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전기 중형 세단, 아이오닉 6를 선보였다. E-GMP 플랫폼 바탕의 두 번째 아이오닉 라인업으로, 가장 큰 경쟁 상대는 시장 1위 테슬라 모델 3다. 최근 등장한 BMW의 전기 세단, i4도 몇 안 되는 같은 체급 상대다. 과연 아이오닉 6는 경쟁 모델과 비교해 어떤 경쟁력을 지녔을까? 명확한 비교를 위해 세 가지 차를 꼼꼼히 비교해봤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현대자동차, 테슬라, BMW
①차체 크기

먼저 체격 비교부터. 아이오닉 6가 ‘후발주자’인 만큼, 모든 항목에서 경쟁차를 압도한다. 차체 길이는 4,855㎜로 모델 3보다 161㎜ 길며, 너비는 31㎜ 더 넓다. 높이는 아이오닉 6가 1,495㎜, 모델 3가 1,443㎜로 역시 50㎜ 정도 차이가 있다. 실내 공간 가늠할 휠베이스는 2,950㎜ 대 2,875㎜로 75㎜ 차이. BMW i4는 세 차종 중 휠베이스가 가장 짧으며, 나머지 부위는 아이오닉 6와 모델 3 사이를 교묘히 파고든다.

아이오닉 6의 몸집은 기존 현대차 중에선 중형 세단 쏘나타와 비교할 수 있다. 차체 길이는 쏘나타가 4,900㎜로 45㎜ 더 길다. 그러나 너비는 아이오닉 6가 20㎜ 넓고, 전고 또한 45㎜ 더 높다. 휠베이스는 110㎜ 더 넉넉하다. 즉, 길이 빼고 다 크다.

의외인 부분은 공기저항계수다. 수치가 낮을수록 바람 가르는 실력이 좋은데, 통상 중형 세단의 공기저항계수는 Cd 0.25~0.30 안팎이다. 공기저항계수가 낮으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도 도움을 준다. 아이오닉 6는 Cd 0.21, 모델 3는 Cd 0.23, i4는 Cd 0.24로 현대의 승리.
참고로 현재 양산차 가운데 공기저항계수가 가장 낮은 차는 메르세데스-벤츠 EQS 450+로, Cd 0.20에 불과하다. 2위가 테슬라 모델 S와 니오 ET7으로, Cd 0.208이다. 4위는 메르세데스-벤츠 EQS 580 4매틱 Cd 0.209. 5위가 아이오닉 6 Cd 0.21로, 루시드 에어(Cd 0.21)와 같다. 현대차가 공력설계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공기저항계수가 높은 차와 낮은 차의 차이는 고속 주행할 때 극명하게 드러난다. 바람 가르는 실력이 좋으면, 같은 속도를 더 작은 힘으로 유지할 수 있다. 지프 랭글러나 메르세데스-벤츠 G바겐 같은 차의 고속연비가 떨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전기차의 주행거리 연장 방법은 꼭 대용량 배터리 탑재에만 있지 않다. 디자인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공기저항계수를 Cd 0.01 낮추면 배터리 용량을 1.1㎾h 늘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②파워트레인 비교

다음은 파워트레인 비교. 그동안 모델 3가 독보적인 위치에 자리했던 가장 큰 이유는 압도적인 주행거리 때문이었다. 국내 기준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스탠다드 모델이 403㎞, 롱레인지가 528㎞다. 롱레인지의 WLTP 기준 주행거리는 614㎞에 달한다. 가솔린 중형 세단을 대체하기에 손색없는 넉넉한 주행거리를 갖췄다.

아이오닉 6는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롱레인지 모델의 주행거리는 524㎞이며, WLTP 기준으론 610㎞에 달한다. 특히 6.2㎞/㎾h의 복합전비는 현재 양산 전기차 최고 기록이다. 그 결과, 배터리 용량은 모델 3가 좀 더 넉넉하지만, 뛰어난 전비와 낮은 공기저항계수에 힘입어 모델 3와 주행거리 격차를 단 4㎞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다만, 모델 3 롱레인지는 AWD가 기본이며, 아이오닉 6는 RWD 기준이다. 따라서 AWD 사양끼리 비교했을 때 주행거리 차이가 얼마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테슬라가 듀얼 모터를 쓰고도 500㎞ 대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이유는 가벼운 공차중량에도 있다. 테슬라는 세계 최대의 알루미늄 주조 기술인 ‘기가 프레스’를 보유하고 있다. 수많은 부품을 용접해 뼈대를 만드는 기존 자동차 제조사와 달리, 테슬라는 마치 플라스틱 사출하듯 알루미늄 액을 틀에 부어 리어 섀시를 통째로 찍어낸다. 이러한 혁신적인 주조 기술을 도입하면서 제조 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경량화뿐 아니라 차체 강성도 키웠다.

