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가 내놓는 차세대 수막구균 백신…관건은 '가격 경쟁력'

사노피 침습성 수막구균 예방 백신 멘쿼드피 제품사진(사진=사노피)

사노피의 차기 수막구균 백신이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관련 시장 경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노피는 오는 2025년 차기 백신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한국GSK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다만, 수막구균 백신이 비급여 시장인 만큼 가격경쟁력이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사노피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침습성 수막구균 예방백신 멘쿼드피(수막구균(A,C,Y,W)다당류-TT단백접합백신)에 대한 국내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멘쿼드피는 수막구균 혈청형 A, C, W, Y를 예방할 수 있는 완전한 액체 바이알(Fully-liquid vial) 4가 수막구균 백신으로, 2세~55세 대상 1회 접종으로 허가됐다.

기존 수막구균 4가 백신과 면역원성을 평가했을 때, 멘쿼드피는 4개의 혈청형 모두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또 디프테리아 단백질을 활용했던 기존 사노피의 수막구균 예방백신과 달리, 멘쿼드피는 파상풍 단백질을 활용했고 항원량이 증가됐다.

파스칼 로빈 사노피 백신사업부 한국법인 대표는 "이번 허가로 2~55세의 접종 대상자들을 수막구균 감염증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수막구균 백신을 국내에 소개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멘쿼드피는 기존 백신 대비 면역원성이 향상돼 더욱 강력한 예방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수막구균 백신 시장 경쟁 'GSK vs 사노피'

현재 접종할 수 있는 수막구균 백신은 한국GSK의 멘비오와 사노피의 메낙트라가 있다.

두 백신 모두 Neisseria meningitidis A, C, W135 및 Y 군에 의한 침습성 수막구균 질환의 예방이라는 적응증을 가지고 있는데 백신 간 차이는 접종 연령과 횟수다.

메낙트라는 9개월~만 55세를 대상으로 접종할 수 있으며, 9~23개월인 경우 3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이 이뤄진다.

멘비오는 이보다 빠른 생후 2개월 이상의 소아 ~ 만 55세 이하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접종 방법은 생후 2개월부터 6개월까지는 2개월 간격 3회 접종 후 1세 이후 4차 접종, 그리고 생후 7~23개월은 2회 접종을 3개월 간격으로 실시한다.

영아 및 소아 기준 접종 시기와 횟수가 다른 만큼 어떤 백신을 맞출지를 여러 의견이 있는 상황이다.

수막구균 백신 접종 비용, 좌측부터 GSK 멘비오 사노피 메낙트라(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급여 지료비정보)

다만, 수막구균 백신이 필수접종으로 구분되지 않은 비급여 백신으로 프리미엄 백신으로 구분되기도 해 가격 접근성도 중요한 선택사항이라는 게 임상현장의 설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급여 진료비정보 기준 멘비오는 평균 14만2873원, 메낙트라는 평균 14만1799원으로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접종 횟수에 따라 가격 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멘비오의 강점인 생후 2개월부터 접종 시 접종 비용이 더 늘어나지만 메낙트라와 같은 시기에 접종이 이뤄지면 접종비의 차이가 거의 없다.

차세대 수막구균 백신 경쟁 멘쿼드피, 백세로 붙을까?

이 같은 상황에서 사노피의 멘쿼드피의 허가는 수막구균 백신 경쟁이 차세대 백신으로 무게추의 변경이 예고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멘쿼드피의 허가에 앞서 GSK는 지난 2022년 수막구균B군흡착백신 백세로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백세로 B군 수막구균 감염병 예방 백신으로 기존 멘비오와 예방범위가 다르다는 차별성이 존재하며, 제약업계는 올해 제품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백세로의 적응증은 생후 2개월 이상이다. 장기적으로는 GSK의 수막구균 5가 백신의 임상 3상이 성공한 만큼 국내에 도입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사노피에 따르면 멘쿼드피의 출시 일정은 2025년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 중인 상태다. 이 기간 안에 백세로의 출시가 유력한 만큼 향후 시장에는 사노피와 GSK의 차기 수막구균 백신 간 경쟁이 유력하다.

특히, 사노피는 현재 메낙트라 대비 허가 적응증 범위가 적은 멘쿼드피의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노피 관계자는 "멘쿼드피의 경우 외국에서 더 넓은 적응증에 승인받았으며, 국내에서도 점차 적응증을 확대할 예정이다"며 "이번 허가를 통해 국내에 새로운 예방 옵션을 제공하게 된 만큼, 향후 접종 받는 분들이 보다 나은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해 나아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소아청소년과 A 원장은 "수막구균 백신은 일반적으로 모든 백신을 가지고 있어 선택하기보다 한 제약사의 백신을 들여놓는 경향이 있다"며 "신생아 및 소아 접종을 기준으로는 이상반응 등 안정성을 환자들이 묻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막구균 백신이 비급여 영역인 만큼 환자의 의견과 제약사의 전략, 향후 형성되는 가격 등의 요소가 시장 점유율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을 본다"고 덧붙였다.

황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