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대한 MZ세대의 속마음?
우리 사회에서 ‘연애’는 사생활 문제를 넘어 사회적 관심사가 된 듯해요. 지방자치단체들마다 청춘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TV에서도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져나오고 있어요. MZ 맞춤형 경제 콘텐츠 뉴스레터 '어피티'가 머니레터 구독자 769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MZ세대에게 ‘연애’는 어떤 의미인지 알아봤어요. 연애 경험 횟수, 연애기간, 연애 상대 고르는 기준 등 자세한 내용은 정책주간지 'K-공감'에서 확인하세요.
MZ세대의 솔직한 속마음?
“연애와 결혼 상대는 달라” 52.7%
연애기간? 10명 중 4명은 ‘1~3년’
MZ세대는 얼마나 많은 연애를 해봤을까요? 연애 경험 횟수를 물어본 결과 ‘3~5번 정도’라는 응답이 37.7%로 가장 많았고 32.8%가 ‘1~2번’이라고 답했어요. ‘6번 이상’이라는 답도 16.9%에 달했어요.
반면 ‘연애 경험이 전혀 없다’는 대답도 12.6%를 차지했는데요. 그중 절반 이상이 연애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어요. 그 이유로는 ‘연애에 관심이 아예 없거나 있었는데 이제는 사라졌다(54.7%)’는 의견이 가장 많았어요. ‘시간이 없어서(1.0%)’나 ‘돈이 없어서(2.1%)’ 등 외부적 요인보다 개인의 가치관에 의한 선택적 모태솔로인 경우가 많은 거죠. 또한 ‘연애 상대를 찾기 어렵다(30.9%)’, ‘자신감 부족(11.3%)’도 큰 이유인 것으로 보여요.
Z세대 kahyx0an6 님은 “연애를 시작하면 주변에서 자꾸 결혼 얘기를 꺼낼 텐데 아직 제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그런 부담감이 싫어요”라고 말했어요.
연애 경험이 누군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는 우리 사회에서 MZ세대는 한 번도 연애한 적이 없는 모태솔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41.1%는 ‘연애 경험이 없다고 해서 문제될 건 없다’고 한 반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대답은 2.2%에 불과했어요. ‘조금은 연애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의견도 37.4%나 됐지만 과거에 개그 프로그램 등에서 모태솔로를 희화화하는 등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던 것과는 달라졌음을 알 수 있어요. 각자 삶의 방식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듯해요.
MZ세대의 연애기간은 얼마나 될까요? 연애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672명에게 질문한 결과 42%가 ‘1~3년’, 29%가 ‘6개월~1년’이라고 답했어요. 반면 ‘3년 이상’은 8.9%, ‘5년 이상’은 6.1%에 불과했어요. 졸업과 취업, 이직 등 인생의 중요한 선택들이 몰려 있는 시기이다 보니 연애 지속기간도 짧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결혼을 고려하기 전 적정한 연애 기간은 얼마라고 생각할까요? 응답자의 61.5%가 ‘1년에서 3년’이라고 답했어요. ‘연애 기간은 사람마다 달라서 중요하지 않다(20.2%)’, ‘3년 이상(10.1%)’, ‘6개월~1년(8.1%)’이 그 뒤를 이었어요. ‘6개월 이하’라는 답은 0.1%뿐이었어요.
연인을 만난 경로는 ‘일상 속 자연스러운 만남(553명)’ 혹은 ‘친구 소개(285명)’가 가장 많았어요. ‘동호회나 관심사 모임(131명)’, ‘온라인 데이팅 애플리케이션(76명)’, ‘부모님이나 주변 어른의 소개(15명)’도 있었어요.
연애 상대를 고르는 기준은 뭘까요? ‘성격(36.6%)’, ‘외모 및 매력(28.4%)’, ‘가치관(24.1%)’ 순으로 선택을 받았어요. 잘 맞는 ‘성격’은 함께 있을 때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취향에 맞는 ‘외모와 매력’은 설렘을 주며 비슷한 ‘가치관’은 서로를 이해하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나눌 때 공감할 수 있게 해주죠.
또 연애 상대와 결혼 상대가 다르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절반이 넘는 52.7%가 ‘다르다’고 답했어요. ‘연애는 결혼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통념과는 조금 다른 결과인데요. 아마도 MZ세대가 연애와 결혼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기 때문일 거예요. 결혼은 가치관과 생활방식, 경제력 등 현실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하는 더 복잡한 선택이니까요.
“남의 연애, 남이 주선하는 연애 다 관심 없어요”
‘나는 솔로’, ‘하트시그널’, ‘솔로지옥’과 같은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MZ세대도 이런 연애 매칭 프로그램에 열광하고 있을까요? 반응은 엇갈렸어요. 10명 중 6명은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흥미가 없어서 거의 안 본다’가 26.4%, ‘관심 없어서 전혀 안 본다’가 33.3%였거든요. 반면 ‘매우 흥미롭게 자주 본다’는 11.3%, ‘볼 만하다고 생각해서 가끔 시청한다’는 29%였어요. 연애 프로그램의 비현실적인 설정이나 갈등 상황 등이 공감보다는 거리감을 갖게 하는 것 같아요.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미혼 남녀 주선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의향이 있는지 물었더니 ‘매우 긍정적이고 참여하고 싶다’는 응답은 고작 2.6%에 불과했고 ‘긍정적이지만 참여는 망설여진다’가 33.2%로 나타났어요.
참여 의사가 있다고 대답한 M세대 리니레오 님은 “나이가 들면서 생활 반경이 한정적으로 바뀌다보면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만남을 주선해주는 모임에 참석하면 신선하고 재밌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어요.
반면 ‘부정적으로 보고 참여할 생각이 거의 없다(22.5%)’와 ‘관심 없고 절대 참여할 계획이 없다(26.1%)’가 절반에 가까웠어요. 15.6%는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고 했어요. 부정적인 시선의 가장 큰 이유는 ‘신뢰성’ 문제인 듯해요. 가장 많이 언급된 내용이 ‘참가자의 신원’이었거든요.
Z세대 대왕밤 님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무척 섬세하고 개인적인 건데 지자체에서 집단 미팅에 나서는 것은 사적인 영역을 침해한다는 느낌이 들어요”라고 답했어요.
Z세대 파송송 님도 “연애할 시간도 여유도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제쳐두고 단체 미팅을 주선하는 등 피상적인 것만 추구하는 것 같아서 유쾌하게 느껴지지는 않네요”라고 말했어요.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노래 가사가 있죠. 하지만 이제 MZ세대에게는 연애도 결혼도 모두 선택이 됐어요. 더 이상 사회적 압박이나 타인의 기대에 맞춰 연애를 시작하지 않는 대신 자신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에 맞는 관계를 찾아가고 있어요. 어떤 선택이든 존중받길 바라고 MZ세대의 슬기로운 연애 생활도 응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