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유럽 각국의 군부는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 육군 수뇌부는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죠. 보유하고 있는 LRU 다연장로켓 시스템이 노후화되어 2027년이면 완전히 퇴역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프랑스는 스스로 다연장로켓 시스템을 개발하는 'FLP-T'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지만, 실전 배치는 2030년 이후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유럽의 안보 상황은 그렇게 느긋하게 기다려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한국의 천무(K239 Chunmoo) 시스템이 프랑스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미 폴란드가 약 288대 구매하면서 유럽에서 검증된 무기체계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방위산업 매체인Challenge는 "만약 프랑스가 '한국의 하이마스'라 불리는 천무를 구매한다면?" 이라는 주제로 글을 작성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증명한 다연장로켓의 위력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의 하이마스(HIMARS)는 게임체인저로 입증되었습니다.
러시아군의 탄약고, 지휘소, 보급선을 정밀타격하면서 전장의 판도를 바꿨죠.
프랑스 육군 참모총장 피에르 슐(Pierre Schill) 장군은 의회 청문회에서 장거리 전술 타격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LRU 시스템은 현대전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프랑스가 현재 보유한 LRU 시스템은 M270 MLRS를 개량한 것으로, 사거리가 약 70km에 불과합니다.

러시아의 토르나도-S는 120km 이상을 타격하고, 미국 하이마르스는 최대 300km까지 날아가는 ATACMS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이런 간극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이죠.
문제는 시간입니다. 2024-2030년 까지 프랑스는 FLP-T 프로그램에 6억 유로(약 9천억 원)를 책정했고, 2030년까지 최소 13대, 2035년까지 26대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현재 보유한 LRU가 2027년에 퇴역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3년간은 다연장로켓 능력이 사실상 공백 상태가 됩니다.
이것이 프랑스 국방부가 외국산 도입도 고려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폴란드의 선택이 보여준 천무의 실력
폴란드는 천무를 가장 많이 도입한 국가입니다.
폴란드는 2022년 한국과 기본 계약을 체결한 후, 2022년 말 첫 실행계약(약 5조 원), 2024년 4월 두 번째 계약(약 2.2조 원), 그리고 2025년 12월 세 번째 계약(약 5.6조 원)을 연이어 체결했습니다.
총 계약 규모는 약 12.6조 원에 달하며, 288대를 도입하는 사업입니다.

폴란드가 이렇게 대규모로 천무를 구매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폴란드는 원래 미국으로부터 약 500대의 하이마스를 구매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생산 능력 한계로 폴란드가 원하는 시간 내에 500대를 모두 공급받을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해졌습니다
러시아의 위협이 코앞인 폴란드로서는 기다릴 시간이 없었죠.
그래서 폴란드는 하이마르스와 천무를 병행 운용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폴란드 국방장관 마리우스 블라샤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포병이 전장에서 얼마나 큰 우위를 만들어내는지 명확히 볼 수 있다"며 천무를 "탁월한 포병 무기"라고 평가했습니다.
폴란드의 첫 천무 시스템은 2023년 8월에 인도되었고, 이후 빠른 속도로 배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천무를 자국산 옐치(Jelcz) 8x8 트럭 섀시에 통합하고, 폴란드의 전장관리체계와 통신체계를 결합해 '호마르-K(Homar-K)'라는 이름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기술 이전을 통해 현지 생산도 추진하고 있죠.
프랑스가 고민하는 세 가지 선택지
프랑스 앞에는 크게 세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습니다.
첫째는 자체 개발 중인 FLP-T 프로그램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사프란(Safran)과 MBDA가 공동 개발하는 '툰다르트(Thundart)'와 탈레스(Thales)와 아리안그룹(ArianeGroup)이 개발하는 시스템이 2026년 중반에 시험사격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툰다르트는 150km 사거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완전히 프랑스산 기술로 만들어지는 것이 장점입니다.
ITAR 규제에서 자유롭고, 수출과 향후 개발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죠.
둘째는 미국의 하이마스를 구매하는 것입니다.
검증된 체계이고 나토 표준 탄약을 사용하며,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생산 능력 한계와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인해 빠른 도입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방산 주권을 중시하는 국가인데, 이런 핵심 무기체계를 미국에 의존하는 것을 꺼릴 수 있습니다.
셋째가 바로 한국의 천무와 인도산 피나카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프랑스 국방조달청(DGA)은 개발이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경우 외국산 옵션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이 결정은 내년(2026년)에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천무가 프랑스에 제공할 수 있는 것들
만약 프랑스가 천무를 선택한다면, 단순히 로켓 발사기를 구매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즉각적인 능력 공백을 메울 수 있습니다.
폴란드의 사례를 보면, 계약 체결 후 단 12개월 만에 첫 납품이 이루어졌습니다.
프랑스의 자체 개발 시스템이 2030년에야 배치될 것을 고려하면, 3~4년의 능력 공백을 피할 수 있는 것이죠.

