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믿어주세요" 아버지와 매일 통화→독립리그 신화 좌완의 귀여운 투정 [MD수원]

수원=김경현 기자 2025. 3. 18.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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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김호준./수원=김경현 기자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이제는 믿어주세요"

독립리그 출신 좌완 투수 김호준이 아버지와의 귀여운 일화를 전했다.

18일 KT 위즈와의 경기가 강설 취소되며 두산은 시범경기를 3승 2무 4패로 마무리했다.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왼손 불펜으로 (이)병헌과 (김)호준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안산공고를 졸업한 김호준은 독립리그 파주 챌린저스를 거쳐 2018년 두산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2023년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고, 1군 통산 19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9.37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 통산 성적은 180경기 7승 12패 20홀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4.88이다.

독립리그 출신으로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는 신화를 썼다. 2023년 이후 2년 연속 개막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승엽 감독은 "(김)호준이가 직구(포심)는 던지지 않고 모두 투심을 던진다"며 "좌타자를 상대할 수 있겠다라고 판단을 했다"고 1군 승선 이유를 설명했다.

2025년 3월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김호준./두산 베어스

이 소식을 들은 김호준은 "개막 엔트리 (승선을) 목표로 했다. 감독님이 미리 이야기는 해주지 않으셨지만, (취재진을 통해) 미리 들은 거니까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육성선수로 입단해 이번 시즌까지 8년을 버텼다. 김호준은 "일단 프로에 들어오는 게 목표였다. 프로에 들어와서도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부터라도 풀타임을 계속 뛸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홀드를 많이 수확하는 팀의 필승조를 꿈꾼다. 김호준은 "입단 초반에는 2군에서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그때 마무리가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중간 투수도 매력이 있더라. 홀드를 많이 하면 좋은 투수다. 필승조로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호준./두산 베어스
2024년 4월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LG-두산의 경기. 두산 김호준이 7회초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가장 많이 응원해 주는 사람은 아버지다. 김호준은 "(아버지가) 야구에 대한 잔소리가 많다. 야구 선수 출신이 아니신데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엄청 많이 해주신다"며 "가끔 일리 있는 말을 하시는데, 현장에서 제가 던지는 것과 보는 것은 다르지 않나"라면서 웃었다.

김호준은 이번 시즌부터 포심을 버리고 투심과 슬라이더만 던지는 좌완 투수로 다시 태어났다. 투심은 슬라이더와 던지는 위치가 같지만, 포심은 혼자 따로 놀았다. 전력분석팀이 포심을 배제하자는 제안을 했고, 김호준도 이를 받아들였다. 아버지가 본 김호준의 투심은 어땠을까. 김호준은 "투심도 잘 모르신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스스럼없는 말에서 아버지와의 친분을 엿볼 수 있었다. 김호준은 매일 아버지와 통화를 나눈다고 한다. 김호준은 약간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야구를 핑계로 아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아버지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2024년 4월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김호준이 4회초 1사 1.2루서 구원등판해 1실점으로 막은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마이데일리

아버지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김호준은 "이제는 믿어달라"고 간절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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