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아이스크림 등에 제품에 ‘덜 짠’, ‘덜 단’ 표시가 될까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식품업계에 제로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건면‧도시락‧아이스크림‧빵류 등의 제품에도 ‘덜 짠’, ‘덜 단’과 같은 표시를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행정예고 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개정안, 나트륨 6종‧당류 10종에 확대 적용이 골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지난 20일부터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기준’ 일부 개정안 행정예고에 나섰다.
이는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서 정하는 규정과는 별도로 시중 유통 중인 제품의 나트륨‧당류 함량의 평균값 또는 자사 유사 제품 대비 각각 10%‧25% 이상 줄인 경우 ‘덜‧감소‧라이트‧줄인’ 등의 용어를 제품에 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한 기준을 의미한다.
현행법에서는 ‘덜 짠’ 등 나트륨 저감 표시가 가능한 제품을 △유탕면 △즉석 섭취 식품 중 삼각김밥‧김밥‧주먹밥 △즉석조리식품 중 국‧탕‧찌개‧전골‧냉동밥 △만두 등으로 정하고 있다. ‘덜 단’ 등 당류 저감 표시가 가능한 제품에는 △가공유 △발효유 △농후발효유 등이 규정됐다.
이번 개정안은 이를 적용하는 대상 제품을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나트륨 저감 표시의 경우 △건면 △즉석 섭취 식품 중 도시락‧햄버거‧샌드위치 △즉석조리식품 중 도시락‧빵류 중 피자 등 총 6종에 확대 적용한다. 당류 저감 표시는 △빵류 중 카스텔라‧케이크‧머핀‧파이 △아이스크림 △아이스밀크 △샤베트 △빙과 △커피 중 유가공품을 함유한 액상커피 △유산균 음료 등 10종에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 추진이 식품 산업 발전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변화하는 식품 유통·소비·환경에 맞춰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이 있는 경우 내달 10일까지 제출할 수 있다.
◇ 1인 가구 증가로 ‘간편식’ 섭취 늘어… 나트륨 섭취량 목표 ‘3,000mg 이하’
지난 5월 식약처는 국민 나트륨‧당류 섭취 실태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식품의 영양성분 표시를 확인하는 것이 나트륨·당류 섭취량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영양성분 및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 대상 식품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식약처는 이번 일부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특히 1인 가구의 간편식을 통한 나트륨 섭취 증가와 여자 어린이의 당류 섭취 급원 등을 고려해 저감 표시 대상을 확대하고자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트륨‧당류 저감화 종합계획(2021~2025)’ 목표 달성과 저감 제품 생산‧유통 활성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나트륨·당류를 줄인 제품의 선택권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해당 종합계획엔 나트륨 1일 섭취량을 3,000mg으로 감소시키고,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1일 열량의 20% 이내(50g)로 관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에 비해 1.5배 많은 수준이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074mg으로 조사됐다. 이는 5년 전인 2018년 3,274mg과 비교해 6%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남성의 경우 하루 평균 3,576mg, 여성은 2,573mg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HO 권고기준이 하루 2,000mg인 가운데, 국내서는 우선 목표치를 하루 3,000mg으로 잡고 있다.
이에 식약처는 “가정에서 국·탕·찌개 조리 시 소금‧젓갈 등의 사용을 줄이고 표고·다시마·멸치가루 등으로 대체하는 조리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음식점에서 배달·포장음식을 주문할 때는 양념을 따로 요청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나트륨을 적게 섭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런 가운데 식품 당국에 따르면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당류 섭취량은 WHO 권고기준(1일 총열량의 10% 미만)보다 낮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2022년 기준 당류 섭취량은 34.6g으로 1일 총열량의 7.6% 수준인 것이다. 2018년 36.4g(1일 총열량의 7.4%)과 비교했을 때 5년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어린이‧청소년 등의 집단에서 WHO 권고기준을 넘어 1일 총열량의 10% 이상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하루 식사(총열량)에서 빵류나 당 함량이 높은 과일‧채소음료류, 탄산음료 등을 상대적으로 많이 섭취한 것이 영향을 줬다고 풀이했다.
특히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일부 연령층(6~29세)의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에서 WHO 권고기준 초과가 나타난 가운데, 6~11세 여자 어린이의 당류 급원 식품 1‧2순위에 빵류‧아이스크림류가 자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당류 저감 제품 품목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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