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과서 첫 본심사서 수학·정보 무더기 탈락…업계 들썩

김정현 기자 2024. 9. 2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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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창의재단 심사한 수학, 정보에서 대거 탈락"
"평가원 검정한 영어는 1개사 빼고 대부분 합격"
21개사 중 11개사 합격…탈락사, "이의심사 신청"
AI 교과서 최종 합격, 오는 11월 말 관보에 게재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 참가자들이 AI 디지털교과서 프로토타입을 체험하고 있다. 2024.09.23. photo1006@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내년 초·중·고에 첫 도입되는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검정 심사 결과가 각 출원사에 통보됐다.

당국은 반론을 따져보고 오는 11월 결과를 확정한다며 함구하고 있다. 업계는 '이변'을 거론하며 들썩이는 분위기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의 검정 심사 위탁을 받은 한국과학창의재단(창의재단)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최근 AIDT 검정을 신청한 각 출원사(발행사 등) 21곳에 합격 여부를 이메일로 각각 보냈다.

교육부와 각 기관은 결과를 일체 밝히지 않고 있다.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지만 이의심사를 거쳐 통보한 검정 결과가 바뀔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평가원이 심사한 영어는 초등 3~4학년 1개사를 뺀 모든 출원사가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어 AIDT 출원사는 초등학교 3~4학년 6개사, 중학교 1학년 7개사, 고등학교 공통영어1·2 7개사였다.

창의재단이 심사한 수학과 정보는 분위기가 다르다.

수학은 초등 3~4학년 11개사 중 단 2개사만 합격했고 중학 수학1은 10개사 중 3개사, 고교 공통수학1·2는 8개사 중 4개사만 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특히 초등 수학에서 합격한 출원사 가운데 교과서 시장에서 점유율이 그리 높지 않은 A사도 포함돼 있어 업계 일각에서는 이변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정보는 중학 13개사, 고교 10개사가 출원했으나 중·고 각각 2개사만 합격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과목별로 중복을 추리면 수학은 5개사, 정보는 4개사, 영어는 9개사가 합격했다. AIDT를 출원했던 총 21개사 중 11개사(52.4%)만 본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B 출원사는 초·중·고 수학·영어와 고등학교 정보에서 모두 합격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학교 정보를 빼고 이번 검정 대상 AIDT를 모두 석권한 셈이다.

창의재단과 평가원은 이번 본심사에서 내용 심사(5개 영역)와 기술 심사(4개 영역)로 나눠 심사했다. 각 심사 영역에서 1개라도 60% 미만이거나 내용(50%)과 기술(50%) 총점 80점을 넘지 못하면 탈락 처리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 참가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4.09.26. photo1006@newsis.com

합격한 출원사에는 수정·보완 사항을 항목별로 적시한 권고서를, 불합격사에는 판정 사유서를 통보했다.

두 기관은 다음달 23일 검정 탈락 통보를 받은 각 출원사로부터 이의신청을 접수한다. 평가원은 같은 달 29일, 창의재단은 11월5일 심사 결과를 통보한다.

각 출원사가 제기한 반론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심사 영역별로 재평정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두고 합격 여부를 다시 판정한다. 이유 없거나 다시 평정한 결과 기준을 못 채우면 최종 탈락하고 사유서를 회신한다.

모든 절차를 마치면 교육부는 오는 11월29일 관보를 통해 AIDT 검정 심사 최종 합격 공고를 게재한다. 이 때는 합격한 출원사와 저작자 등이 모두 공개된다.

탈락한 출원사들 사이에선 특히 수학과 정보 교과에서 무더기 탈락이 발생한 데 대해 볼멘소리도 나온다.

심사 기간이 3개월로 너무 짧았다는 지적도 계속된다.

교육부는 내년 도입되는 서책형 교과서 검정 기간(8개월)보다 짧다는 지적에 검정 대상 교과서 수(14책) 자체가 적다고 반론한 바 있다.

초등 수학에서 탈락한 에듀테크 C 업체 대표는 "탈락사 대부분 점수가 80점 밑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 보니 모두 이의 신청을 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인공지능(AI)에 특화된 기획력을 선보인 적 없던 회사가 심사에 합격해 더 놀라는 분위기"라며 "업계에서는 'AI 기능을 넣지 않은 업체들이 더 득을 봤다'는 자조도 나온다. 기술 심사가 정확했는지, 누가 했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와 각 검정 기관은 AIDT 검정 심사를 공정하고 엄정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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