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등 2차 가해 논란 속…민주당보좌진협의회, 처우 개선 실태조사

윤선영 2025. 8. 1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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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연합뉴스]


2000년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현역의원이 ‘보좌진 갑질’ 의혹에 낙마했지만 2차 가해는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민보협)는 오는 20일까지 ‘보좌진 인권·처우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설문조사는 익명으로 진행하며 보좌진 인권·처우의 현황을 파악하려는 취지다. 조사 결과는 건의사항과 매뉴얼 제작에 활용할 방침이다.

민보협이 실태조사에 나선 것은 강선우 민주당 의원의 갑질 논란이 오래된 보좌진 처우 문제에 다시금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앞서 강 의원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받았으나 보좌진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이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서 비토 여론이 강하게 일었다.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강 의원이 여가부 장관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은 60%를 기록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의 보수 야당은 물론 진보당, 정의당 등 진보 야당과 시민단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강 의원은 결국 지난달 23일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면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2000년 국무위원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최초의 현역의원 낙마 사례다. 현역 의원의 경우 각종 선거에서 이미 검증을 거친 데다 야당과의 의정 교류 등에 따라 인사청문회 통과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은 만큼 강 의원 이전에는 낙마한 사례가 없었다.

현역의원 신분으로 사상 첫 장관 후보자 낙마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강 의원의 갑질 의혹이 불거지면서 보좌진들은 오히려 상처를 받고 있다. 일부 강성 지지자를 중심으로 갑질을 폭로한 보좌진을 색출하려는 시도는 물론 당 안팎에서 강 의원을 엄호하려는 기조가 이어지면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선출 직후 강 의원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했다. 당 대표로서 소속 의원을 다독여야 하는 측면은 있으나 보좌진들도 민주당 소속의 동지인 만큼 이를 공개적으로 알린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 대표는 강 의원이 “영어를 통역사처럼 잘 한다”면서 당 국제위원장에 유임하기도 했다.

유시민 작가도 거들었다. 유 작가는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유시민낚시아카데미’에서 공개한 영상에서 “강 의원 건은 정말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보좌진이 일을 잘 못해서 잘린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유 작가는 강 의원이 21대 총선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에 급작스레 출마했다면서 “갑자기 국회의원이 돼 보좌진을 엉망으로 짜면서 처음에 교체가 많았던 것”이라고 했다.

유 작가는 “그 (보좌진) 중에 한두명이 사고치고 일도 잘 못해서 잘렸는데 그걸 익명으로 뒤에 숨어서 갑질한 것처럼 한 것”이라며 “지금 보좌진이나 과거 보좌진을 했던 사람들이 (갑질 의혹에 대해) ‘그렇지 않다’라고 인터뷰하면 기사를 안 실어준다”고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유 작가는 “내가 짐작하기에는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이라고 운을 뗐다. 객관적으로 관련 내용을 파악하기보다 추측성 발언이라는 사실을 토로한 셈이다.

민주당 보좌진들은 공개석상에서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이는 2차 가해로 보좌진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강 의원이 장관 후보자에서 사퇴하기 전후로 그를 엄호하려는 당 지도부의 기조가 계속되자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보다 적극적으로 쓴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 작가는 강 의원 갑질의 피해 보좌진들을 가리켜 일을 못해 잘렸다고 했다”며 “2차 가해로 윽박지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완벽한 보수의 구원 투수들”이라며 “우리 당이 극단의 분열을 멈추고 잘 싸운다면 충분히 역전 가능하다”고 했다.

함인경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현역의원 신분으로 사상 첫 장관 후보자 낙마라는 초유의 사태 앞에서도 국민 눈높이의 성찰 대신 보좌진을 매도하는 발언이 나왔다”며 “민주당은 강 의원 갑질 의혹에 대해 피해 보좌진을 모욕하는 대신 진상을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함 대변인은 “사건마다 남는 건 ‘편 가르기’로 순간의 이해관계에 맞지 않으면 누구는 ‘쓰레기’, 누구는 ‘무능’으로 낙인찍는다”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국민을 분리하고 반대 의견을 적으로 만드는 행태야말로 진보 진영이 감추지 못하는 분열의 유전자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윤선영 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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