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귀한데 '유력 후보' 김길리 덮친 美, 한국 선수단 전체에 민폐다[밀라노 올림픽]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 쇼트트랙 혼성 계주팀이 넘어진 스스로 미국 선수와 불운하게 충돌하며 아쉬운 노메달에 그쳤다.
미국 선수와 충돌한 김길리는 다행히 큰 부상을 피한 듯하다. 하지만 이번 대회 한국의 금메달 기대주가 육체적으로는 물론, 심리적으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 점에서 미국의 이번 민폐는 비단 쇼트트랙 종목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한국 쇼트트랙 혼성 계주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 순위 결정전에서 2분40초319로 순위 결정전 2위, 전체 6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준결승에서 최민정, 김길리, 황대헌, 임종언을 내세웠다. 첫 주자인 최민정이 3위로 시작했지만 이후 김길리가 2위로 올라섰다.
이후 3위로 떨어진 뒤 황대헌과 임종언이 순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김길리로 교체한 뒤 앞서 넘어진 미국 선수 코린 스토다드에게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한국은 일단 2분46초554의 3위로 결승선을 넘었다. 이후 판정에서 넘어질 당시 순위가 3위였다는 이유로 어드밴스(상대 페널티로 인한 다음 라운드 진출) 적용 없이 조 3위 판정이 내려졌다.
한국 코치진이 바로 항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조 2위까지 오르는 메달 결정전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은 결국 순위 결정전으로 내려가 최종 6위를 기록했다.

그 누구도 스토다드를 건드리지 않았는데 혼자 넘어진 상황. 빙질이 좋지 않다면 모두가 영향을 받아야 정상인데, 스토다드 혼자 미끄러졌다.
이를 먼저 발견한 캐나다는 운 좋게 미국을 피했지만, 스토다드가 하필 김길리의 아웃코스 경로로 미끄러지며 제대로 방해가 됐다. 이를 갈고 나왔으며 준준결승에서 압도적이었던 한국이었기에 메달 결정전 진출 가능성이 높았는데, 미국이 민폐를 끼쳤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포함해 종합순위 10위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만큼 이번 대회 역시 4년 전 금메달 2개에 그쳤던 베이징 대회만큼이나 금메달 사냥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만약 한국서 딱 한 종목만 금메달이 나온다고 한다면 그건 역시나 쇼트트랙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베이징 대회의 금메달 2개도 모두 쇼트트랙(여자 1500m 최민정, 남자 1500m 황대헌)에서 나왔다. 이번엔 김길리, 최민정 중 한 명이 금메달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았다.
선배 최민정처럼 1000m, 1500m가 주종목인 김길리는 최근 상승세만 놓고 보면 최민정보다 낫다. 당장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김길리가 1500m 금메달을 땄다. 21세의 어린 나이에 패기가 돋보이지만 첫 올림픽 출전이라는 점에서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김길리는 이번 대회 첫 메달 경쟁이었던 혼성 계주에서 상대 선수의 민폐로 인해 부상과 탈락의 아픔을 동시에 입었다. 김길리는 미국 선수와 충돌했을 때 스케이트날에 가슴팍을 부딪혀 고통을 호소했다. 이후 열린 파이널B에 나오지 못해 부상이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있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쇼트트랙 대표팀 관계자는 김길리가 통증을 호소했지만 남은 경기를 치르는데 문제가 없어 정상적으로 출전한다고 말했다. 즉 김길리가 이후 개인종목과 여자 계주에 참가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또한 김민정 코치 역시 경기 후 김길리의 오른팔이 까져서 피가 났고, 손이 조금 부어서 검진받아야 하지만 큰 부상은 아니라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인 김길리가 큰 부상이 아니라는 것은 한국 입장에서는 큰 다행이지만, 크든 작든 부상을 달고 뛴다는 건 선수에게 심리적 불편함을 준다. 1000분의 1초까지도 기록을 측정하는 쇼트트랙에서는 그런 미세한 차이, 조금의 불편함이 승부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스토다드가 고의로 넘어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금메달 기대주에게 부상을 입혔다. 이로써 쇼트트랙 대표팀뿐만 아니라 한국의 이번 올림픽 선수단 전체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게 됐다.
대회 초반부터 찜찜한 기분을 안고 가게 된 한국 선수단이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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