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이재명이가" 상습 반말…이런 야당 대표 없었다
역대 제1야당 대표 중에 유례 찾기 힘든 모습
"이재명 수사한 박상용 검사"…'검사'보다 무시
"이재명은 뭐가 켕기는지" "입만 살아서" 막말
"똥 싸고 뭉개고 찍어먹으려고 하고 자빠졌다"
지방선거 앞 보수·극우 지지층 결집 의도인 듯
원색적 '혐오 정치'에 중도층 거부감 역효과도
"국민의힘 대표로서 당의 얼굴인데…국민 민망"
"표현이 극도로 저급, 정치 수준을 시궁창으로"
국힘 내부 비판도…"국격에 맞게 품격 지켜야"

"이재명의 뜻을 거역했다고 '암살'이라니 무섭다. 이재명 주변의 수많은 죽음이 떠오른다. (…) 이재명은 즉각 경찰에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하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7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에 대한 테러 모의 의혹을 두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일부다. 이 사안을 이재명 대통령과 결부시키려는 의도와는 별개로, 장 대표는 이날도 이 대통령의 직함을 떼고 그냥 '이재명'이라고만 지칭했다. 대한민국의 국격, 공당의 대표로서의 품격을 지키라는 각계의 지탄이 쏟아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직 대통령을 이름만 부르는 호칭으로 일관하는 것이다. 역대 제1야당 대표 중에 유례를 찾기 힘든 모습이다.
사례는 부지기수다. 장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다른 글에서도 "정원오는 이재명이 직접 픽한 후보다. 이재명은 내일 어떤 심정으로 5·18행사를 주관할까?"라고 썼고, 전날에는 "이재명이 많이 억울한 모양이다" "이재명이든, 김용범이든 사과부터 해야 한다" "언론들은 이재명 말 한마디에 기사부터 삭제하기 바쁘다"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정책실장을 동렬에 두고 둘 다 직함을 생략하는 식이다.
물론 글뿐만이 아니라 연설 중에도 상습적이다. 16일 국민의힘 전북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는 "이재명이 방북하기 위해서 리호남에게 돈을 줬다는 (…)"이라며 "이재명 수사하고 공범들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를 징계하겠다고 한다. 거악에 맞서서 열심히 일한 사람, 정의를 위해서 열심히 수사했던 검사 징계하겠다고 한다"라고 발언했다. '대통령'은 무시해서 빼도 '검사'는 대우해서 직함을 붙여주는 대조적인 방식이었다.
15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도 "부동산 겁박하던 이재명은 이제 침묵 모드로 전환했다" "이재명이 직접 밀어붙인 '이재명표 저질 알바'가 절반이 넘는다" "민노총은 이재명을 뒷배로" "이재명이 보낸 부산 북구의 하정우" "이재명은 뭐가 켕기는지" 등 말끝마다 '이재명'을 남발했다. 14일 최민호 세종시장 후보 선대위 발대식에서는 이 대통령을 총 8번 거명했는데 이름 뒤에 '대통령'을 한 번도 붙이지 않았다. "이재명 그래놓고 이제 공소취소 특검까지 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민주당 하는 짓 보면 딱 그렇다. 똥 싸고 뭉개고 찍어먹으려고 하고 자빠졌다"라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15일 위성곤 제주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제주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제1야당 대표가 국가수반인 대통령에 대해 반말을 일삼으며 비방과 음해, 흑색선전과 중상모략에 나서고 있다. 발언 하나하나 입에 담기도 민망할 정도"라면서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 저급한 언행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현혹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그럴 시간에 지방선거 공약 개발에 더 힘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연설을 할 때도 장동혁 대표라고 호칭했다. 아무리 막말을 하더라도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예우를 지키는 것"이라며 "그런데 제1야당 대표가 중앙당 선대위 출범식이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하는 막말들이 이렇다. '이재명도 재판받고 감옥 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경북도당 선대위 발대식에서는 '이재명이 대한민국 국민을 지킬 능력이나 자격이 있는가?' 페이스북에는 '이재명 마음에 안 들면 다 가짜뉴스다.' '이재명이 억울한 피해자면 N번방 조주빈도, 마약왕 박왕열도 억울하다 할 판이다.' 전부 반말조"라고 사례를 열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태도는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행동이라는 걸 꼭 명심하기를 바란다"며 "제1야당 대표로서 최소한의 품격을 지키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 원내대표는 평소 말투가 담담하고 비교적 온화한 성품이지만 이날 장 대표의 행태를 거론할 때는 분노 어린 기색이 역력했다.
