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저는 장난꾸러기 두 아들의 엄마이고 영상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hejhey_home입니다.
처음 보는 독특한 구조에 반해 이사 온 지 3개월 정도 되었어요. 유행을 따르기보다 저희의 취향대로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집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3번째임에도 가장 힘든 반셀프 인테리어였어요.
큰 작업들이 끝나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에 아직 미완성인 부분이 많지만, 완성은 살면서 천천히 하도록 하고 온라인 집들이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
1. 도면

삼각형 모양의 이 집은 저희 아파트에서 유럽형이라고 불리고 있어요. (다양한 구조가 있는 단지예요.) 공간의 끝에 문이 있고 그 문을 열면 또 다른 공간이 나오는 특이한 타워형입니다.
문과 복도가 많아 색다른 느낌을 주지만 판상형처럼 탁 트인 개방감은 다소 적게 느껴질 수 있는 구조예요. 그래서 매력적인 기본 구조는 최대한 살리되 가구 배치나 마루 방향을 달리해서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인테리어를 진행했습니다.
2. 현관

거실 쪽에서 바라본 현관 중문 모습입니다. 현관 중문은 유리가 없는 디자인으로 제작했습니다. 유리가 있었다면 집이 더 확장돼 보였겠지만, 집 안에서 현관문과 신발이 보이는 게 싫어 막았습니다.
이 집 구조의 이름이 '유럽형'이라 거기에 맞춘다고 프렌치 도어를 제작했는데 저희 집의 간결한 가구들과 인테리어 컨셉에 비해 다소 화려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 ^^;
그래도 새로 유행하는 디자인보다는 오래도록 쓰인 디자인을 좋아하는지라 만족하고 있어요. 손잡이도 제가 직접 구매한 건데 나중에 심플한 걸로 교체할까 싶어요.
3. 전실 & 복도

전실을 기준으로 거실/양쪽 방 갈림길(?)이 나뉘어요. 왼쪽은 안방 오른쪽은 아이들 방과 공용 욕실이 있어요.

아이들 방은 요기에 있어요.

전실 한쪽 벽면에는 차 키 등을 보관하는 콘솔과 그림이 있습니다. 반대쪽 벽에 큰 그림을 그려 걸고 싶은데 언젠간 그리겠죠?

전실을 지나면 작은 복도가 있어요. 옆에 있는 문을 지나면 거실이 나온답니다.
4. 거실

현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 복도와 거실, 그리고 창 너머에 있는 냇가와 산까지 일렬로 한눈에 보입니다. 마루도 기존과 달리 세로 방향으로 시공하여 깊이감을 더 강조하였습니다. 저희 집의 첫인상이 되는 공간입니다.

거실은 저희 집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에요. 처음부터 재미있는 요소들을 많이 갖고 있었어요. 3면이 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세 면이 다 다른 뷰를 갖고 있다는 점,

두 개의 기둥이 거실과 주방, 알파룸, 복도를 구분 지어주며 위치마다 색다른 느낌이 들게 한다는 점 등이요. 아, 그리고 사다리꼴 모양이기도 하답니다.

거실은 세 면의 창으로 둘러싸여 있어요. 남쪽 창으로는 햇볕이 들어오고 서쪽과 북쪽으로는 산과 냇가가 보여 채광과 볼거리가 풍부한 공간이에요. 예전에 살던 타워형 구조는 맞통풍이 어려웠는데 여기는 환기가 너무 잘 되어 좋습니다.

소파는 7년 정도 사용 중인데 만족하는 제품이에요. 바이리네에서 구매했고 지금은 단종된 모델 같네요. 사진상으로는 잘 안 느껴지는데 방석이 일반 소파보다 훨씬 깊고 전체 사이즈가 작은 싱글 침대 정도 되어서 낮잠 자기 딱 좋답니다.
커피 테이블은 60살쯤 된 할머니 가구예요. 사이즈가 크면서 모서리가 안전한 제품을 찾고 있었는데 중고 장터에서 보물처럼 나타났어요. 까시나 제품으로 디자인적으로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저희 집에는 1960-70년대 빈티지 가구가 몇 점 있어요. 빈티지 가구는 기성품에서는 찾을 수 없는 디자인과 오리지널리티가 있어 매력적이에요.
사진의 사이드 보드는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구입니다. 크기가 꽤 커서 공간에 무게감을 주는 물건이에요. 물론 수납도 많이 돼서 유용하기도 하고요.