둘째, 작전 유연성입니다. 천무는 다양한 구경의 로켓과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130mm, 227mm, 239mm 로켓은 물론이고, 최대 사거리 290km의 전술 지대지 유도무기(KTSSM)도 발사 가능합니다.
프랑스가 향후 자체 개발한 로켓을 통합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가능할 것입니다.
셋째, 기술 협력의 가능성입니다.
한국은 폴란드와의 계약에서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최근 체결된 세 번째 계약은 단순한 무기 수출이 아니라 한국과 폴란드가 합작기업을 설립하고 폴란드에 생산시설을 건설해 함께 제조하는 모델입니다.
프랑스가 원한다면 유사한 조건을 협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프랑스가 중시하는 방산 주권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넷째, 입증된 나토 호환성입니다.
노르웨이는 2026년 2월 천무를 차기 다연장로켓 시스템으로 공식 선정했으며, 선정 과정에서 나토 방어체계와의 상호운용성이 핵심 고려사항이었습니다.
천무가 록히드 마틴의 하이마스, 독일-프랑스 합작사 KNDS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것은 기술적 신뢰도가 높다는 증거입니다.
프랑스 싱크탱크가 본 현실적 선택지
프랑스의 권위 있는 국제관계연구소 IFRI의 무기체계 전문가 레오 페리아-페뉴는 프랑스 다연장로켓 도입 문제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는 "LRU의 퇴역이 다가오고 있으며, 그 시점에서 능력 유지가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긴급성은 상대적인데, 우리는 지난 30년간 이 능력을 거의 사용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상황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다연장로켓이 현대전의 게임체인저임이 입증되면서, 프랑스는 더 이상 이 능력 공백을 방치할 수 없게 된 것이죠. 문제는 시간입니다.
페리아-페뉴는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2030년 이전에 준비되지 않을 프랑스 시스템의 수출 시장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유럽 시장은 이미 분할되어 있습니다.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스페인은 이미 이스라엘의 PULS를 선택했고,
폴란드와 노르웨이는 천무를 구매했으며, 발트 3국, 루마니아, 이탈리아는 하이마스 고객입니다.
영국은 기존 M270 시스템 확대를 고려 중입니다. 프랑스가 끼어들 틈이 거의 없는 상황인 것이죠.
그렇다면 프랑스가 단기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 옵션은 무엇일까요?
프랑스 의회 보고서는 하이마스 구매를 "지정학적으로 위험하고 정치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직접 언급했습니다.
미국의 파트너로서의 일관성 부족과 긴 대기 시간이 이유였습니다.
결국 대안은 한국의 천무와 인도의 피나카로 좁혀집니다.
천무와 피나카, 프랑스 앞의 두 선택지
한국의 천무는 폴란드 사례에서 입증됐듯이 시스템과 탄약 모두에 대한 깊은 산업 협력을 제공합니다.
폴란드는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받아 '호마르-K'로 현지화에 성공했죠.
천무의 239mm 유도로켓은 80km의 사거리를 갖고 있으며, 최대 290km까지 도달하는 전술미사일도 운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인도의 피나카는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나카의 유도형 로켓은 75~80km의 사거리를 가지며, GPS와 관성항법장치(INS)를 탑재해 정확도는 60~80m 수준입니다.
인도의 피나카는 Mk2 버전이 75km, 개발 중인 Mk3가 120km를 목표로 하고 있어, 프랑스가 원하는 150km 사거리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프랑스가 인도의 피나카 다연장 로켓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인도가 프랑스 무기를 도입에 따른 전략적 결정이라는 것입니다.
인도는 2025년 4월에 프랑스와 74억 달러 규모의 라팔-M 함재기 26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스코르펜 잠수함 등에서도 협력하고 있습니다.
천무와 피나카는 성능면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천무는 더 긴 사거리와 다양한 탄약 운용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폴란드와 노르웨이에서 이미 나토 호환성을 입증했습니다.
프랑스군 참모총장 피에르 슐 장군이 제시한 요구사항은 120~500km의 사거리로, 현재 LRU의 70km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천무는 이 요구사항을 충족하지만, 피나카의 현재 버전은 사거리가 부족합니다.
하지만 인도의 피나카 역시 장점이 있습니다.
프랑스와 인도의 긴밀한 국방 파트너십을 고려할 때, 인도는 프랑스가 요청한다면 피나카 시스템과 탄약의 현지 생산 라이선스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피나카는 아르메니아에 수출된 실적이 있어, 인도 DRDO의 첫 대규모 순수 국산 무기체계 수출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프랑스 방산업계의 우려와 정치적 고려
물론 천무 도입에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프랑스 방산업계는 자국 개발 프로그램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툰다르트 개발에 참여하는 MBDA와 사프란은 이미 이 프로젝트에 막대한 투자를 했으며, 성숙하고 검증된 하위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2030년 이전에 초기 작전능력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유럽 방산 협력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차세대 주력전차(MGCS), 차세대 전투기(FCAS) 등 여러 공동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산 무기체계를 대거 도입하면 유럽 파트너들과의 관계가 미묘해질 수 있습니다.
프랑스 국내 기업들은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MBDA와 사프란은 150km 사거리의 227mm 툰다르트 로켓을 개발 중이고,
아리안그룹과 탈레스는 300km 이상의 탄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합니다.
프랑스 방산 전문가 카미유 페리아-페이뉴는 "다연장 로켓 시장은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2030년 이전에는 준비되지 않을 프랑스 시스템의 수출 시장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방산의 유럽 진출, 새로운 장이 열리다
프랑스가 천무를 선택한다면, 이는 한국 방산의 유럽 진출에서 결정적인 순간이 될 것입니다.
폴란드와 노르웨이에 이어 프랑스까지 확보한다면, 한국은 유럽 다연장로켓 시장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 공급자가 되는 것이죠.
K9 자주포, K2 전차에 이어 천무까지, 한국 방산의 '유럽 진출 3종 세트'가 완성되는 순간입니다.

물론 최종 결정은 2026년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프랑스가 자체 개발의 자존심을 선택할지, 아니면 실용성과 경제성을 우선시해 한국의 천무를 선택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인도의 피나카 역시 정치적 파트너십을 고려하면 무시할 수 없는 선택지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한국의 하이마스'는 더 이상 별명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명품 무기체계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능과 실적, 산업 협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천무는 프랑스의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