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처럼회와 오찬... 비명계는 ‘민주당의 길’ 모임 결성

박국희 기자 2023. 1. 2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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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고쳐쓰는 이재명 당 대표

오는 28일 검찰 출석을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당내 초선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과 오찬 모임을 가졌다. 설 연휴 전후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전화를 돌리고 친문계 의원들을 만나는 등 당내 접촉면을 부쩍 넓히는 모습이다. 야당 주변에선 “검찰 수사와 상관없이 당 대표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반면 비명계 의원 30여 명은 31일 첫 토론회를 가지며 세력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속에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의 한 식당에서 김남국·김용민·최강욱·황운하 의원 등 ‘처럼회’ 소속 의원 10여 명과 오찬을 했다. 의원들은 이 대표에게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에 좀 더 강하게 맞서달라”는 설 민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협치를 안 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당이 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이 주로 나왔다”고 했다. 민병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당대표로서 역할을 많이 하시기로 하셨다”고 했다.

이날 검찰 수사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주변에선 “검찰 수사로 이 대표가 사퇴할 가능성은 1%도 안 된다”는 견해가 많다. 이 대표가 최근 소속 의원들과 활발하게 만나는 것도 대표직을 고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대표 측은 28일 대장동 관련 검찰 소환을 고비로 삼아 이슈를 ‘검찰’에서 ‘민생’으로 옮기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30조원 추경’ 추진도 “검찰 이슈에 계속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내부 논의 결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사진) 대표와 당내 강경파 모임 '처럼회' 소속 장경태(오른쪽 사진 왼쪽부터)·박찬대·최강욱·강민정 의원이25일 서울 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이 대표에게“민주당이 윤 정부에 좀 더 강하게 맞서달라”는 설 민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연합뉴스

반면 비명계도 본격적인 세 결집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비명계인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은 지난해 민주당의 연이은 선거 패배 원인을 돌아보기 위해 ‘반성과 혁신’ 모임을 만들었는데 오는 31일 ‘민주당의 길’로 모임을 확대해 첫 토론회를 갖는다. 친문 그룹인 이인영·홍영표 의원도 최근 합류하며 30명 이상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토론 주제는 내년 총선을 앞둔 민주당의 현주소를 여론조사로 분석하는 ‘민심으로 보는 민주당의 길’이다. 당 관계자는 “사실상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문제 제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비명계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이 대표 지지층인 ‘개딸’들은 당 온라인 게시판에 “(비명계인)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의 탈당을 요청한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비명계에 대한 징계와 공천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악화할수록 당내 갈등은 더 불거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여론조사 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22~23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할 경우 이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63.8%에 달했다. ‘대표 유지’ 응답인 27.9%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개인 비리 수사’라는 응답도 53%로, ‘야당 탄압용’이라는 응답 33.8%보다 높았다. 정당 지지도 역시 국민의힘이 36.6%로 민주당의 31.3%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민주당 한 중진은 “의원들이 이 대표를 당 얼굴로 내세워 총선을 치를 수 없겠다는 분위기가 되면 사퇴 요구가 분출할 것”이라고 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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