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어선의 체계적 불법 조업 양상
서해·동중국해 접경 수역을 중심으로 중국 어선의 무허가·허가조건 위반 조업이 장기간 반복됐다. 대형 트롤·저층 끌망 등 공장식 어획 장비를 동원해 비허용 시기·구역에도 조업이 이어졌고, 입어 허가를 받은 일부 선박조차 조업일지 축소 기재·허위 보고로 실어획량을 감췄다. 단속 과정에선 선단 형성, 도주·충돌 시도 등 조직적 방해가 동반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어장 붕괴와 자원 감소의 인과
금어기·금지체장을 무시한 혼획·남획은 산란·성육 주기를 파괴했고, 종 다양성과 개체군 연령 구조가 급속히 왜곡됐다. 조업 밀집 구역의 저서 생태계는 저층 끌망의 반복 통과로 회복력이 떨어졌고, 결과적으로 연근해 주요 어장의 회복 주기가 길어졌다. 표·저층을 가리지 않는 대형 그물 운용은 비표적종까지 일괄 포획해 자원 고갈 속도를 더 높였다.

어민 소득과 비용 구조의 직격탄
불법·과잉 어획으로 단위노력당어획(CPUE)이 하락하면서 국내 어민의 채산성이 악화됐다. 연료·인건비 상승 속에 조업 거리 확대, 투망·양망 회수 증가가 누적돼 비용 구조가 비정상화되었고, 합법 조업만으로는 가격 경쟁이 어렵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일부 연안 어업은 조업 일수 감축·폐업으로 이어지며 지역 경제와 수산 가공·유통 생태계에도 파급됐다.

단속의 현실과 구조적 한계
해경·어업관리단의 단속 강화로 나포·퇴거 건수는 집계되고 있으나, 광역 해역·야간 분산 조업·선단 결집에 비해 단속 자원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담보금 납부 후 선박 반환이 가능한 현 제도는 재범 억제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불법 행위의 국적국 내 관리·처벌 연계가 미흡하면, 연례적 단속과 반복 유입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외교·집행·시장 통합 대응의 필요
양자 어업협정상의 과도수역·EEZ 경계 관리, 계절·어종별 총허용어획량(TAC) 준수, 탑승감시원·VMS 의무화 등 집행 수단의 정밀도가 관건이다. 위반 시 경제적 이익을 상회하는 실효 제재, 위조 허가증·불법 개조 어구의 원천 차단, 위성·항공·드론을 결합한 상시 감시 체계가 요구된다. 수입 수산물의 원산지·어획 합법성 검증을 강화해 불법 어업산물의 시장 유입 이익을 제거하는 것도 병행돼야 한다.

해양 주권과 지속가능 어업을 지키자
연근해 자원 회복은 금어·금지체장 준수와 불법 조업 차단이 동시에 작동할 때 가능하다. 외교 협의 재가동, 합동 단속, 데이터 기반 감시·추적, 유통 단계의 합법성 검증까지 끊김 없이 이어지는 체계를 정착시키면 피해는 줄고 회복 속도는 빨라진다. 합법 어업인의 소득 안정과 자원 회복의 선순환을 만들 정책·집행·시장의 삼박자를 맞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