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is]④ 급감한 '캡티브' 수주·매출 뚝

서울 서초구 잠원동 롯데건설 본사 /사진=네이버거리뷰

롯데건설은 올해 재계 5위를 기록한 롯데그룹의 건설부문 계열사다. 그간 계열사의 공사를 도맡아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유지할 수 있었으나 롯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의 투자가 줄어든 것과 맞물려 캡티브 수주와 매출이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 치중 포트폴리오 보완한 '캡티브'

3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건설을 포함해 92개의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롯데건설은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수주해 왔으며 이를 통해 주택에 치중한 포트폴리오를 플랜트, 건축, 해외 등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롯데케미칼의 플랜트 등 국내외 공사를 비롯해 롯데쇼핑·호텔롯데·롯데물산 등 계열사의 영업장 신축 공사를 수주해 안정적인 실적을 창출했다. 연결기준 계열매출은 2023년 2조263억원, 2024년 1조4926억원 등이며 각각 연간 매출의 30%, 19%를 차지했다.

계열사가 유화·유통·식품 등으로 분산돼 개별적인 업황 변동에도 매출 가변성을 완화할 수 있었다. 특히 롯데케미칼이 준 일감인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등을 통해 2023년 1조6000억원의 유화부문 매출을 내며 그룹의 건설 계열사로 수혜를 입었다.

다만 그룹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계열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 프로젝트는 준공이 임박해 2024년 유화부문 매출이 1조원대로 감소했으며 올 1분기도 감소세가 지속됐다. 유화부문 매출이 준 상황에서 마곡마이스피에프브이 등 건설계열 매출도 줄며 캡티브가 축소되고 있다.

바이오사업의 투자가 굳건한 점은 희망적이다. 롯데지주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 이후 해마다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있고 올해 3월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진행한 2100억원의 유상증자에 자금을 지원했다. 롯데건설이 해당 공사를 수행하며 사업명은 'project PROVIDENCE'이고 도급액은 8750억원이다. 지난해 8월 수주해 내년 12월 준공 목표이며 3월 말 기준 공정률은 10.91%다.

롯데건설 연간 캡티브 추이 /자료=한국기업평가

캡티브 감소...실적 변동성 커져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계열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실적 개선 기대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룹수주 비중은 2015~2017년 연평균 27%에 달했으나 지난해 4%에 불과했다. 연간 그룹수주 추이를 보면 2021년 2조3563억원(총수주 대비 비율 15%)에서 2022년 2조5639억원(17%), 2023년 7943억원(12%), 2024년 2708억원(4%) 등이며 올 1분기는 2188억원(8%)이다.

그룹수주가 줄어듦과 맞물려 캡티브 매출도 감소세다. 캡티브 매출은 2022년은 라인 프로젝트, 하남 보바스병원, 케미칼 ES PJT, 부산롯데타워, 백화점 리뉴얼 등을 통해 9380억원(매출 비중 16%)을 기록했고 2023년은 라인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돼 2조263억원(30%)으로 대폭 상승했으나 2024년에는 1조4926억원(19%)으로 감소했고 올 1분기 기준으로는 2088억원(12%)이다.

그룹의 일감이 줄어든 가운데 포트폴리오는 주택으로 쏠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롯데캐슬과 르엘 브랜드로 주택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관련 매출은 2021년 3조원에서 2024년 4조3000억원까지 확대됐고 전체 매출 중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3월 말 기준 수주잔고인 42조6121억원에서 주택사업 비중은 66.5%에 달해 주택의 높은 매출 비중이 유지될 전망이다.

주택경기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 위험성이 커진 가운데 이를 보완할 그룹수주가 감소한 상황이다. 다만 앞선 롯데바이오로직스 생산공장을 비롯해 그룹이 투자하는 베트남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도급액 1.0조원)가 재개되면서 계열매출이 일정 부분 유지될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회사채 모집에서 계열사 발주 물량 감소가 지속되는 동시에 주택경기 하향 가능성이 상존할 경우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버팀목이다.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과 신동빈 회장 등 특수관계자가 지분율을 99.6% 보유하고 그룹의 공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도가 인정되는 회사다. 실제 유동성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2009년 2000억원, 2011년 3000억원, 2022년 1782억원) 때 계열사로부터 실질적인 지원을 받았다. 롯데건설의 신용도에는 유사시 계열의 지원가능성이 반영돼 있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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