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차라리 집을 짓지 않겠다"며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과거 부동산 상승기에는 수익성보다 수주 실적을 중시했던 건설사들이 최근에는 사업성을 철저히 따지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정비사업 수주 가뭄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건설사들, 왜 '선별 수주'로 돌아섰나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형 건설사조차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거의 없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도시정비사업 최강자로 불리는 현대건설도 3월 말에야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사업 수주에 성공하며 겨우 마수걸이 수주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선별 수주 기조 강화의 배경에는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부담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마다 사업성이 높은 곳을 선별해 수주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경쟁이 예상되는 사업지는 중도 하차하고, 보다 유리한 입지를 가진 사업지에 집중하는 전략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원가율 90% 넘어서며 건설사 경영난 심화
건설사들의 경영난은 가파르게 상승한 원가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원가율은 105%를 넘겼으며, 현대건설도 100.66%를 기록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94.15%), 롯데건설(93.52%), 대우건설(91.16%) 등도 원가율 90%대를 기록했습니다. 통상 건설업계의 적정 원가율은 80%대로 보고 있어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말 121.80에서 3년 새 25.8%나 상승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2.3%)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입니다. 공사비 상승의 주된 원인은 코로나 기간 시중 유동성 증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주요 건설 원자재 가격 급등입니다.
▶▶ 중소 건설사 폐업 속출, 대형사도 인력 감축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건설사 실적이 크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 중소 건설사는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해 부도나 폐업 위기에 몰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는 29곳으로 2019년(49곳) 이후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으며, 이 중 86.2%(25곳)는 지방 소재 기업이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시공능력평가 58위를 차지한 중견기업인 신동아건설이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삼부토건도 기업회생을 신청했습니다. 이들 기업의 매출원가율은 각각 93%, 133.3%로 집계됐습니다.
▶▶ 조합-건설사 갈등 심화, 입주 지연 현실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공사비 인상 문제로 조합과 건설사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지만, 조합들은 예산 초과 부담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부 현장에서는 GS건설이 철산주공 8·9단지 재건축 조합에 설계 변경과 원자잿값 폭등 등을 이유로 공사비 1032억원을 추가 요구하는 등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신반포4지구 재건축 조합과는 공사비 4859억원 증액을 거절하자 금융비용과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2571억원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 건설업계, 생존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 불가피
건설업계는 높은 원가율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생존'을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건설사들 평균 원가율이 90% 이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각사들은 올해와 내년까지 유동성 위기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며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래 먹거리'를 위해 해외 사업을 넓히고 있는 건설사의 경우 미수금과 손실 문제가 지속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에서 수조원 규모의 사업을 따내더라도 공사비를 제때 받지 못하면 유동성 위기는 물론 부도 위험까지 겪을 수 있어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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