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교육감 후보 인터뷰] 송영기 전 전교조 지부장
지난 19일 창원시 성산구 송영기 경남교육감 후보 선거사무실 입구에는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35년 교육 현장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송 후보의 핵심 교육 철학이다. 포부로 “가장 소외된 아이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교육감이 되고 싶다.” 그는 취임 첫날 가장 먼저 결재할 정책으로 대규모 시설이 아닌 지역 유휴공간을 활용한 ‘소규모 거점 특수학교 설립’을 꼽으며 소외된 교육 약자에 대한 대책을 가장 강조했다. 복지 공공성 강화부터 미래교육 예산 재편까지, 아이를 끝까지 책임지는 경남 교육을 위한 로드맵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남 1000여개 학교 돌며 교육현장의 변화 필요성 체감
지역 유휴공간 활용 ‘소규모 거점 특수학교’ 설립 우선
‘학생교육기본수당’ 고등학생부터 단계적 지급 후 확대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재입법… ‘아이톡톡’ 재점검 추진

송영기 경남도교육감 후보가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선거사무소에서 주요 교육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김승권 기자/
-교육감 도전 계기와 포부는.
△35년간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았다. 밥을 거르는 아이에게 점심을 차려주고, 갈 곳 없는 아이를 집에 데려와 함께 지냈다. 그 시간들이 저를 쌓여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교육 철학을 만들었다.
전교조 지부장 시절에는 경남 1000여 개 학교를 순회하면서 교육 현장의 다양한 문제를 체감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한국과학기술고등학교 교장을 맡은 후에는 아이들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고 학교를 살리는 성과를 냈다. 교육감은 아이들을 어떤 미래 인재로 성장시킬지 고민하는 자리다. 제가 교육감이 된다면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제 교육 철학을 토대로 모든 아이를 끝까지 책임지는 경남교육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감이 된다면 가장 먼저 추진할 정책은.
△취임 첫날 가장 먼저 결재하고 싶은 정책은 ‘소규모 거점 특수학교 설립’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만난 한 장애학생 보호자의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난다. 아이가 매일 아침 2~3시간 버스를 타고 특수학교에 간다고 했다. 누구에게나 당연해야 할 ‘집 앞 학교’가 장애학생들에게는 너무 멀리 있더라. 소규모 거점 특수학교는 기존 대규모 특수학교와는 다른 개념이다. 지역 유휴공간 등을 활용해 화장실이 포함된 교실 형태로 개조하고, 장애 정도와 발달 단계에 맞춘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큰 예산 없이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처럼 모든 학급의 장애 학생을 한곳에 모으는 형태에서 벗어나 지역 곳곳에 발달 단계에 따라 보다 세밀한 지원을 할 수 있게 하겠다.
-박종훈 교육감의 지난 12년을 평가한다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12년 동안 교육감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성과를 보여주는 방증 아닌가. 박 교육감이 행복학교와 혁신학교의 기반을 만들고, 안심우산 등 학생 안전 정책을 강화한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였다. 특히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은 조례를 재입법해서 더 확대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1번 공약인 ‘학생교육기본수당’의 재원 마련 방안이 있나.
△학생교육기본수당은 예산 낭비가 아니라 교육의 공공성을 인정하는 철학의 전환이다. 부모의 경제력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보장이라고 생각한다. 재원 마련은 세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효과가 낮은 사업을 재점검하고 예산 구조를 재편하겠다. 아이톡톡 등 현장 활용률이 낮은 대규모 플랫폼 사업 예산을 줄이고, 직속기관 슬림화와 도교육청 행정 총량 축소를 통해 확보한 예산을 학생 직접 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경남 18개 시군과 협력해 청소년 지원 차원의 공동 재원을 마련해 부담을 줄이겠다. 세 번째 방안으로 수당 지급을 고등학생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 뒤 중학생까지 확대해 재정 부담을 분산시켜서 실현 가능성을 높이겠다. 아이들에게 쓰는 돈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이번 진보 진영 단일화 과정에서 특정 노동계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경남은 다른 지역보다 노동계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지역적 특성이 있다. 박종훈 교육감 선출 과정에서도 민주노총이 일정 역할을 했고, 이번 진보 진영 단일화 과정에서도 민주노총 참여 비중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다만 특정 단체가 교육 정책에 과도하게 영향력을 미친다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번 단일 후보는 민주노총만이 아니라 145개 경남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참여해 선출한 후보라는 점도 함께 봐달라. 앞으로 더 다양한 목소리가 더 균형 있게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 문제 역시 교육과 분리해서 볼 수 없는 가치다. 학교 현장 역시 교사 외에도 급식실 조리사와 영양사, 교육공무직, 배움터지킴이 등 다양한 교육 노동자들이 함께 학교를 움직이고 있다. 이들의 노동이 존중받고 처우가 개선돼야 학생들도 노동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나만의 강점을 꼽는다면.
△‘외유내강’이라고 말하고 싶다.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웃음) 굉장히 부드러운 사람이다. 교사 인생에서 한 아이도 뒤처지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해 왔다. 아이들의 어려움과 성장 문제를 한 번도 외면하지 않고 살아왔다. 명함에 적힌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 역시 같은 의미다. 경남교육을 책임지겠다는 마음으로 적은 문구다. 미남은 아니지만 미담이 많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그것이 제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송영기 교육감 시대가 열린다면 10년 뒤의 교실은 어떤 모습일까.
△교실에서 교사는 행정 공문 대신 아이들의 눈빛을 바라보며 수업에 집중하고, 학생은 AI도구를 활용하되 질문하고 토론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모습을 그려본다. 부모의 경제력이나 거주 지역과 관계없이 모든 아이가 동등한 배움의 기회를 누리고, 장애학생 역시 집 가까운 특수학교에서 편안하게 교육받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학교는 마을과 연결돼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을 키우는 교육 생태계가 돼야 한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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