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미래형 자동차의 상징으로 불리던 버튼식 기어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조용히 퇴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스타리아나 팰리세이드 구형 모델 등에 적용된 버튼식은 센터 콘솔을 넓히고 고급감을 더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실제 운전자들에겐 ‘시선을 분산시키는 비직관적 조작법’으로 불편을 유발했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기어 위치를 눈으로 확인해야 해 주행 중 집중력이 저하되고, 특히 주차 중 D와 R을 헷갈릴 경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까지 지적됐다.
커지는 안전성 논란, 신뢰까지 잃은 버튼식

조작성의 불편을 넘어, 안전성과 관련된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부 차량에서는 특정 상황에서 변속 버튼이 작동하지 않거나 중립 상태에 머무는 문제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브레이크와 기어 사이의 연동 오류가 보고되기도 했다.
제조사들은 자동 P단 전환, 브레이크 감지 시스템 강화 등 소프트웨어 보완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구조적 불신은 해소되지 않았다.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누가 이걸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과 함께, 전통 기어 방식으로의 회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칼럼식·다이얼식 기어의 부활, ‘안전’ 중심 재설계

결국 차량 제조사들은 ‘보여주기식 혁신’보다 ‘사람 중심의 직관적 안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최근 출시된 현대 신형 싼타페, 기아 K5 페이스리프트, 제네시스 GV70·G80, 아이오닉 5 등은 버튼식을 버리고 칼럼식 또는 다이얼식 전자 기어를 적용하고 있다.
칼럼식은 스티어링 휠 근처에 위치해 시선 이동이 줄고, 조작 동작 자체가 명확해 오작동 가능성을 낮춘다.
다이얼식은 손의 회전감각에 기반한 변속 방식으로 버튼식보다 훨씬 직관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소비자 중심의 변화, 업계 내부도 인정한 전환

완성차 업계 내부에서도 흐름 변화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버튼식은 신선한 시도였지만 고객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며 “현재는 칼럼식과 다이얼식이 공간 활용과 조작 편의성에서 모두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밝혔다.
실제로도 칼럼식 기어는 센터콘솔을 비우는 효과도 있어 수납공간 확대라는 버튼식의 이점까지 흡수했다.
결국, 자동차는 사람을 태우는 이동 수단인 만큼 화려한 혁신보다 손에 익은 조작법과 실질적인 안전성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교훈이 남았다.
‘실패한 실험’으로 남은 버튼식, 잊지 말아야 할 교훈

기어는 단순한 변속 도구를 넘어,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필수 인터페이스다.
버튼식 기어는 기술적으로 진보된 형태일 수 있으나, 사람의 사용 경험을 배제한 기술은 결국 외면받는다는 사실을 EV 시대 초입에서 분명히 보여줬다.
기계적인 혁신보다 사용자 친화성과 직관적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자명한 원칙이, 다시금 자동차 설계의 핵심 철학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험은 끝났고, 해답은 예전부터 있었다. 버튼식 기어는 그렇게 ‘한 시대를 풍미한 실패작’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