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심장부’로 트럼프 초대한 시진핑…“새로운 관계” 강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5일 중국 권력 심장부로 여겨지는 ‘중난하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초대해 정상 외교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새로운 미·중 관계의 설정을 강조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환상적인 무역 합의”를 거론하며 실용적 성과를 내세웠다.
이날 오전 11시께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중난하이에 마련된 접견 장소에서 소수의 핵심 인사가 배석한 가운데 소인수 회담을 진행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 머리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방문”이라면서 “우리는 함께 중·미(미·중) 건설적·전략적 안정 관계라는 새로운 관계 설정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나는 중국 인민을 이끌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중·미는 협력 강화를 통해 각자의 발전과 부흥을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중은 매우 성공적인 방문이었고,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잊을 수 없는 방문이었다”면서 “양국은 일련의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여러 합의에 도달했으며, 적지 않은 문제를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나의 오랜 친구이며, 매우 존중한다. 우리는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며 “미·중 관계는 매우 중요하며 반드시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중국 최고지도부의 관저이자 집무실인 중난하이에서 펼쳐지는 미·중 정상 외교에 이목이 집중된 것을 기회 삼아, 세계에 미·중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 협력하는 위상에 이르렀음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전날 정상회담에서도 미·중 관계의 새로운 방향으로 ‘건설적·전략적 안정 관계’를 제시하면서, ‘주요 2개국’(G2)으로서의 이미지 제고를 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중의 목표가 미국을 위한 무역·거래의 확대에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인수 회담에서 “우리는 환상적인 무역 합의들을 이뤘다”며 “양국 모두에 훌륭한 거래”라고 말했다. 시 주석도 “경제·무역 관계의 안정 유지 등에 대해 중요한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민감한 현안인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무기 보유’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시 주석에게 “우리는 이란 문제를 논의했고 매우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르무즈해협 문제에는 “그들(이란)이 먼저 닫았고, 이후 우리는 추가로 봉쇄했지만, 우리는 그것이 끝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에 대해 “미친 일”이라며 “그들은 약간 미쳐 있다”고 표현했다. 시 주석이 이 문제에 어떻게 답변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한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기로 동의했다”고만 전했다.
이날 대화에서 무역·경제, 이란, 대만 문제에 관한 더욱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날 정상회담에서 이 의제들이 논의됐지만, 미·중은 별도의 공동 성명이나 합의문을 공개하지 않았다. 양국 사이에 놓인 핵심 의제들이 명확한 합의가 이뤄지기 어려운 문제라는 걸 드러내는 대목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베이징에서 폭스뉴스 앵커 션 해니티와 한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오늘 동의한 것 중 하나는 보잉 항공기 200대를 주문하겠다는 것”이라며 “보잉은 150대를 원했는데 200대를 얻었다. 많은 일자리와 관련된 큰일”이라며 경제 분야 성과를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는 미국 쪽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중국 쪽에서는 시 주석의 최측근이면서 공식 서열 5위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 외교부장(장관),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이 자리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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