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아쉬움 없는 라운드를 바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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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골퍼들이 18홀을 돌고 나서 9홀 혹은 18홀을 더 돌았으면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경기에 몰입해 18홀 동안 최선을 다하는 골퍼는 날씨와 관계없이 등에 진한 땀이 배고 라운드를 끝내고 나면 절로 '이제야 끝났구나!'하는 안도의 숨을 내뱉게 된다.
18홀을 돌고도 성이 안 찬다면 그것은 힘이 남아서가 아니라 골프에 몰입하지 못하고 건성으로 라운드했다는 증거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골프의 스윙도 사람마다 결코 같을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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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많은 골퍼들이 18홀을 돌고 나서 9홀 혹은 18홀을 더 돌았으면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이 경우 대개 초반에 몸이 덜 풀려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다 후반에 접어들어서야 리듬을 찾고 몸도 풀려 볼이 제대로 맞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그만큼 집중도가 떨어진 골프를 했다는 증거다.
정말로 모든 샷마다 혼신을 다해 라운드에 임했다면 18홀을 돌고 나서 그렇게 민숭민숭할 까닭이 없다. 경기에 몰입해 18홀 동안 최선을 다하는 골퍼는 날씨와 관계없이 등에 진한 땀이 배고 라운드를 끝내고 나면 절로 '이제야 끝났구나!'하는 안도의 숨을 내뱉게 된다.
18홀을 돌고도 성이 안 찬다면 그것은 힘이 남아서가 아니라 골프에 몰입하지 못하고 건성으로 라운드했다는 증거다.
매는 한 마리의 들쥐를 잡기 위해 3~5시간을 들판 위 상공을 비행하는 끈기를 갖고 있다. 변변찮은 먹잇감이지만 매는 상공에서 한순간도 한눈을 팔지 않고 들판에서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을 살피고 있다가 먹잇감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꽂히듯 수직 강하, 순식간에 먹이를 발톱으로 움켜쥐고 날아오른다. 골퍼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매의 집중력이다.
사람마다 스윙이 다를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스윙 또한 같은 것은 없다. 미국의 프로골퍼 제임스 로버트 허먼(James Robert Herman·47)은 "골프의 스윙은 지문과 같아서 같은 것은 없다.(The swing of golf is like a fingerprint, so there is nothing like it.)"고 갈파했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골프의 스윙도 사람마다 결코 같을 수 없다는 뜻이다.
사람마다 스윙이 다를 뿐만 아니라 같은 사람이라도 스윙마다 같을 수 없다.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하더라도 완벽하게 같은 샷은 재현할 수 없다. 우리가 날리는 모든 샷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란 말이다.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다시 손을 씻을 수 없다. 강물은 한순간도 머물지 않고 흘러간다. 지금 손을 스쳐 간 물은 두 번 다시 흘러오지 않는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샷을 어찌 대충 허투루 칠 수 있겠는가. 볼이 어떤 악조건에 놓여 있다 해도 최선을 다해 플레이할 가치가 있지 않은가. 아무리 고달픈 삶이라도 살아갈 가치가 있듯.
라운드의 핵심은 몇 타를 쳤느냐가 아니라 매 샷에 얼마나 집중하고 최선을 다했는가다. 황금같은 이 가을 들판에서 진정한 골퍼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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