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도 비상 ‘부동산 PF 부실 위험’ 경고등 켜졌다

부동산 PF 위기... 증권사도 안전하지 않다

‘레고랜드’발 신용 경색이 일으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능성이 전 금융권으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최근 리얼캐스트에서는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PF 대출 리스크에 관한 기사를 다룬 바 있는데요. 4월 5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국 부동산 PF 사업장 중 약 300~500곳을 중요 관리 대상 사업장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며 전면적인 부실 관리에 나섰음을 알렸습니다.

세간에서는 부동산 PF가 금융뿐 아니라 경제 위기를 가중화 하는 뇌관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얼마 전에는 비은행권, 특히 증권사의 유동성 부실 위험이 지적된 바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2023년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큰 일부 비은행금융기관의 신용 및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됐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특히 증권사의 경우, 2021년 말 대비 2022년 9월 말 기준으로 PF 대출 연체율이 약 2배 이상(3.7% → 8.2%)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부실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나타났습니다. 증권사 PF 대출 연체율은 보험사(0.4%)와 비교해보면 약 20배 수준으로 비은행권 내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브릿지론 규모 커… 지방, 중소형 사업장 위험하다

최근 부동산시장은 경기 위축으로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면서 특히 지방에서부터 그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부동산 PF 중에서도 주로 지방 및 브릿지론 대출을 실행한 사업장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브릿지론(Bridge Loan)’이란 사업 초기에 시행사가 일으키는 고금리 단기 대출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주로 토지 매입 잔금 등을 치르는 데 쓰이며, 본 PF로 넘어가기 위한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브릿지(다리)’라고 불립니다.

한국신용평가원(이하 한신평)은 4월 3일 발표한 ‘증권사 부동산 금융 손실 시나리오 테스트’에서 증권사 전체 합산 기준으로 부동산 PF 규모가 총 28조5000만원이라 밝혔습니다(2022년 9월 말 기준). 그중 분양형 본 PF는 전체 중 56%인 15조9000억원, 비분양형 본 PF는 3조6000억원(12%), 그리고 브릿지론은 9조1000억원(32%)에 달했습니다.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최근 브릿지론 부실화 사례의 대부분이 지방 현장인 점을 고려할 때, 입지가 취약한 지방 익스포저 규모가 큰 증권사일수록 손실 위험에 먼저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는데요.

시나리오 테스트 결과, 중소형 증권사의 손실 부담이 대형사보다 약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대형사는 자기 자본 대비 손실 부담이 시나리오별로 기본 2.7% 및 스트레스(부도율 상승 또는 준공 실패가 증가하는 상황) 5.5%로, 중소형사는 각각 기본 9.0%, 스트레스 15.7%에 달했습니다. 한신평은 브릿지론의 규모가 본 PF 규모의 절반에 달하는 만큼, 특히 브릿지론 손실 위험이 단기적으로 매우 클 것이라 전했습니다.


증권사, 자산 건전성 악화한 곳은 어디?

이에 리얼캐스트가 증권사 자산 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을 살펴본 결과, 국내 48개 사 증권사의 고정이하자산 평균 비율은 2021년 12월 기준 2.00%에서 2022년 12월 기준 3.00%로 소폭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정이하자산 평균 비율이 3%대로 높아진 때는 2015년 이후 처음입니다.

자산 건전성 분류 단계는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총 5단계로 나뉩니다. 업계에서는 고정 이하 자산 규모가 높을수록 총자산 중 부실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고 평가합니다. 즉, 현재 우리 증권사의 자산 건전성이 일부 악화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죠.

세부적으로 보면 2022년 12월 기준으로 고정이하자산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유화증권(29.14%)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 디에스투자증권(11.00%), 코리아에셋투자증권(8.75%), 유진투자증권(7.69%), 다올투자증권(7.52%), 하이투자증권(6.97%) 등 주로 중소형사가 대부분이었는데요. 10위권 내에 신한투자증권(4.88%) 등 대형사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특히 유화증권은 고정이하자산 비율이 전년(8.59%) 대비 20.55%p 늘어 향후 자산 건전성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올투자증권과 에스아이증권의 증가율도 각각 6.90%p, 6.81%p로 높은 편이었는데요. 반면, 디에스투자증권은 고정이하자산 비율은 현재 높은 편이나, 전년(19.43) 대비 -8.43%p 줄이며 자산 건전성 관리가 일부 이뤄졌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5대 증권사(KB, NH투자, 미래에셋, 삼성, 한국투자)의 고정이하자산 비율은 대부분 0~1%대로 양호한 편이었으며, 가장 낮은 곳은 삼성증권(0.48%)이었습니다.

한신평은 현재 국내 증권사의 유동성 대응력은 대개 우수할 것이나, 실질 대응 관점에서 보수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는데요. 그중 재무제표가 열위한 중소형사는 향후 부동산 PF 부실이 커지게 되면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