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5성급 호텔·리조트인 파라스파라 서울을 300억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인수했지만, 그 뒤에 숨은 4000억원에 가까운 부채도 함께 떠안게 됐다. 팬데믹에서 벗어나며 간신히 100%대를 회복했던 부채비율이 다시 200%를 웃도는 와중에 새로운 짐이 생긴 모양새다.
불과 석 달 전 아워홈을 인수하는 등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불어난 빚의 이자를 감당하느라 적자에 빠진 수익성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달 13일 삼정기업 계열사이자 파라스파라 서울의 운영사인 정상북한산리조트 지분 100%를 유상증자 금액 295억원을 포함한 300억원에 사들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서는 비교적 싸게 매물을 확보하면서 본사업인 호텔·리조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효과를 거뒀다. 유동성 확보가 시급했던 삼정기업은 북한산 인근의 유일한 고급 리조트 파라스파라를 시장가인 6000억원보다 2000억원이나 낮은 가격에 매각했다.
다만 이번 인수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재무 부담은 한층 무거워졌다. 기존 파라스파라의 부채인 3902억원까지 함께 승계했기 때문이다.
파라스파라 서울을 인수하기 전인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부채비율은 205.6%로 지난해 말보다 12.3%p 높아지며 200%를 돌파했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재무안정성을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대표 지표로,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뒤 백분율로 표시한 값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부채비율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며 100%대를 유지하는 듯했지만, 3년여 만에 다시 200%대로 올라섰다. 2022년 말 333.9%에 이르렀다가 2023년 말 175.2%, 지난해 말에는 193.3% 등을 기록했다.
이는 기업인수를 통한 외형확장의 이면으로 풀이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올 5월 아워홈 지분 58.6% 중 50.6%를 7508억원에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특수목적법인을 세워 2500억원을 출자했다. 또 2년 내 잔여 주식 8.0%를 1187억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계약을 맺어, 최종적으로는 지분 58.6%를 8656억원에 확보하게 된다.
아워홈 편입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연결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2조875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8343억원으로 68.1%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아워홈 인수에 따른 실적 및 재무 가변성이 높은 상황으로 인수 과정 전반과 인수 이후 사업·재무구조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올해 반기 21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로써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이 4.9% 더 확대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23년과 지난해 각각 432억원, 2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떠안으며 적자를 지속해왔다.
눈여겨볼 대목은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올 상반기 매출은 614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7.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억원 손실을 나타냈지만, 같은 기간 적자 폭을 96.8%나 줄였다. 연간 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28억원 △2023년 238억원 △2024년 138억원 등으로 흑자를 유지했다.
이처럼 영업이익과 달리 순이익 지표로만 보면 적자가 두드러지는 배경에는 이자 출혈이 자리하고 있다. 쌓인 빚에 따른 비용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올 상반기에만 이자비용으로 131억원을 썼다. 적자가 시작된 2023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61억원, 150억원의 이자비용을 감당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수익성 하락에도 영업흑자 기조를 유지했으나, 금융비용과 유형자산 손상차손 등 저조한 영업외수지로 당기순손실이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이채연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