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 아닌 홍현석을 부른 이유?… 홍명보는 본업 외 ‘쓸모’를 눈여겨봤다

박효재 기자 2026. 3. 18.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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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A매치 명단에 포함된 홍현석, 양현준, 권혁규(왼쪽부터). 대한축구협회 제공·게티이미지코리아
MF·날개 커버 홍현석
공격수·윙백 소화 양현준
센터백 겸할 수 있는 권혁규
여러 포지션 가능 여부가
3월 A매치 명단 갈림길

한 자리에서만 잘하는 선수는 밀렸다. 축구 대표팀의 3월 A매치 27인 명단은 소속팀 경기력은 기본,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에게 우선순위가 돌아갔다. 2026 북중미월드컵이 석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주축 선수의 부상이나 돌발 변수가 터졌을 때 한 명이 두세 자리를 채울 수 있느냐가 승선의 갈림길이 됐다.

28일 코트디부아르, 다음 달 1일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은 월드컵 전 마지막 공식 A매치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6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속팀에서 경기력이 좋은 선수로 구성했다”면서도 “아직 최종 명단은 정해진 게 없다. 5월에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를 뽑아서 월드컵에 데려가고 싶다”고 했다.

중원 자원의 부상 도미노가 멀티 포지션 선수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홍 감독이 꾸준히 기용해온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알아인)와 원두재(코르파칸)는 모두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하다. 설상가상 공수의 연결고리 황인범(페예노르트)마저 명단 발표 당일 소속팀 경기에서 발등을 밟혀 교체됐다.

홍 감독은 “황인범이 다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중앙 미드필더는 월드컵에 가기 전까지 실험이 필요하다”고 했다. 통상 엔트리 26명보다 한 명 많은 27명을 소집한 것도 이 변수와 맞물린다. 황인범의 정밀 진단 결과를 확인한 뒤 합류 여부를 결정하고, 빠지더라도 추가 소집 없이 26명으로 운영하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26명 안에 들어가려면 결국 본업 외의 쓸모를 증명해야 한다. 홍현석(헨트)과 이동경(울산)의 경쟁이 대표적이다. 둘 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본업이지만, 홍현석은 중앙 미드필더와 윙 포워드까지 커버할 수 있는 반면 이동경은 역할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다.

홍 감독은 “황인범의 부상 소식이 들려온 상황에서 공격적인 미드필더가 필요했다. 홍현석은 중앙 미드필더와 윙 포워드까지 맡을 수 있어 발탁했다”고 했다. 한 곳에 특화된 플레이메이커보다 전술 변화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쪽에 표가 몰린 셈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겸할 수 있는 권혁규(카를스루에)도 같은 논리로 읽힌다.

양현준(셀틱)은 이 기준이 가장 선명하게 적용된 사례다. 측면 공격수가 본업이지만 셀틱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뛰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포백 측면 공격수와 스리백 윙백을 전형에 따라 바꿔 끼울 수 있는 선수가 됐다. 최근 소속팀에서 시즌 6골을 터뜨린 공격력에 윙백 경험까지 더해진 것이 9개월 만의 대표팀 복귀를 이끌었다.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미드필더 아닌 수비수로 분류돼 올라온 것 역시, 소속팀에서 왼쪽 윙백 출전이 늘면서 이명재(대전) 부상으로 비어 있는 왼쪽 사이드백 실험 대상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한정된 자리에서 한 명이 여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느냐가 당락을 갈랐다. 홍 감독은 “4~5월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대표팀에 다시 들어올 수 있다”고 했지만, 남은 기간 소속팀에서의 경기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멀티 포지션이라는 무기까지 갖춰야 본선행 티켓에 한 발 더 가까워진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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