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성차 업체가 직접 품질 인증을 거쳐 판매하는 ‘인증중고차’. 일부 수입차 브랜드 위주로 형성했던 국내 인증중고차 시장에 현대자동차가 뛰어들었다. 과연 중고차 구입을 고민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기존 업체들과 비교해 어떤 장점이 있을까?
글 강준기 기자(joonkik89@gmail.com)
사진 현대자동차, 강준기
10월 24일부터 판매 시작

지난 19일, 현대차가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에서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사업 공식 출범을 알렸다. 오는 24일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중고차매매업 사업자등록을 시작으로 인증중고차사업을 단계별로 준비해왔다. 1년 10개월 만에 중고차 매집부터 상품화, 물류, 판매에 이르기까지 중고차사업 전 과정에 걸쳐 자체 인프라를 마련했다.


특히 양산 인증중고차센터는 부지면적(31,574㎡) 기준으로 단일 브랜드 상품화센터 중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연간 1만5,000대의 중고차를 상품화할 수 있어 인증중고차 허브 기지 역할을 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 남은 기간 5,000대 판매 목표를 세웠으며, 내년부터 물량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기존 중고차와 비교해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를 구입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①안심 구매

소비자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자동차 ‘컨디션’이다. 눈에 잘 안 보이는 하부부터 엔진까지,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정밀하게 살펴보는 건 까다롭다.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는 깐깐한 품질 검사를 거친다. 현대차는 272개 항목, 제네시스는 287개 항목에 걸쳐 진단 및 검사를 통해 상품성을 높인다. 아울러 보증기간도 1년/2만㎞를 제공한다. 고객은 현대차 직영 서비스센터와 블루핸즈에서 신차와 똑같이 수리 받을 수 있다. 유료 상품으로 보증기간을 제공하는 기존 업체와 비교해 큰 장점이다.






실제 양산 센터에서 확인한 ‘상품화 프로세스’는 총 7단계였다. ①인증중고차센터 입고점검→②정밀진단→③품질개선(판금·도장 등)→④최종점검→⑤품질인증→⑥배송 전 출고점검→⑦출고세차 순으로 진행한다. 모든 수리 과정에서 사용하는 부품은 신차와 동일하게 현대차가 인증한 부품들만 투입하며, 모든 검사 항목을 통과한 차에 한해서만 공식 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5년/10만㎞ 이하의 무사고 차만 판매한다.
②스마트폰으로 간편히 구매 가능
현대차는 스마트폰 앱과 전용 웹사이트 등의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했다. ‘내차사기’와 ‘내차팔기’ 두 가지 메뉴로 나누며, 모든 고객은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오감만족 서비스’가 눈에 띈다. 차 하부 사진부터 타이어 마모도, 누유 및 누수 여부 확인, 실제 녹음한 엔진 소리 청취, 실내 공기 쾌적도를 수치화한 후각 정보, 최대 6배까지 확대 가능한 초고화질 이미지 체크를 통해, 관심 있는 차의 모든 정보를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전손‧도난‧침수 등의 특수사고 및 보험사고 이력, 중고차 성능점검 및 자동차검사 이력, 정비 이력, 리콜 이력 등 차의 현재 성능·상태와 이력을 한 눈에 조회할 수 있다.
구매 절차도 간편하다. 스마트폰 또는 PC에서 온라인 결제가 가능하며, 분할 결제 역시 가능하다. 이를 테면, 찻값 3,000만 원에서 2,000만 원은 카드 할부, 나머지 차액은 무통장 입금으로 진행하는 등 결제 방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내차팔기’도 가능하다. 이전에 현대/제네시스 모델을 신차로 구매한 고객은 매각할 수 있고(자동차 연식 8년 미만, 주행거리 12만㎞ 미만), 보상매입도 진행한다. 구입과 판매, 모든 과정은 굳이 별도의 시간을 내 센터까지 갈 필요도 없다. 내가 있는 위치까지 전문인력이 오기 때문이다.
③사람의 주관 개입하는 감정평가 No, AI가 객관성 높인다!

현대차는 중고차를 매매하려는 고객에게 공정하고 신뢰성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AI 프라이싱 엔진’을 자체 개발했다. ‘AI 프라이싱 엔진’에는 최신 머신러닝 및 빅데이터 기술을 사용한다. 최근 3년간 국내 중고차 거래 약 80%의 실거래 가격을 확보해 데이터베이스화했고, 거래 데이터는 15일마다 자동으로 업데이트한다.
또한, 하이랩(자체 개발한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이 차 성능 및 상태 이력 등의 정보와 모델별 옵션가격 등 상세 정보까지 반영해 정교한 시세를 도출한다. 고객이 보유한 차의 번호와 소유자명, 주행거리를 입력한 후 내차 시세 조회를 신청하면, 해당 모델의 현재 시세를 주행거리별로 보여준다. 특히 국내 최초로 차에 장착된 옵션가격까지 반영된 세부 시세를 제시해 주기 때문에, 내 차의 가치를 더욱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는 사람의 주관적 개입 없이 자체 개발한 가격산정 엔진과 전문인력이 확인한 차 상태 정보만으로 매입가격을 산출한다. 방문 시에도 전문인력이 사고 유무 및 파손 상태 등 단순 차 상태만 확인하고, 가격흥정이나 감정평가(valuation)는 하지 않는다.
④맴버십 적립 & 책임환불제까지

현대차는 인증중고차 구매고객도 신차 고객에게 제공한 서비스와 멤버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소개한 1년/2만㎞ 보증기간 제공 외에도, 인증중고차 구입 시 차 가격의 0.2%를 멤버십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커넥티드 카 서비스도 제공한다. 멤버십 포인트는 현대차/제네시스 정비네트워크는 물론 신차 구매, 주유와 충전, 쇼핑, 레저, 교육 등의 서비스에 쓸 수 있다.
커넥티드 카 서비스 ‘현대차 블루링크(Bluelink)’와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 (GCS)’는 신차 판매 시 제공한 무상 이용기간을 포함해 인증중고차 구매시점 기준으로 1년간 이용할 수 있다. (신차 잔여 무상 이용기간과 인증중고차 무상 이용기간 중 큰 기간을 제공)
이외에 고객이 주문한 차를 배송 받고 운행을 했더라도 차를 변경하고 싶으면 환불해주는 ‘책임환불제’를 운영한다.

현대차 국내CPO사업실장 홍정호 상무는 “이제 국내 소비자들도 해외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제조사가 품질을 인증한 고품질의 중고차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현대차와 제네시스 인증중고차 출시의 의미는 상당하다”며, “제조사 인증중고차 공급으로 중고차시장에 대한 전체적인 신뢰가 높아지면 전체 시장규모가 커지고, 중고차 정비와 부품, 유통∙관리, 시험∙인증, 중고차 금융 등 다양한 전후방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