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5위 결정전' 이승엽 감독 웃는다…"타이브레이크? 더 지치겠지만 그것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우리는 이제 4위로 기다리는 입장이다. 타이브레이크로 (5위) 결정전을 해서 올라오면 더 지치고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우리가 준비하는 우리 야구를 해야 된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달 30일 잠실야구장에서 포스트시즌 대비 훈련을 처음 이끌면서 5위팀이 가려지길 기다렸다. 두산은 정규시즌 성적 74승68패2무로 4위를 일찍이 확정한 가운데 kt 위즈와 SSG 랜더스 가운데 어느 팀이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상대가 될지 지켜보고 있다.
이르면 지난달 30일 밤 5위가 결정될 수 있었다. 6위였던 SSG는 이날 인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5위 kt와 72승70패2무 승률 0.507로 타이를 이룰 수 있었다. SSG는 간판타자 최정의 4타수 3안타(2홈런) 6타점 맹타에 힘입어 7-2로 승리하면서 KBO 역대 최초 5위 타이브레이크가 성사됐다.
두산으로선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두산과 5위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은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다. 5위팀이 누가 올라오든 1일 타이브레이크에서 진땀을 빼고 올라올 것이기에 4위 어드밴티지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승을 안고 시작하는 두산은 더더욱 유리해졌다. 타이브레이크는 연장전에 돌입하면 이닝과 시간제한 없이 승패를 결정 짓기에 두 팀이 접전을 펼칠수록 체력과 전력 소모가 커진다.
이 감독은 kt와 SSG 가운데 어느 팀과 맞대결을 더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그저 관전하겠다. 우리는 이제 4위로 기다리는 입장이다. 타이브레이크 결정전을 해서 올라오면 더 지치겠지만, 그것보다는 우리가 준비하는 우리 야구를 해야 하고, 우리 컨디션만 유지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누가 올라오면 좋겠다거나 유불리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 감독은 훈련을 시작하기 앞서 그라운드에서 선수단을 모아두고 미팅을 진행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 때문에 여기 온 것이고, 우리가 페넌트 레이스 이후에도 야구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우리 선수들이 잘 준비해서 열심히 해온 덕분이니까. 일차적인 목표는 달성했지만, 이제 진짜 시즌이기 때문에 여기서 우리가 지금까지 준비했던 것을 선수들이 내일모레부터 오늘, 내일 컨디션을 조절해서 여기서 필드 안에서 최고의 또 최선의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 잘해 달라고 했다. 어차피 플레이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니까. 우리는 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 주는 도와주는 역할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마음 놓고 하고 싶은 대로 한번 해보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5위팀이 경기 전날까지 결정되지 않은 탓에 전력분석팀이 2배로 고생하고 있다. 이 감독은 "SSG와 kt 모두 전력분석을 다 하고 있다. 오늘과 내일 우리 전력분석원들이 아마 고생할 것"이라고 했다.
두산은 1차전 선발투수로 곽빈을 낙점했다. 곽빈은 올해 30경기에서 15승9패, 167⅔이닝,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면서 외국인 원투펀치가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내내 애를 먹이는 상황에서 꿋꿋하게 에이스로 활약했다. 다승 부문에서는 삼성 원태인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라 생애 첫 다승왕을 확정했다. 곽빈은 정규시즌의 기세를 포스트시즌까지 이어 가겠다는 각오다.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은 가을야구에서는 불펜으로 전환한다. 이 감독은 여차하면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부터 곽빈 바로 뒤에 발라조빅을 붙이는 총력전을 펼치는 구상도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우리가 지금 뒤에 투수들은 (이)영하도 좋고, (김)강률이도 좋고, (이)병헌이, (김)택연이 등 아주 좋은 선수들이 많다. 어느 시점에 투입할지는 다시 경기 때 투수코치와 상의를 해야 할 것 같고, 아무래도 발라조빅은 빠른 볼이 주무기니까. 힘으로 누를 수 있는 구위를 가지고 있다. 사실 제구력이 되면 그렇게 많이 맞을 스타일은 아닌데, 제구력이 왔다 갔다 하면서 중간으로 몰리는 공이 많고 장타도 나온다. 2스트라이크를 점령하고도 장타 확률이 높아진 것 같다. 그래서 곽빈 다음에 나갈지는 경기 점수차를 보면서 가겠다"고 했다.
발라조빅의 멀티이닝 활용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많으면 2경기다. 멀티이닝 이런 것보다는 올라가서 바로 상대를 압도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비틀거린다면 사실은 교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멀티이닝을 쓰겠다거나 몇 이닝을 쓰겠다고 정해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1차전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은 "우선 중요한 것은 수요일(1차전)이다. 아무래도 우리가 한 경기 먼저 내주게 되면 1승1패지만, 우리가 불리할 수도 있다. 우선 곽빈도 긴 이닝보다는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상대를 압도하면 좋겠다. 빈이가 15승 투수이기 때문에 우선은 믿지만, 또 초반에 흔들릴 수도 있고 여러가지 안 좋은 상황도 생각해야 한다. 조금 안 좋을 때는 당연히 빠른 교체 시점이 오겠지만, 그렇게 오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빈이는 우리나라에서 올해 가장 승리를 많이 한 투수다. 빈이가 (5위로) kt가 올라오든 SSG가 올라오든 좋은 피칭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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