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ETF] RISE 네트워크인프라, 삼성전기 타고 '고공행진'

/사진=KB자산운용 제공, 챗GPT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KB자산운용의 라이즈(RISE) 네트워크인프라 가격이 한 달 동안에만 80% 넘게 오르며, 지난달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기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인공지능(AI) 반도체·부품 밸류체인 기업을 대거 담은 포트폴리오가 성과를 끌어올렸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고다층 인쇄회로기판(PCB) 등 서버 핵심 부품 수요 증가 기대가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거래소 마켓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지난 5월 국내 증시에서 거래된 ETF 상품 1098개를 전수 분석한 결과, 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RISE 네트워크인프라의 가격은 한 달 동안 81.9%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한 전체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규모도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RISE 네트워크인프라의 지난 5월 마지막 거래일 기준 순자산총액은 8734억원으로 4월 말보다 97.8%(4415억원) 급증했다.

RISE 네트워크인프라는 2020년 10월 29일 상장했다. 기초지수는 FnGuide 네트워크인프라 지수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종목 중 5G와 관련 장비·부품 기업을 선별해 담는 테마 지수다.

이번 급등의 동력은 기존 5G 테마보다 AI 인프라 수혜에 더 가까웠다. KB자산운용에 따르면 RISE 네트워크인프라는 5G 관련 통신장비, 기지국 장비, 가입자망 장비 등 해당 산업 밸류체인을 구성하는 핵심 종목에 투자한다. 다만 KT와 SK텔레콤 등 통신사업자는 편입 대상에서 제외해 전통적인 통신업종과 차별화했다.

실제 구성종목을 보면 AI 인프라 색채가 뚜렷하다. 2일 기준 RISE 네트워크인프라의 상위 편입 종목은 △삼성전기 33.0% △SK하이닉스 21.2% △삼성전자 18.1% △LG이노텍 13.1% 등이다. 전통적인 통신장비주보다 서버용 반도체, 기판 관련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기 비중이 가장 크다는 점이 수익률 급등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과거 스마트폰 부품주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기판인 FC-BGA 수혜주로 재평가받고 있다. AI 서버가 고도화될수록 전력 안정화와 데이터 처리 성능을 뒷받침하는 고성능 부품 수요가 함께 늘어난다는 전망이 주가에 반영됐다.

증권가의 시각도 우호적이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투자의 병목이 패키지와 기판 영역으로 번지고 있다"며 "기판과 MLCC 가격 상승이 삼성전기의 실적 추정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핵심은 지금부터의 가격 인상이 100% 이상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과거 MLCC 공급부족과 기판 호황기처럼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이 실적 업사이드를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비중도 수익률에 힘을 보탰다. AI 반도체 투자 열기가 이어지면서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 확대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LG이노텍 역시 서버·네트워크 장비용 기판과 부품 수요 증가 기대가 맞물리며 ETF 성과에 기여했다.

마이크로소프트과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가 이어지는 한 관련 핵심 부품 수요도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주요 글로벌 기술기업의 자본지출이 지난해 대비 69.0% 증가한 74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HBM, FC-BGA, PCB 등 서버 핵심 부품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RISE 네트워크인프라는 반도체 밸류체인 주요 기업을 담아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사업자를 제외하고 부품·반도체 기업 비중을 높인 포트폴리오가 주효했다"며 "투자 사이클 장기화에 따라 관련 공급망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민영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