남편은 음악 감상을, 저는 독서를, 아이들은 의자에 기어오르기를 하는 공간입니다.

트롤리는 딱히 관심 있는 가구는 아니었는데, 동네 중고 마켓에 믿을 수 없는 가격으로 올라온 이 트롤리를 발견했어요.
원래는 화장실 옆 복도에 두려고 구매했는데 거긴 어울리지 않고 소파 옆이 찰떡이더라고요. 가구든 소품이든 이리저리 옮겨가며 딱 맞는 자리를 찾는 것도 집 꾸미기의 재미 중 하나 같아요.

천장 조명은 아주 적게 시공했는데 그마저도 켜지 않고 테이블 램프 두 개만 주로 사용합니다. 저희 가족은 거실 문을 닫고, 잔잔한 음악과 조명을 켰을 때의 아늑한 무드를 좋아한답니다. 지금 실링팬이 달린 자리에는 큰 펜던트를 달까 오래 고민했는데 역시나 미련이 남네요.


예전 집 거실은 TV와 아이들 장난감에 점령 당한 공간이었어요. 이번 집에서는 TV와 장난감들을 방으로 보내면서 거실의 용도도 변했습니다.
방은 정말 개인적인 용도로, 거실은 이야기를 나누거나 음악을 듣거나, 아이들과 그림을 그리는 등 함께하는 공간이 되었어요. 각 공간의 역할이 명확해졌답니다.

부엉이 그림은 오래전 남편과 스페인 피카소 미술관에 갔을 때 사 온 추억의 기념품이에요. 커튼 달기 전엔 허전한 거실 벽을 채워주다 커튼을 단 후엔 주방으로 옮겼어요. 여기저기 무난하게 잘 어울립니다.
5. 주방

평수에 비해 많이 작은 주방이었어요. 그래서 주방은 최대한 넓어 보이는 것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벽면에 있던 상부장과 어두운 대리석은 다 철거하고 매트하고 심플한 타일을 붙였습니다. 멀리서 보면 페인트칠한 맨벽 느낌이 듭니다.
아일랜드 식탁이 기존에는 벽에서 끊겨 짧뚱한 느낌이었어요. 정면에서 봤을 때 좀 더 확장되어 보이도록 벽을 감싼 채로 길게 디자인했어요. 벽면의 얕은 장에도 나름 수납이 가능하답니다.

기존 구조는 유지했지만 냉장고 들어가는 자리는 손이 많이 갔어요. 저희 집 냉장고는 깊이 900쯤 되는 뚱냉이에요. 냉툭튀는 싫고 비스포크는 작고 빌트인은 비싸서, 냉장고장 뒤에 있던 (복도 쪽) 벽장을 털어내고 충분한 깊이의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쏙 들어갔죠?

집 전체적으로 천장 조명을 적게 설치했어요. 주방도 다른 집들보다 조도가 많이 낮아요. 상부장이 없다 보니 간접등도 없고요. 그래서 설거지할 때 사용할 벽등을 설치했습니다. 허전한 벽에 오브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어요.

10년 전쯤 유행하던 리놀륨 식탁이에요. 함께 3번이나 이사를 했네요. 지금의 제 취향은 아니지만 몇 년은 더 써볼 생각입니다. 식탁의 밝은 나무색이 너무 튀어서 어떻게 하면 집에 어우러질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오크톤+블랙이 조합된 식탁등과 의자를 매치했더니 튀는 느낌이 좀 중화되었습니다. 냉장고도 그렇고 식탁도 그렇고, 물건을 바꾸지 않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답니다^^;

식탁 자리에는 창이 있어요. 산을 보며 밥을 먹을 수 있어 좋아요.

미스티 블루라는 꽃이에요. 은은하면서 풍성해서 주방을 예쁘게 채워주고 있어요.
6. 알파룸(서재)

주방 맞은편에는 알파룸이 있어요. 기존에는 문이 있었는데 개방감을 위해 털어냈습니다. 어차피 복도에 출입문이 있어 다른 방들과 분리되기 때문에 서재에 문이 없어도 괜찮아요.

