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역대 추석 개봉작 중 최고 흥행…임영웅 실황 영화도 '신기록'

김지혜 2024. 10. 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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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베테랑2'가 역대 추석 개봉작 중 최고 흥행 성적을 올리며 9월 극장 매출을 이끌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9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2024년 9월 극장의 전체 매출액은 1,001억 원, 관객 수는 1,011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이 중에서 한국 영화의 매출액이 810억 원 , 관객 수가 812만 명이었으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80%가 넘는 한국 영화 점유율이 집계됐다. 이는 올해 1~9월 기준 한국 영화로서는 연중 최고치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한국 영화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77.7%, 관객 수는 73.9% 증가했다.

9월 전체 흥행 1 위 작품은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2' 가 차지했다. 추석 연휴 하루 전날인 9월 13일(금)에 개봉한 '베테랑 2'는 2주가 조금 넘는 기간 동안 625억 원의 매출(관객 수 649만 명)을 올리며 , 9월 흥행 1위일 뿐만 아니라 역대 추석 개봉작 중에서도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다만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었다는 점에서 '베테랑2'의 흥행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추석 연휴를 겨냥한 한국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2023) '1947 보스톤'(2023) '거미집 '(2023) 등이 경쟁을 벌였던 지난해와 달리, '베테랑2'는 유일한 대작 한국 영화로 추석 극장에서 흥행하며 개봉일 기준 71.0%에 달하는 상영점유율을 기록했다. 다양한 한국 영화 개봉작이 없는 가운데 대다수의 스크린이 1위 작품에 집중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

9월 외국 영화 매출액은 191억 원, 관객 수는 198만 명으로 전월 대비 56% 이상 감소했다. 9월 외국 영화 1위 작품인 ' 에이리언: 로물루스'를 포함해서 9월 외화 중 매출액 50억 원, 관객 수 50만 명을 넘는 작품이 없었다.

'인사이드 아웃2'가 개봉됐던 6월 이후로 외국 영화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으며, 9월까지 '인사이드 아웃2' 와 '웡카'만이 300억 원의 매출액과 300만 명의 관객 수를 넘겼을 뿐이다. '엘리멘탈'(2023) ' 스즈메의 문단속(2023)' '더 퍼스트 슬램덩크(2023)' 등 다양한 메가히트 외국 영화가 나왔던 전년 동기와는 다른 양상이다. 결과적으로 외국 영화의 누적 매출액과 누적 관객 수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30% 이상 줄어들었다.

외국과 한국 영화를 모두 포함한 1~9월 전체 누적 매출액은 9,4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누적 관객 수는 9,685만 명으로 지난해 대비 3.1% 정도 소폭 증가했는데, 관객 수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원인으로는 특수 상영을 앞세운 외화의 약세를 꼽을 수 있다. 티켓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수 상영이 매출액 규모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며, 전년 동기의 경우 앞서 언급된 메가히트 작품 외에도 '아바타: 물의 길'(2022) '오펜하이머'(2023) 등 특수 상영이 중요 마케팅 포인트인 외화가 많았다.

팬데믹 이후 공연 실황 영화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를 담은 공연 실황 영화 '임영웅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이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9월까지 누적 매출액 87억 원(누적 관객 수 31만 명)으로 공연 실황 영화 역대 흥행 1위에 오른 것이다.

관객 수 대비 매출액이 월등히 높은 이유는 역시 특수 상영이었다. 공연 실황 영화 특성상 특수 상영에 특화돼 있고 ,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 역시 누적 매출액에서 IMAX와 Screen X 매출의 비중이 66.1%에 달했다. 특수 상영은 일반 상영보다 티켓 가격이 비싸고 통신사 할인 등 부가적인 가격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해당 영화의 평균 관람요금이 2만 8,108원으로 형성됐음에도 불구하고 31만 명이나 되는 누적 관객이 극장을 찾은 것이다. 확실한 팬덤을 대상으로 한 영화의 기획이 정확하게 들어맞았다는 평이다.

또한 기존의 공연 실황 영화가 10~30대 젊은 관객층 중심이었다면 ,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은 50대 이상 관객 비중이 높아 특별관 이용 관객층이 중년층까지 확장된 사례로도 보인다.

'사랑의 하츄핑' 은 9월까지 103억 원의 누적 매출액 (누적 관객 수 115만 명 )으로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2위에 올랐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백만 명의 관객을 돌파한 것은 그간 2위의 자리를 지켰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2012)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사랑의 하츄핑'은 9월 중순 경 기존 2위작의 흥행 기록 (매출액 97억 원 , 관객 수 105만 명 )을 새롭게 경신했다. 자녀 동반 관객 비중이 높은 영화라는 점에서 팬데믹 이후 가족 단위 관객이 증가했음을 알려주는 사례 중 하나로도 볼 수 있다.

9월 독립·예술영화 흥행 1위는 4년 전 개봉됐던 중국의 청춘 로맨스 영화 '소년시절의 너'(2020)로 9월 한 달간 매출액 14억 5,342만 원(관객 수 14만 9,122명 )을 올렸다. 10년 전 영화인 '비긴 어게인'(2014)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재개봉해 14억 3,539만 원의 매출액 (관객 수 15만 2,602명)을 기록했다. 두 편의 재개봉작은 각각 252개 , 213개라는 꽤 높은 비중의 스크린 수를 확보했다.

이 재개봉작 사이에서도 웰메이드 한국 독립·예술영화들에 대한 고무적인 평가가 돋보였고, 3 위부터 6위까지 나란히 한국 독립· 예술영화들이 올랐다. 영화제 수상작이 흥행했던 상반기를 지나 가을 시즌에 들어서면서부터는 ' 한국이 싫어서' '장손' '그녀에게 ' '딸에 대해' 등 평단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은 한국 장편 극영화들이 두드러졌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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