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IT 기반 플랫폼 벤처·스타트업들이 실적 개을 이루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리디와 클래스101, 마이리얼트립은 지난해 나란히 연간 흑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 성과를 드러냈다. 자생적 수익 모델과 기술 중심의 운영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미리캔버스’를 운영하는 미리디는 지난해 매출 780억원, 영업이익 4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27일 밝혔다. 2020년 147억원의 매출을 올린 후 5년간 연평균 52% 성장을 이어온 결과다.
미리디에 따르면 미리캔버스는 누적 가입자 1600만명을 넘어섰다. 또 자영업자 대상 커머스 플랫폼 ‘비즈하우스’는 꾸준한 수요 속에서 누적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했다. 2030세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인공지능(AI) 기반 편집 기능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확장을 병행해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키울 계획이다.
크리에이터 콘텐츠 플랫폼 클래스101도 지난해 영업이익 39억원, 순이익 18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크리에이터 홈’ 기능을 중심으로 클래스 개설부터 굿즈 판매, 소통까지 통합 제공하며 수익화 접점을 넓힌 전략이 유효했다.
현재 약 13만 명의 크리에이터가 6000여개의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여기에 AI 기반 강의 추천 시스템 도입과 기업 대상 구독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수익 접점을 넓히고, ‘크리에이터 홈’ 기능 고도화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 또한 지난해 영업이익 1억3000만원을 기록,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276억원,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반등이다. 매출은 892억원으로 1000억원을 바라보는 상황이다.
해외여행 수요 회복에 맞춰 투어·액티비티 중심의 핵심 사업을 강화한 결과다. 여기에 항공, 숙박, 마이팩 등으로 상품군을 확장하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또한 AI를 활용한 고객 응대 자동화와 내부 프로세스 개선으로 고정비를 절감하며 수익성을 확보했다. 특히 여행 콘텐츠를 공유해 판매가 이뤄지면 보상을 제공하는 ‘마케팅 파트너 프로그램’의 거래액이 8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벤처업계 침체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부 플랫폼 기업들이 실적 개선을 이뤄낸 사례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일시적 반등에 그치지 않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의 수익 구조 다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있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여전히 벤처투자 시장 분위기는 얼어 있지만, 시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입증한 IT 플랫폼 기업들이 많아질수록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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