i4는 세 차종 중 가장 넉넉한 배터리 용량을 갖췄다(84㎾h). 그러나 공차중량이 무겁고(2,110~2,260㎏) 전비(4.1~4.6㎞/㎾h) 또한 가장 떨어진다. 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닌, 기존 4시리즈가 사용하는 내연기관 CLAR 플랫폼의 한계가 명백하다. 주행거리 또한 싱글모터가 429㎞, 듀얼모터가 378㎞다. 급속충전 속도 역시 i4가 가장 늦다.
그러나 주행 퍼포먼스는 BMW가 뛰어나다. 기본 RWD 모델의 최고출력도 250㎾, 340마력에 달한다. 고성능 듀얼 모터를 탑재한 i4 M50은 400㎾, 무려 544마력이다. 그 결과 소위 ‘제로백’이라고 부르는 0→시속 100㎞ 가속을 40이 5.7초, 50이 3.9초에 끊는다.

아이오닉 6와 모델 3의 성능은 어떨까? 같은 롱레인지 기준 전기 모터의 최고출력은 아이오닉 6가 239㎾(325마력), 모델 3가 340㎾(462마력)에 달한다. 덕분에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아이오닉 6가 5.1초, 모델 3가 4.4초로 테슬라가 0.7초 더 빠르다. 단, 이러한 가속 성능 차이는 향후 N 모델이 메울 전망이다.
충전 속도는 아이오닉 6의 승리. 아이오닉 5와 마찬가지로 350㎾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10→80%까지 배터리를 채우는 데 18분이면 충분하다. 모델 3는 슈퍼차저 V3 충전기 기준 최대 250㎾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10→80% 충전 속도는 30분 미만이다. i4는 최대 205㎾ 급속 충전 출력을 갖췄고, 80%까지 충전 속도는 31분이다.
③가격 및 보증기간

다음은 가격 및 보증기간 비교. 우선 아이오닉 6는 출시 전이라 명확한 가격이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아이오닉 5와 큰 차이는 없을 전망이다. 아이오닉 5는 5,005만 원부터 시작하며 롱레인지 AWD 풀옵션 모델은 6,675만 원에 달한다.



물론 ‘현대차와 BMW를 비교해?’라고 반문하는 독자 분들도 있을 듯하다. 그런데 현재 전기차 시장의 주요 모델은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메르세데스-벤츠 EQA와 볼보 C40 리차지, 폴스타2 등 대부분의 전기차가 5천만~6천만 원대에 포진해 있다. i4의 가격은 6,650만 원부터 시작하며, M50은 8,490만~8,660만 원이다. 볼륨 모델은 6,650만 원의 eDrive40 트림이며, 340마력의 후륜구동 BMW인 걸 감안하면 꽤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인다.
반면, 테슬라는 점점 사악하게 변해간다. 지난 7월 15일, 올해 들어 여섯 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롱레인지 모델은 8,352만 원에서 8,469만 원으로 117만 원 인상. 스탠다드 모델의 가격도 7,000만 원을 넘겼다. 2019년 3월, 테슬라 모델 3가 한국에 나왔을 때 스탠다드 모델의 가격이 5,239만 원이었다. 3년 만에 1,795만 원이 올랐다.



몇 종류 없는 전기 세단. 표로 꼼꼼히 비교해보니, 저마다 각기 다른 개성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아이오닉 6는 가장 넉넉한 공간과 뛰어난 전비를 갖췄다. 모델 3는 가볍고 견고한 차체와 우월한 주행거리로 시장 1위다운 제원을 지녔다. i4는 셋 중 주행거리는 짧지만, 가장 뛰어난 주행 퍼포먼스를 뽐낸다. 과연 이들 세 차종 가운데 시장 주도권은 누가 움켜쥘지, 올 하반기 판매 결과에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