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망 아직·관리인력 부족…AI 교과서 우려 지속
[EBS 뉴스12]
정부가 내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를 학교 현장에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의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건데요.
실제로 디지털 기기 사용을 위해 필요한 인터넷망 구축이 덜 됐고, 디지털 기기를 관리할 수 있는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창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학생의 부족한 점을 찾고 학업 수준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하는 게 AI 디지털 교과서의 주요 기능입니다.
교육부는 이런 AI 디지털 교과서를 내년부터 학교에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작은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부터입니다.
이런 디지털 교과서를 원활히 사용하려면, 학교에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려야 합니다.
학생들이 대규모로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면서 데이터 전송량이 급증하게 되는데, 현재 학교에서 사용 중인 '스쿨넷'으론 감당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년 3월 개학 후에도 이런 초고속인터넷망이 구축되지 않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국회의원이 한국지능사회정보연구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초고속인터넷망 구축 사업은 전국 4천 개 초중고등학교에서 진행되는데, 아직 시도교육청별로 서비스 사업자도 선정되지 않았습니다.
서비스 사업자 선정 뒤, 내년 1월까지 망 구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안정화 기간을 고려하면 개학 이후에도 인터넷 환경이 불안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사용할 디지털 기기 관리도 문제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국회의원이 전국 시도교육청을 확인해 봤더니 현재 전국 학교에는 약 400만 대의 디지털 기기가 보급됐습니다.
하지만, 기기를 직접 유지보수하는 관리 인력은 750여 명으로 턱없이 부족합니다.
관리인력 한 명당 5천 대가 넘는 기기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대전교육청은 콜센터 인력을 제외한 관리 전문인력이 4명에 불과해 이 인력이 혼자 약 3만 9천 대를 관리해야 합니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한 현장의 반발도 거셉니다.
인터뷰: 여미애 AI 디지털 교과서 중단 공동대책위원회 집행부
"디지털 기기에 우리가 계속 아이들이 노출돼 있는데, 학교에서도 디지털 기기를 봐야 하냐 이게 가장 걱정하는 지점이고 사고력이나 문해력이나 독해력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지금 사회적으로도 아이들이 많이 그 부분이 저하돼서 문제가 많은데…."
지난달 6일부터 진행된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반대 온라인 서명에는 지금까지 9만 5천7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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