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세계국채지수 '깜짝' 편입…블룸버그 "시장 상승 기대감 고조"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를 앞두고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해 10일 국내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전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한국 국채를 내년 11월부터 WGBI에 편입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한글날 휴장 후 첫 거래일인 이날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매체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11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신규 자본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지수 편입을 위해 한국 정부가 채권시장 개혁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거래 마감시간을 익일 오전 2시로 연장해 국제예탁결제기구(ISCD)인 유로클리어 이용이 가능해지는 등 외국인들의 국채시장 접근성 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FTSE 러셀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함께 양대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로 꼽히며 주로 유럽계 투자 자금의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WGBI는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추종하는 지수로 추종 자금이 최대 3조달러로 추산된다.
WGBI는 국채 발행 잔액, 신용등급, 시장 접근성의 요건을 만족해야 편입이 가능하다. 한국은 네 번째 도전 만에 26번째 국가로 WGBI 편입에 성공했다.
바클레이스와 스테이트스트리트는 WGBI 편입에 따라 한국 채권 시장에 560억~700억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돼서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국채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제니퍼 쿠스마 수석 아시아 금리 전략가는 내년 1분기까지 한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75% 수준을 향해 갈 하방 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지수 편입으로 외국인 채권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어나 내년에 채권 공급 증가 위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그룹의 대니 수와나프루티 전략가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여러 투자은행이 한국의 WGBI 편입이 내년에나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 만큼 시장이 이번 결정에 대해 놀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한국 국채와 원화에 약간의 순풍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외국인 자금이 유입으로 외환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소시에테제너럴의 성기용 아시아 거시 전략가는 지수 편입으로 원화가 달러당 1320~1330원까지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