벽면에는 갖고 싶던 비초에 선반을 달았습니다. 그동안 전자책을 많이 봤는데, 예쁜 책장이 생기고 나니 장서 욕심이 생겼어요.

화분(베르그포터)을 갖고 싶어서 식물을 샀어요^^; 화분부터 일단 구매하고 평소 눈여겨보던 호프셀렘을 심었어요. 쭉쭉 뻗은 가지와 재미있는 잎모양이 역동적으로 느껴져요. 존재감이 크답니다.

선반 맞은편에는 제 작업 공간이 있어요. 평범하죠. 맥을 쓰면 예쁘겠지만, 영상 작업자들은 대부분 커다란 데스크탑에 듀얼 모니터를 써요. 그래서 선이 많고 지저분하답니다^^; 벽을 보고 일하는 건 싫지만 선 때문에 벽 쪽으로 배치할 수밖에 없었어요. 좋은 방법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7. 안방

안방은 네 가족이 함께 자는 곳이에요. 창밖으로 산 풍경이 보여 일어날 때 기분이 좋아요. 붙박이장 자리에 장을 두지 않고 침대를 두니 패밀리 사이즈임에도 공간이 넉넉히 남았어요.

자고 일어났을 때의 시선(창밖 풍경)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여기에 크고 예쁜 조명을 두고 싶어요. (남편에게 예고. ㅎㅎㅎ)

침대 맞은편에는 긴 사이드 보드가 있어 잡동사니를 넉넉히 수납할 수 있답니다. 이 얼룩덜룩한 사이드 보드는, 신혼 때 샀던 TV 장을 스테인 칠하고 다리를 교체하는 등 직접 리폼한 건데 차마 전체 사진은 못 올리겠네요. 그래도 저의 손때가 묻은 가구라 애정 합니다.

기존에 있던 화장대를 철거하고 이불장을 만들었어요. 깊이가 얕아 이불이 쏟아질 염려가 있어 세로 봉 두 개를 설치해 이불이 밀려나는 걸 막아주었어요. 우측 벽에는 드레스룸이 있는데 문짝만 교체했습니다.
8. 공용 욕실

빠듯한 예산 때문에 욕실 두 곳은 가장 후순위로 밀려났어요. 공용 욕실에는 벽타일이 몇 장 깨져 있어서, 해당 벽만 우드 타일로 새로 시공하고 그 외 액세서리 정도만 교체했어요.

구조는 이렇답니다. 쓰임새가 좋은 구조라 공사하지 않아도 만족하며 쓰고 있어요. 다만 복도에서 바라봤을 때 수건걸이가 정면으로 보이는 게 싫어서 떼어내고 그 자리에 액자를 걸었어요.

+ 건식 욕실에는 큰 세면대를 추천드립니다. 어린아이들도 바닥에 물 흘리지 않고 잘 쓰고 있어요.
9. 안방 욕실

안방 욕실은 변기랑 수전만 교체했어요. 다소 올드한 톤이지만 욕조, 샤워칸, 변기칸이 다 따로 있어 편리한 욕실이에요.

창밖에는 산만 있어서 블라인드가 필요 없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창틀을 가리기 위해 설치했습니다. 얇은 15mm 알루미늄 블라인드인데 깔끔한 느낌이에요.
10. 아이방 1

첫째는 저랑 가구 구경 다니는 걸 좋아해요. 어느 날 모션 데스크를 처음 보고는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아이들은 해가 다르게 크니 모션 데스크가 유용할 것 같아 구매했습니다. 자기 키에 맞게 조절이 되니 편한가 봐요. 자주 앉아서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에게 독립된 공간을 처음 꾸며주었어요. 자기만의 방이 좋은지 스스로 분리 수면을 시작했어요.
11. 아이방 2

두 아이의 놀이방입니다. 이전 집의 여러 곳에 있던 가구들을 넣다 보니 통일성은 없어요.

활동량 많은 아이들이라 하루 종일 밖에서 놀기 때문에 놀이방은 잘 쓰이지 않고 있네요^^; 둘째가 크면 둘째 방으로 새로 꾸며줄 예정입니다.
마치며

집을 가꾸는 건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애정으로 채운 공간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건 또 얼마나 감사한지요. 다른 분들의 애정 어린 집들도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