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골퍼] 골프볼 비거리 제한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지난주 칼럼을 통해, USGA가 새롭게 발표한 골프볼 비거리 제한의 내용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제조사를 포함해 주요 관련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이후에, 빠르면 2026년 1월부터 골프볼의 비거리 제한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비거리 제한의 근거 - USGA 비거리 분석 보고서 (Distance Insight Project)

USGA는 2016년 초부터, 매년 전 세계 주요 투어 및 일부 아마추어 레벨에서의 비거리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행해 오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역시 2022년의 비거리 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은 크게 3가지 관점에서 리포트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1. 골프에서 비거리 증가가 일어난 원인
  2. 골프라는 게임에 비거리 증가가 미치는 영향
  3. 비거리에 대한 주요 이해관계자(stakeholder)의 관점

즉, 비거리 증가가 일어난 원인이 무엇이고, 이 비거리 증가가 골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러한 비거리 증가에 대한 주요 이해 관계자, 예를 들어 용품업체, 주요 투어, 골프코스의 관계자 등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분석해 본 것입니다.

골프볼의 비거리 제한을 주도하고 있는 USGA <출처: 게티이미지>

왜 이러한 리포트를 만들어냈는가?

2002년, 골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2개의 기관, 즉 USGA와 R&A는 2002년에 공동 협정문을 발의하게 됩니다. 이 협정의 내용을 살펴보면, 가장 긴 비거리를 내는 그룹, 즉 투어 선수의 레벨에서 비거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고, 골프라는 게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취지입니다.

이 배경에는 1990년대 클럽 장비의 개선, 그리고 2000년 초반에 새로운 골프볼, 즉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우레탄 커버의 솔리드 코어 골프볼이 등장하면서, 비약적인 비거리의 증가가 이루어졌던 사실이 있습니다. 장비의 발전이 비거리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최근의 리포트 특히 2016년 이후 분석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 세계 주요 투어에서의 비거리가 증가하고 있다고 어느 정도의 결정을 내리게 되었고, 이러한 변화가 골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2022년까지 주요 투어 분석 결과, 선수들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계속 증가해 왔습니다. <출처: USGA Distance Report>

리포트의 결론 - 비거리의 증가는 골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프로젝트에 의해 분석된 결과, 즉 비거리 증가가 미치는 영향은 아래와 같이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Detrimental to the game” (골프 게임에 해가 됨)

즉, 비거리가 계속 증가하는 것은 골프라는 게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관점은, 일반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이러한 견해를 피력한 것이라기보다는, 투어를 뛰는 선수들의 비거리 증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입니다.

그래서, 비거리 제한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원래 코스가 가진 전략적인 난이도가 낮아지게 되고, 이러한 코스를 공략하는 데 있어서 골프가 가진 고유의 챌린지가 줄어들게 된다.
  2. Risk와 Reward, 즉 골프 샷을 하는 데 있어서 위험 요소, 그리고 이러한 위험 요소를 감안하고 플레이했을 때의 보상의 의미가 줄어들게 된다. (비거리가 늘면, 골프장이 가진 위험 요소들, 예를 들어 페널티 구역, 페어웨이의 폭, 코스 난이도 등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것입니다.)
  3. 비거리의 증가는 결국 골프장의 전장, 즉 전체 거리를 늘려야 풀 수 있는 문제지만, 실제로 기존 골프장은 확장이 어렵기도 하고, 확장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여러 환경적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4. 비거리의 증가 추세에 따라 지속적으로 골프장의 길이가 늘어나거나, 새로 만들어지게 되면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비거리의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주 나이스한(?) 말들로 포장이 되어 있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골프가 쉬워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USGA의 골프볼 테스트 장면, 투어만을 위한 테스트 규정이 새로 생길 예정입니다. <출처: USGA>

과연 장비만의 문제일까?

그런데, 사실 좀 짚고 가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지금의 비거리 증가의 원인이 온전히 장비 자체 때문인 것인가입니다. 같은 장비라고 하더라도, 피팅의 과정을 통해 퍼포먼스가 더 최적화되었으며, 골퍼들의 신체 능력도 향상되지는 않았을까요?

이번 결정이 골프 전반에 어떤 영향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장비의 제한을 통해서 장타자를 줄이는 것이 과연 골프라는 게임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아래 시리어스골퍼 톡채널 추가를 통해, 칼럼 관련 의견을 남길 수 있으며, 다양한 골프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