제망(N2N) 중심으로 구축돼 있는 만큼 해외 법인의 이익 기여도보다 더 큰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베트남 사업의 경우 한국 관광객이 수수료 없이 현지 결제망에 연결되고, 반대로 베트남 관광객도 한국에서 더 많은 결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각국의 결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사업을 하고 있으며 기술 적용이나 IT 인력 파견 등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있어 현재까지는 적자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제 브랜드가 아닌 카드도 현지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며 (현재 적자는) 미래 사업을 위한 기회비용 정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씨카드의 베트남 법인 육성 의지는 점차 강해지는 분위기다. 해외 법인에 대한 누적 투자액 기준 인도네시아(2곳)와 키르기스공화국, 중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거대한 소비 시장이 디지털 결제로 전환되는 단계에서 맞춤형 결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현지 은행과 가맹점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브랜드 인지도 제고도 유도할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카드사 CEO의 경영 평가 범위가 내수를 넘어 글로벌로 확장되고 있는 흐름인 만큼 김 대표 역시 베트남 사업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POS 단말기 장악력을 높이며 대체불가한 사업자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매출 및 영업이익을 온전히 순이익으로 연결해 흑자 궤도를 정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의 핵심은 N2N으로 현지의 제휴 고객들이 한국 내 결제를 늘리면 한국 가맹점의 매출이 늘어나 비씨카드 매출도 증가하는 것으로 삼고 있다"며 "해외 법인의 자체적인 수익화와 이익 규모 개선도 함께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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