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창업기업들 고물가·고금리 이중고에 ‘휘청’

한 달 사이 386곳이나 줄어… 감소 추세 뚜렷
고물가와 고금리 영향 커… 부담 더 커질수도
(자료=대전시 제공)

대전지역 창업기업들이 고물가와 고금리 이중고에 휘청이고 있다. 금리의 영향에 더해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각종 서비스업, 자영업의 감소 추세가 점차 뚜렷해지는 실정이다.

8일 대전시의 '대전 월간경제 3월호'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지역 내 창업기업 수는 2234곳으로, 한 달 사이(11월, 2620곳)보다 386곳이나 줄었다.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13.8% 가량 감소한 수치다. 비율이 가장 크게 줄어든 분야는 금융 및 보험업으로, 2023년 10월 금융 및 보험업 창업기업 수는 15곳이었지만 12월에는 3곳으로 크게 감소했다.

대전지역에 많이 분포한 각종 서비스업도 크게 위축하고 있다. 사업서비스업은 지난해 11월 103곳에 달했으나 12월엔 79곳(-23.3%)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예술·스포츠 서비스업은 74곳에서 65곳(-12.2%), 협회·기타 개인 서비스업은 165곳에서 150곳(-9.1%),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은 96곳에서 94(-2.1%)곳, 보건업·사회복지 서비스업은 10곳에서 5곳(-50%)으로 줄었다.

도매 및 소매업과 자영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숙박 및 음식점업도 경기 불황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1023곳에 달했던 도.소매업은 한 달새 246곳이 줄어 777곳(-24%)이 됐고, 같은 기간 숙박 및 음식점업은 420곳에서 305곳(-27.4%)으로 감소했다.

창업기업이 크게 줄어든 배경엔 고물가와 고금리가 지속되는 것이 첫 손으로 꼽힌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경기가 위축한 데 더해, 고금리에 대출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1개월 이상 연체된 개인사업자(소호) 대출 총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조356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 말(9870억 원)보다 3690억 원(37.4%)이나 급증한 수치다. 이 기간 개인 사업자 대출 총액은 314조6860억 원에서 322조3690억 원으로 2.4% 증가했고, 연체는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나 5대 은행 평균 연체율이 0.31%에서 0.42%까지 올랐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던 대출 만기가 점차 돌아오면서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부족한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가 쌓이는 것으로, 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한 현재로서는 향후 연체율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금리와 경기에 영향을 강하게 받는 산업군을 중심으로 부담이 늘고 있다"며 "연체율도 앞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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