박지원 의원은 kbc광주방송 '여의도 초대석'에 나와 "그분들이 대통령에 대해 그런 용어를 쓰는 것은 국민들이 심판한다. 국민이 저건 아니지 않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측에서 "민주당도 야당일 때 '윤석열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응하는 데 대해서는 "윤석열과 이재명이 같나. 현재 이재명 대통령 지지도는 70%에 가깝고, 윤석열은 모든 것이 잘못되고 있었다"면서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는 갖춰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계원 의원은 16일 같은 방송 '여의도 진검승부'에 출연한 자리에서 유재광 앵커가 "지금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모든 사안에 대해 '이재명이, 이재명이' 이러면서 존칭, 호칭 다 빼고 '입만 살아서' 이런 표현까지 하는데 어떻게 보고 계시냐"고 묻자 "정치인에게 있어서 그 언어는 그 사람의 품격이자 인격을 반영하는 거 아니겠느냐"며 "저는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키고 탄핵 심판을 받는 와중에도 최종적인 탄핵 결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고 답했다.

다른 진보 성향 야당들도 이 대통령에 대한 장 대표의 거침없는 막말을 성토했다. 조국혁신당 임명희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막말밖에 없는 장동혁 대표 때문에 우리 국민은 피곤하다 못해 지쳐간다"며 특히 장 대표가 '이재명이 억울한 피해자면 N번방 조주빈도, 마약왕 박왕열도 억울하다 할 판"이라고 했던 데 대해 "이들의 범죄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들을 생각한다면 용서될 수 없는 표현"이라고 질타했다.
진보당 손솔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장동혁 대표의 혐오 발언이 도를 넘어섰다"며 '공산당 본색' '마귀' '입만 살아서 허구헌날' 등 최근 여러 문제 발언들을 나열한 뒤 "이게 공당의 대표가 할 말인가. 밑도 끝도 없는 색깔론, 아무 근거 없는 공포마케팅과 음모론도 문제지만 표현 자체가 극도로 저급하지 않은가"라고 탄식했다. 아울러 "제1야당의 책임감은커녕 일말의 인격조차 찾아볼 수 없다. 대통령을 향한 무도한 '인격 살인'과 국민의 삶을 돌보는 정책에 대한 '공산당' 낙인찍기는 결국 우리 정치 수준을 시궁창으로 끌어내리는 짓"이라며 "장동혁 대표는 부디 정치를 하기 이전에 먼저 '사람'부터 되길 바란다"고 신랄하게 쏘아붙였다.
드물지만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성일종 의원은 15일 kbc광주방송 '여의도 초대석'에서 "지금 이재명 대통령을 '이재명이, 이재명' 한다면 상당히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됐든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는 예우를 하는 게 맞다"면서 "정치적 공격은 항상 날카로울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대통령으로서 존중하는 마음은 여야가 입장이 바뀌어도 똑같이 가야 한다. 그래서 그런 부분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야당도 이제 우리 국민의 수준(을 감안해야 하고), 선진국 아닌가"라며 "존중할 건 존중하고, 공격할 건 공격하더라도 품격을 지키고, 국가원수라고 하는 측면에 대해서는 항상 우리가 조심하고 예우하면서 싸울 건 싸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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