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요시하는 물가지표가 지난 9월 예상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해 12월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다. 이달 들어 미국 소비자 심리는 수개월 만에 개선됐다.

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는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8%,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밝혔다. 연간 상승률은 예상치인 2.9%를 밑돌았지만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간 상승률은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헤드라인 PCE는 전월 대비 0.3%, 연간 기준 2.8% 상승했다. 두 지표 모두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으나 연간 상승률은 8월 대비 0.1%p 높았다.
연준은 근원 PCE가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장기 인플레이션 추세를 파악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평가한다.
상품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월 대비 0.5% 급등했다. 서비스 가격은 0.2% 상승에 그쳤다. 식품 가격은 0.4%, 에너지는 1.7% 올랐다. 개인저축률은 4.7%로 8월과 동일했다.
개인소득은 전월 대비 0.4% 증가했고 소비지출은 0.3% 늘었다. 소득 증가율은 예상치보다 0.1%p 높은 반면 지출 증가는 0.1%p 낮았다.
이번 자료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모든 통계 수집과 보고가 중단되면서 발표가 몇 주 지연됐다.
9월 PCE 수치는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 공개되는 마지막 물가 지표다. 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0.25%p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사실상 확실시하고 있다.
다만 연준 내부에서는 향후 금리 경로를 두고 이례적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동시장 둔화를 막기 위해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이유로 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에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공개된 경제 지표에서 고용이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낸 한편 일부 민간 지표에서는 해고가 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 한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소는 오히려 감소했다.
노스라이트애셋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달 한 차례 인하의 당위성보다 내년 금리인하 경로를 둘러싼 논쟁이 훨씬 크기 때문에 다음 주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음에도 시장은 연준, 특히 제롬 파월 의장이 내년 전망에 대해 어떤 설명을 내놓는지 주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BNY인베스트먼츠의 빈센트 라인하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고착화 위험을 감안하면 내년 금리인하가 한 차례에 그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토로의 브렛 켄웰 애널리스트는 “관심사는 곧 12월 금리 결정에서 2026년 연준 위원들의 전망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했다. 켄웰은 “이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줄 뿐 아니라 노동시장이 뚜렷하게 약해지지 않는 한 연준이 2026년에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오는 회의에서 분기별 경제전망(SEP)도 내놓을 예정이다.
또한 이날 별도 자료에서 12월 초 미국 소비자 심리가 5개월 만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대는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가 12월에 53.3으로 11월 대비 4.5% 상승했다고 밝혔다.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4.1%, 5년 기대치는 3.2%로 각각 올해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높은 생활비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고 이는 소비자 심리를 크게 짓누르고 있다.
미시간대의 조안 슈 소비자심리지수 책임자는 “소비자들은 관세가 고조됐던 올 4~5월 우려했던 인플레이션 급등이 아직 현실화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 수치는 모두 2024년과 2020년 평균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의 일라이자 윙어 이코노미스트는 “12월 소비자 심리는 정부 셧다운 종료로 개선됐다”며 “노동시장과 높은 물가에 대한 우려가 줄긴 했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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