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400만원 넘는 ‘두번 접는 폰’ 출시···애플·삼성과 ‘맞대결’ 예고

김상범 기자 2024. 9. 1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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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메이트XT. 화웨이 제공

스마트폰 원조 명가인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한 지 불과 13시간 뒤, 태평양 건너 중국 선전에서는 화웨이가 세계 최초의 ‘두 번 접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놨다.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촘촘한 기술 제재를 뚫고 애플의 아성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웨이는 10일 오후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3단 접이식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T’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두 개의 힌지(경첩) 중 하나는 안쪽으로, 다른 하나는 바깥쪽으로 접혀 ‘Z’ 모양을 만드는 구조를 띤다. 화면 크기는 10.2인치(25.9㎝)로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6(7.6인치)보다 30%가량 넓다. 16기가바이트(GB) 메모리를 탑재했다.

화웨이는 신제품을 “세상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이라고 홍보했다. 두께는 폴더블폰의 상품성을 가르는 핵심 요소다. 메이트XT는 펼쳤을 때 두께가 3.6㎜로, 갤럭시 Z폴드6(5.6㎜)보다 2㎜ 얇다. 중국 아너의 ‘초슬림폰’인 매직V3(4.35㎜)보다도 얇다. 두께가 1.3㎜에 불과한 5600밀리암페어시(mAh) 배터리를 사용했다고 한다.

가격은 다소 비싸다. 256GB 모델이 1만9999위안(약 377만원), 512GB 모델 2만1999위안(약 415만원), 1TB(테라바이트) 모델 2만3999위안(약 453만원)이다. 200만원대인 삼성전자 폴더블폰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메이트 XT는 20일부터 판매된다. 아이폰16이 애플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날과 같다.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CEO가 10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3단 접이식 스마트폰 ‘메이트XT’를 공개하고 있다. 화웨이 라이브 캡처

전문가들은 비싼 가격과 한정된 수량 탓에 메이트XT가 화웨이의 판매량을 이끄는 제품이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대신 화웨이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상징적인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신제품 공개와 날짜를 똑같이 맞춘 데다, 폴더블폰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보다도 먼저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도전장을 내민 셈이기 때문이다. 메이트XT의 사전예약 건수는 사흘 만에 무려 350만건을 넘기는 등 공식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화웨이는 2020년 미국 제재로 고성능 통신칩을 수입할 수 없게 되면서 스마트폰 사업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7나노미터급 5세대(G)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 ‘메이트 60’ 시리즈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복귀하며 애플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과거 중국 내 점유율 1위였던 애플은 올해 2분기 기준 4위로 밀려났으며,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화웨이 판매량은 44.5%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아이폰16을 출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3단 접이식 모델을 출시하는 결정은 이 회사(화웨이)가 최소한 중국 내에서는 혁신의 왕관을 차지하고자 한다는 신호”라며 “애플의 신제품 출시 직후 ‘허니문 기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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