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바이오코리아 행사에 참가 기업으로 부스를 꾸리고 있지만 솔직히 이렇게 조용한 건 처음이에요."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바이오헬스 컨벤션 '바이오코리아 2026' 현장. 전시장 곳곳에 공공기관과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리를 잡았지만 현장의 온도는 저마다 달랐다.
행사 규모만 놓고 보면 외형은 커졌다. 올해로 21회를 맞이한 행사는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외 유망 중소벤처기업, 투자기관, 연구자 등 전 세계 59개국에서 775개 기업이 참여해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했다. 다만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참가 기업 수와 실제 상담 열기는 별개"라고 입을 모았다.
공공기관 전시 부스에 몰린 열기

행사 외형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참가 국가와 기업 수가 늘면서 K-바이오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확대됐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현장에서 만난 한 글로벌 기업 관계자는 "한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느껴진다"며 "참가 국가와 기업 수가 늘어난 것을 보고 행사 규모가 커졌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2006년 제1회부터 바이오코리아 주최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도 올해 행사의 외형 확대에 의미를 뒀다. 과거에는 정부·공공기관 중심의 전시 성격이 강했다면 올해는 혁신형 제약사와 의료기기 기업들이 자체 부스를 꾸리며 산업계 참여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참가 기업들 사이에서는 기대만큼 상담 열기가 뜨겁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업 간 파트너링과 투자 논의를 위한 행사임에도 상담 수요가 부스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올해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상위 바이오기업들이 부스 참가에서 빠지면서 행사 자체의 흡인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작년에는 참가했지만 올해는 안 한 기업들도 있었다. 부스 운영에 투입되는 비용과 인력 대비 실효성을 따진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관람객의 관심은 기업 부스보다 공공 전시성 콘텐츠에 더 집중됐다. 진흥원이 마련한 국가 연구개발(R&D) 성과 전시 부스에는 국회 보좌진과 부처 관계자, 연구자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진흥원 관계자는 "체감상 주변 부스와 비교해 진흥원 전시 부스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았다"며 "국가 R&D가 무엇을 지원하고 그 결과물이 어떤 형태로 구현되는지 직접 보여준 점이 관람객의 반응을 이끈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진흥원 아닌 제바협 주최 거론도

바이오코리아의 체감 열기 차이는 주최 구조 개편 논의와도 맞물린다. 현장에서는 내년부터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가 오갔다.
현재 바이오코리아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충청북도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협력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제약바이오협회가 행사 주최를 이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제약바이오협회가 산업계를 대표하는 민간 단체인 만큼 회원사 기반을 활용하면 기업 부스와 파트너링 참여를 늘릴 수 있다는 기대도 깔려 있다.
한 제약사 고위 관계자는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올해는 확실히 예년보다 한산한 분위기인 듯하다"라며 "협회 관계자들이 내년 주최를 앞두고 현장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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