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은이 과거 신지은에게…견뎌라, 세상은 끝나지 않았다

김석 기자 2026. 7. 2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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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후 3737일 만의 LPGA 두 번째 우승
10년의 기다림…“코로나로 바뀐 인생, 다시 일어설 불꽃 되찾아”
신지은이 26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 도중 우승을 확정지은 뒤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신지은이 10년 2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두 번째 우승을 거뒀다.

신지은은 힘든 시기를 보내는 과거의 자신을 향해 “견디고 나아가라, 세상은 끝나지 않았다”고 격려했다.

신지은은 26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총상금 20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 버디 2개, 보기 5개로 3오버파 75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신지은은 2위 김아림(7언더파 281타)을 두 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었다. 2016년 5월 텍사스 슛아웃에서 투어 첫 우승을 거둔 이후 10년 2개월, 3737일 만이다. 첫 우승 이후 235번의 대회를 우승 없이 보낸 그는 236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추가했다.

LPGA 투어에서 10년 이상의 격차를 두고 우승을 추가한 선수는 1984년 4월 S&H 골프 클래식에서 통산 2승째를 거둔 이후 12년 3개월 만인 1996년 7월 미켈롭 라이트 클래식에서 우승한 비키 퍼건(미국) 이후 신지은이 처음이다.

신지은은 이날 최종 라운드를 5타 차의 여유 있는 단독 선수로 시작했지만 긴 기다림의 끝은 쉽게 오지 않았다. 경기 초반 8타 차까지 벌어졌던 2위와의 격차는 6~8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면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어렵게 파를 지킨 9번 홀(파4)에서 파자리 아난나루깐(태국)이 버디를 잡았을 때는 2타 차이로 쫓겼다.

그러나 신지은이 후반 첫 홀인 10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뽑아낸데 이어 1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반면 아난나루깐은 같은 홀에서 모두 보기를 하면서 무너져 우승의 향방이 갈렸다.

신지은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유해란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과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2연승’을 거둔 데 이어 LPGA 투어에서 최근 3개 대회 연속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앞서 3월 김효주가 2승(파운더스컵·포드 챔피언십), 이미향(블루베이 LPGA)이 1승을 거둔 것을 포함하면 한국 선수들은 이번 시즌 6승을 합작해 미국과 최다 우승국 공동 선두를 이뤘다.

신지은은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3번째 보기가 나왔을 때는 정말 암울했다. 9번 홀 그린에서 공이 벗어나는 것을 봤을 땐 눈물이 날 뻔했다”면서 “9번 홀에서 2m 파 퍼트가 들어갔을 땐 정말 기뻤다. 이어 10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마음이 상당히 편안해졌고, 어떤 상황이 와도 이겨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이날 경기를 되돌아봤다.

우승 없이 보낸 10년 동안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올해가 16년 차인데, 8∼12년 차쯤 무척 힘들었다. 목표나 동기가 뭔지 알 수 없었다”면서 “코로나19가 내 인생 전체를 바꿨다”고 했다.

당시 SNS를 통해 ‘취중 라이브 방송’을 한 적도 있다는 그는 “6개월 동안 직업이 없는 상태로 지내면서 프로골퍼가 아닌 삶이 어떤 건지 느껴졌다. 골프를 매일 치기는 했지만 내가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지 못하는 건 괴로웠다”면서 “코로나19가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꿨다. 다시 골프를 진심으로 사랑할 불꽃을 찾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의 가장 큰 목표는 다시 우승하는 것이었다. 우승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며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우승을 확정한 뒤 눈물을 흘린 신지은은 “나 자신은 스스로를 믿지 못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묵묵히 나를 기다리고 믿어줬는지 실감 나 눈물이 났다”고 밝혔다.

힘든 시기를 보냈던 과거의 자신을 향해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견디고 나아가라, 세상은 끝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김석 선임기자 s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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