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팔달산 잇단 방화 40대 “산책 왔을 뿐” 혐의 부인
“CCTV 등 증거 토대 구속영장 신청 예정”

수원 화성과 맞닿은 도심 산인 팔달산 일대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40대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일보 2026년 3월13일자 6면 '수원 팔달산에 불…문화유산 큰일날 뻔'>
13일 수원팔달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산림재난방지법 위반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CCTV 등 증거자료를 종합할 때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신병 확보 절차에 들어갔다.
A씨는 지난 12일 오전 11시10분쯤 수원시 팔달구 팔달산 일대 7개 지점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불로 서장대 등산로 입구와 중앙도서관 인근, 팔달산 정상 부근, 팔달약수터 주변 등이 불에 탔다.
방화 지점 인근에는 청동기시대 무덤으로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된 팔달산 지석묘군 등 문화유산이 있지만 다행히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소방대가 진화 작업을 벌이는 사이 용의자를 추적해 화재 발생 약 30분 뒤인 오전 11시48분쯤 현장에서 약 200m 떨어진 약수터 인근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체포 당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부싯돌 라이터 2개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은 소방·산림청·지자체 헬기 등 4대를 동원한 진화 작업 끝에 오후 12시32분쯤 완전히 꺼졌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 영통구 산불감시원은 "붙잡힌 남성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신고하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당시 신고한 등산객이 얼굴이 붉어 술을 마신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확보된 CCTV에는 A씨 방화 장면이 직접적으로 담기지는 않았지만 경찰은 동선과 상황 등을 종합할 때 혐의를 입증할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산책을 나왔을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초 일반물건방화 혐의를 적용해 조사하다가 산불이라는 점을 고려해 산림재난방지법 위반 혐의로 죄명을 변경하고 범행 동기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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