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만에 투신 남성 구해낸 두 영웅

이른 아침 한강공원 요트 계류장. 멀리서 무언가 ‘풍덩’ 하고 빠집니다. 잠시 후 두 남자는 요트를 타고 달려가 사람을 구해냅니다. 그것도 1분 만에 말입니다.

1분 만에 투신 남성 구해낸 두 영웅

지난 5월 11일 토요일, 서울의 난지 한강공원 요트 계류장. 멀리서 ‘풍덩’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누가 빠졌나. 주말을 맞아 수상스키를 배우기 위해 모인 코치와 회원들은 두리번거렸습니다. 그때 한 남성이 급하게 계류장으로 달려옵니다.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 소속 문민선 경위였습니다.

황석주 물짱스키와서프 코치
“해양경찰대분이 스키 타러 오셨는데 갑자기 다리 쪽에서 소리가 난다고 사람 떨어진 것 같다고, 운전을 해달라고 하시고...”
드디어 깨진 창문을 통해 보조석 문이 열립니다. 안 경장은 환자를 끄집어내려 몸을 깊숙이 넣었다가, 잠시 멈칫, 그대로 몸을 뺍니다.

두 사람은 서둘러 요트를 몰고 달려갔지만, 소리가 난 곳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잘못 들은 건가 싶었던 그때.

황석주 물짱스키와서프 코치
“어디 있지, 어디 있지 하다가 70m쯤 가니까 보이더라고요”

물 속에 청년 한명이 빠져있었습니다.

문민선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 경위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 안 했는데 (그냥) 가보자 했는데 사람 떠 있으니까 얼굴만 나와 있는데...”

놀랄 새도 없었습니다. 문 경위는 투신자의 경우 5분 이내로 구조하지 못하면 골든타임을 놓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거든요.

소방관들의 식사까지 챙겼습니다. 급히 음식을 주문한 곳은 소방관들의 식사를 10년 넘게 책임진 자그마한 식당이었습니다.

황석주 물짱스키와서프 코치
“배 운전에 숙련도가 있는 편이라 구조할 수 있게끔 구조자가 빠져 있는 위치에 정확하게...”

황 코치가 요트를 청년이 있는 곳으로 바짝 붙이자 문 경위는 구명조끼를 던졌습니다. 그런데 청년은 아무 반응이 없었어요. 급한 마음에 문 경위는 청년을 끌어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문민선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 경위
“제가 그냥 겨드랑이 쪽 잡아 바로 올려버렸어요”

그렇게, 청년을 구조하는 데 성공한 두 사람은 보트 계류장으로 향했습니다. 그 사이 한강경찰대와 119수난구조대는 월드컵대교 아래를 수색하고 있었습니다.

황석주 물짱스키와서프 코치
“자동차로 위에 지나다니시는 분들이 신고를 하셨나 봐요”

무사히 구조를 마친 두 사람은 이렇게 손을 흔들어 신호를 보냈습니다. 청년을 구하긴 했지만 사실 문 경위는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조마조마했다고 해요. 월드컵대교는 다른 다리보다 5m가량 더 높아 부상 가능성이 컸기 때문입니다. 실제 청년의 입에선 피가 나고 있었거든요.

문민선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 경위
“입술이 터진 건지 내장에서 뭐가 잘못됐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그 친구가 혹시라도 다시 뛰려고 하거나 돌발 행동할 수도 있고, 그래 가지고 함부로 이동시키면 안 되겠더라고요. 구급대 올 때까지는 붙잡고 있었고...”

청년을 구조대에 안전하게 인계한 두 사람.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다행히 청년은 생명에 지장이 없어 인근 지구대로 옮겨져 가족들을 만났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무사히 귀가했다고 해요. 하지만 두 사람은 발견부터 구조대에 인계하기까지 무표정했던 청년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 부디 힘을 내달라고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청년의 사연을 알 수는 없지만 부디 잘 견뎌주길, 그래서 건강한 모습으로 일상에 복귀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