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알려줌] <베놈: 라스트 댄스> (Venom: The Last Dance, 2024)

2018년, <베놈>의 1편 개봉 당시 리뷰를 긁어오면서, 글을 시작해 본다.
"'베놈'은 어느 사이 '에디 브록'(톰 하디)의 충실한 '자비스'가 되고, 차곡차곡 쌓아 올린 개연성은 우주선처럼 폭발한다. 어쩌면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SSU) 첫 번째 쿠키의 주인공인 '클리터스 캐서디'(우디 해럴슨), 즉 '베놈'보다 더 진보한 빌런인 '카니지'를 메인 빌런으로 설정하고 싶은 마음에 '베놈'의 성격을 그렇게 '순둥이'처럼 바꿨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촬영 후 사라진 30분을 활용하거나, 왜 '베놈'의 성격이 그렇게 바뀌어야 했는지를 좀 더 잘 묘사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어른의 사정'으로 인해 '맹독닦이'가 되는 참사는 막았을지도 모르겠다."
<베놈>은 약 8억 달러가 넘는 흥행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한국에서도 380만 명이 넘게 관람했다), 작품의 완성도 측면에선 2010년대 최악의 마블 원작 영화 중 하나로 남게 됐다.
2021년 개봉한 속편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속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공개를 앞두고 개봉한 만큼, 중요하다는 '쿠키 영상'을 미끼로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은 작품(전 세계 약 5억 달러의 흥행 성적을 거뒀고, 국내에서도 212만 명이 관람했다)이었으나, 역시 기대 이하라는 평을 받아야 했다.
심지어 '베놈'과 '에디 브록' 사이의 사랑인지, 우정인지 모를 관계의 추가 정립에만 신경 쓰지 않고, 다른 캐릭터의 서사를 제대로 구축할 시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카데미 후보만 4명(톰 하디, 미셸 윌리엄스, 나오미 해리스, 우디 해럴슨)이 있는 영화임에도, 배우들의 연기 맛도 살리지 못했으며, 모든 캐릭터가 겉돌았고 말았다.

1편의 흥행 때문인지, 'PG-13 등급'을 또 고수한 것 역시 문제였다.
그사이 'DC'에서는 <조커>(2019년)와 같은 아카데미 수상작이 나왔고,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년)가 보여준 악행을 모조리 씹어먹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2021년)도 등장했다.
두 작품 모두, 빌런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법 자체에서 호평을 받았는데, 'R등급' 묘사를 통해 '빌런'의 성격을 온전히 보여줬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베놈 2>에서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헤모글로빈의 미학은 찾아볼 수 없었는데, 대표적인 장면이 '카니지'의 잔인무도함이 드러날 수 있었던 탈출 시퀀스로, 빌런의 악랄함이 제대로 표현되기에 'PG-13' 등급은 부족했다.(이는 <베놈: 라스트 댄스>에서도 문제점이 됐다)
흥행에 성공은 했으나, 이 시리즈의 본 매력은 계속해서 떨어졌기에, '마지막 작품'이라고 선언하는 <베놈: 라스트 댄스>는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들 수밖에 없었고, 이는 현실이 되었다.
먼저 영화는 옆 동네 MCU가 과도한 '멀티버스' 사용으로 망하고 있다는 걸 조롱하고 싶어서인지, 이를 부정하는 대사로 시작된다.
'에디'와 '베놈'(이상 톰 하디)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서로에게 의지하는 파트너로 더욱 결속하게 되었지만, 늘 그러하듯 새로운 위협이 등장하면서 평화는 깨진다.
이번에 그들을 노리는 존재는 바로 '심비오트'의 창조자인 '널'(앤디 서키스/모션 캡쳐의 달인이자, <베놈 2>의 감독이기도 하다).
'널'은 '베놈'의 고향 행성인 '클린타르'에서부터 그를 찾기 위해 나서고, '베놈'은 이 위협에 맞서 도망치려 한다.

'널'이 창조한 '제노페이지'라는 새로운 위협이 그들을 추적하며, 지구를 포함한 모든 '심비오트'를 제거하려는 의도로 공격을 감행한다.
'널'의 존재는 '베놈'에게만 큰 위협이 아닌, 지구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악역으로 묘사되며 긴장감을 고조한다.
그사이 이번 작품에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심비오트'에 대해 알려진 정보보다 훨씬 심오한 부분까지 아는 미스터리한 과학자 '페인' 박사(주노 템플)이 있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존재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하는 '페인'에게는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이 있다.
여기에 '페인' 박사의 지시에 따라 '심비오트'를 추적하는 '스트릭랜드' 장군(치웨텔 에지오프)은 '심비오트'를 불안정하고 위험한 존재로 인식하며, '심비오트'가 인간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 간주하고 이를 항상 경계한다.
앞선 두 편이 그러하듯, <베놈: 라스트 댄스>는 액션 장면에 많은 비중을 두어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려 하지만, 내러티브가 단조롭고 일관성 없이 전개되는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일부 서사적 요소들이 단순히 액션을 위한 장치처럼 사용되어 이야기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점이 있다.
대표적으로 '베놈'은 자신이 완전체로 변신하면 '제노페이지'들이 위치를 감지할 수 있게 됨을 알고 있음에도, 영화의 제목인 '라스트 댄스'를 추겠다고 라스 베가스에서 춤사위를 펼친다.
이는 <스파이더맨 3>(2007년)에서 '심비오트'에게 감염된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가 양아치처럼 춤을 추는 장면보다 더 괴상한 전개였다.
'베놈'이 '51구역'으로 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존재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줬다.

이 밖에도 '페인'이나 '스트릭랜드'의 태도도 일부 장면에서 널뛰기하며 안정적이지 못한 것도 이전 시리즈의 안타까움을 답습했다.
그렇게 <베놈: 라스트 댄스>는 이전 <베놈> 시리즈가 그러하듯 이 작품만의 완결성을 보이기보다는(물론 '베놈'이라는 캐릭터를 '울버린' 보내듯이 보내긴 했으나, '울버린'도 올해 다시 복귀한 만큼, 과거 영상을 늘어 놓는 '베놈'의 마지막에 슬퍼할 관객도 없어 보이긴 했다), 추후 등장할 작품의 떡밥만을 노리는 것 같은 영화가 됐다.
2026년 7월 개봉을 목표로 하는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4번째 이야기에서, 이번 작품의 쿠키가 연계될 수 있다는 루머도 등장했는데, 이 역시 <베놈: 라스트 댄스>의 흥행을 위해 깔아둔 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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