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야구대표팀의 WBC 8강 진출 영웅 문보경이 뜻밖의 댓글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9일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전에서 5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마이애미행 티켓을 따낸 문보경. 하지만 경기 후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중국어로 된 비난 댓글이 1만 개 넘게 달렸다.

한국은 일본과 대만에 연달아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호주를 상대로 '2실점 이하, 5점 차 이상 승리'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키며 극적으로 8강에 올랐다. 이날 승리의 중심에는 단연 문보경이 있었다. 2회 투런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고, 3회 1타점 2루타, 5회 타구 속도 167킬로미터의 총알 같은 안타까지 터뜨리며 원맨쇼를 펼쳤다.
대만 팬들의 분노, 그 이유는?

문제는 경기 후 문보경이 올린 "가자 마이애미로!!!!"라는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이었다. "문보경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스포츠맨십이 부족했다"는 비난성 댓글이 쏟아졌다. 일부는 "한국은 형편없다", "한국팀은 8강에서 곧 떨어질 것"이라는 조롱성 글까지 남겼다.

이런 반응의 배경에는 대만의 아쉬운 상황이 있었다. 2승 2패로 대회를 마친 대만은 한국-호주전 결과에 따라 8강 진출이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만약 한국이 8-3 이상으로 이겼다면 실점률에 따라 대만이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9회초 한국이 이미 7점을 낸 상황에서 1점만 더 올리고, 호주가 9회말 1점 이상을 올린다면 대만이 어부지리로 8강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문보경은 2사 상황에서 루킹삼진으로 물러났고, 대만 팬들은 이를 '고의 삼진설'로 몰아갔다.

야구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응을 전형적인 화풀이로 규정하고 있다. WBC 전체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핵심 타자가 고의로 삼진을 당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오히려 8강 진출 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빠르게 경기를 매듭짓고 수비에 집중하려던 팀 운영의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행히 모든 댓글이 악플만은 아니었다. 일부 대만 팬들은 "한국의 진출을 축하한다. 일부 대만 팬들의 무례한 행동을 대신 사과한다"며 사과 메시지를 남겼다. 한국 팬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문보경 선수 힘내세요", "대한민국 최고 타자" 등 격려 메시지가 줄을 이었고, "잘해서 테러 당하는 거면 그게 극찬"이라는 재치 있는 반응도 나왔다.
문보경은 이번 대회에서 11타점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복잡한 수식과 장외 논란을 실력으로 잠재운 한국 대표팀은 이제 토너먼트에서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