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소비자 40%, 중국차 미국 진출 찬성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 자동차 브랜드에 대해 점차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장 조사 기관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가 발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40%가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또한 중국 업체가 미국 브랜드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진출할 경우 76%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캐나다가 중국산 전기차 약 4만9,000대에 대한 관세를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미국 자동차 업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캐나다를 통해 중국 자동차가 북미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샤오미·BYD, 관심도 급상승
시장 조사 기관 오토퍼시픽이 실시한 연구에서는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 중국 자동차 기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관심도는 화웨이 27%, 샤오미 23%, BYD 19% 순으로 집계됐다. 이어 GWM 16%, 지리자동차 13%, 니오 13%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화웨이와 샤오미는 스마트폰·IT 기업으로서의 인지도가 자동차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응답자의 절반 정도는 중국 브랜드 차량 구매를 실제로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전년도 조사보다 약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Z세대 69% "중국차 구매 고려할 수 있다"
중국 자동차에 대한 인식은 연령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Z세대 응답자의 69%가 중국 브랜드 차량 구매를 고려할 수 있다고 답한 반면, 고령층에서는 이 비율이 약 38%에 그쳤다. 젊은 세대일수록 브랜드 원산지보다 가격 대비 성능, 첨단 기술, 디자인 등 실질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과거 한국차가 미국 시장에서 '저렴하지만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극복하고 주류 브랜드로 성장한 과정과 유사한 양상이다. Z세대에게 '중국산'이라는 꼬리표는 더 이상 결정적인 구매 장벽이 아닌 셈이다.

가격 대비 가치가 최대 장점
소비자들이 평가한 중국 자동차의 장점은 가격 대비 가치가 가장 높았으며, 연비, 첨단 기술, 혁신성, 성능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동급 미국·유럽·일본 브랜드 대비 30~50% 저렴한 가격에 유사하거나 더 나은 사양을 제공하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 화웨이의 자율주행 시스템, 샤오미의 IT 연동 기능 등은 '가성비'를 넘어 '기술력'으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 반면 신뢰성과 내구성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국내 시장도 인식 변화 조짐
미국에서의 인식 변화는 한국 시장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국내에서도 BYD 돌핀, 씨라이언 7 등이 월 600대 이상 판매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고, 지커(Zeekr) 등 프리미엄 중국 브랜드의 국내 진출도 예고된 상태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가격 차이가 2~3천만원인데 굳이 국산차 고집할 이유가 있나", "중국차 타면 아이가 놀림받을까 봐 걱정된다는 글 봤는데, 요즘 애들은 그런 거 신경 안 쓴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브랜드 원산지보다 실질적인 가치를 따지는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중국차에 대한 인식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 긴장감 고조
중국차에 대한 글로벌 인식 변화는 현대·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에 경고등을 켜고 있다. 한국차가 과거 '가성비' 이미지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는 데 수십 년이 걸렸지만, 중국차는 전기차 전환기를 타고 훨씬 빠른 속도로 인식을 개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차를 이기기 어려운 만큼, 기술력·품질·브랜드 가치에서 확실한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시장에서도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점유율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 '중국차는 안 된다'는 인식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