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버리고 맨시티’ 희대의 배신자→실력만큼은 최고…“그 누구보다 막기 어려웠다” 찬사

[포포투=박진우]
사미르 나스리가 프리미어리그(PL)에서 10년간 활약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영국 ‘골닷컴’은 8일(한국시간) “카일 워커는 지금까지 맞붙은 가장 까다로운 상대를 묻는 질문에 많은 이들이 예상한 킬리안 음바페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아닌, 의외의 이름을 꺼냈다. 그가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었던 시절 상대했던 맨체스터 시티의 나스리였다”고 보도했다.
1987년생 나스리는 프랑스 국적의 공격형 미드필더다. 과거 PL을 풍미했던 선수였다. 올림피크 마르세유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고, 프랑스 커넥션 수집에 관심이 많던 아르센 벵거 전 감독의 부름을 받아 아스널에 입성했다.
나스리는 아스널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주로 2선에서 활약했는데 창의적인 움직임과 패싱력, 중요한 순간 나오는 환상적인 득점을 선보였다. 아스널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핵심’으로 등극한 나스리였지만, 그는 한순간 배신자로 낙인 찍혔다. 수많은 이적설에 휩싸였는데, 나스리는 “아스널에 트로피 하나 없이 떠날 생각은 없다”며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결국 2011년 8월, 자신이 뱉은 발언을 번복하고 ‘경쟁팀’ 맨시티로 떠났다. 아스널에게는 ‘배신자’였지만, 맨시티에게는 ‘풍운아’였다. 나스리의 활약은 맨시티에서도 계속됐다. 다만 시즌이 거듭되며 예상치 못한 부진이 찾아왔고, 과체중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결국 그렇게 몰락하기 시작했다. 나스리는 지난 2016년 세비야에 1년 임대를 떠났지만, 공식전 30경기 3골이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긴 채 복귀했다. 여전히 자리는 없었다. 결국 나스리는 안탈라스포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안더레흐트를 거쳐 지난 2020년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그렇게 잊혀져가는 이름이 되고 있었는데, 한 선수가 그를 회상했다. 주인공은 워커. 워커는 토트넘, 맨시티를 거치며 월드 클래스 라이트백 반열에 올라섰는데, 가장 막기 어려웠던 선수로 나스리를 꼽았다. 워커는 ‘카일 워커 팟캐스트’를 통해 “사람들은 음바페, 비니시우스, 네이마르, 사디오 마네와 같은 선수를 떠올리겠지만, 내가 토트넘에 있을 때 정말 상대하기 싫었던 선수는 나스리였다”며 운을 띄웠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영리했던 선수, 정말 상대하기 어려웠던 선수는 나스리였다. 그는 항상 애매한 공간에 서 있었다. 당시 어린 선수였던 나는 ‘따라가야 하나? 그냥 둬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는 항상 나스리와 가엘 클리시가 동시에 나올 때면, 정말 어려운 경기가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나스리의 영향력을 높게 평가했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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