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노다지잖아?" 美탈출 투자자 '돈뭉치' 들고 찾아간 '이 나라' 전망 분석


글로벌 증시를 주도하는 미국 시장을 떠나 투자자들의 시선이 유럽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30여 년 만에 미국 자산에서 벗어나 유럽의 가치주 중심으로 이동하는 대규모 자금 재편 현상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마틴 스캔버그 슈로더 유럽주식 펀드 매니저는 "지금 유럽 자산은 '공짜 점심'은 물론 '공짜 아침'까지 제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유럽 증시에 대한 강한 신뢰를 내비쳤다.
유럽 주식 전문가인 스캔버그가 주목하는 올해의 핵심 업종은 단연코 방위산업이다. 최근 독일을 비롯한 12개 유럽연합(EU) 회원국은 국방 예산 증액을 위해 EU에 재정 규제 완화를 공식 요청했다.
그는 "EU가 국방 부문에서 미국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며 유럽 방산주는 구조적인 상승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탈리아의 군용차 제조사 이베코, 스웨덴의 레이더 전문업체 사브, 독일의 방산 전자장비업체 헨솔트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으면서 "이들 종목은 올해 들어 50~98%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독일의 대표 방산주인 '라인메탈'이 144% 폭등세를 보여준 것에 비해 이들 종목들은 아직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 섹터에 대해서도 "유럽 금융주는 저금리 시대를 벗어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재조명 받을 만한 잠재력이 있다"라고 우수한 평가를 내렸다.
특히 BNP파리바, 악사, 도이체방크와 같은 유럽 내 대형 금융기관들이 자본시장에서 보다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3년간 30~40%에 달하는 주주환원율도 투자 매력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꼽았다.
그 외에도 스캔버그는 IT 및 의료기술 관련 종목 중 스페인의 항공 예약 시스템 플랫폼 '아마데우스IT'와 네덜란드의 전자·헬스케어 기업 '필립스'를 언급했다.
국내외 전문가, 올해 하반기에도 '방산주' 전망 밝아

아마데우스는 항공사 글로벌 유통 시스템(GDS) 기술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필립스는 미국 GE헬스케어 대비 훨씬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저평가된 매력을 갖춘 종목이라는 설명이다.
스캔버그는 "지금 유럽 증시에 투자하는 것은 곧 가치주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기술주의 고평가 논란과 달러 약세 흐름 속에서 독일을 비롯한 EU 국가들의 긴축 완화 기조가 유럽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또한 "유럽은 단일국가가 아닌 복합 경제권으로 구성돼 있어, 국가별로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라며 유럽시장에 대한 장기적 관심을 주문했다.
한편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방위산업이 올해 하반기에도 주도 업종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흔들리는 가운데, 방산 업종은 글로벌 군비 확대 흐름을 타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출과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방산기업들은 유럽, 중동, 동남아 등지로의 수출 비중이 높아 미중 무역 갈등이나 미국 관세 정책에 영향을 덜 받는 강점이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관투자자들 역시 방산 업종에 대한 평가 기준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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