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층 4800가구로…마래푸 넘어 '제2의 헬리오시티' 꿈꾸는 성산시영
[땅집고] “성산시영아파트는 마포구 내에서도 가격대가 높은 지역은 아닌데 이런 점이 헬리오시티랑 포지션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헬리오시티는 송파구에서 비교적 가격이 낮은 동네였는데, 재건축 후 좋아졌던 것처럼 성산시영도 재건축이 되면 규모도 크고 위치가 좋기 때문에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투미부동산컨설팅 김제경 소장)
성산시영아파트는 초기에 대우아파트 주민들의 반발과 추가분담금에 대한 걱정으로 재건축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있었다. 성산시영아파트 내 대우아파트, 선경아파트, 유원아파트는 각각 전용 50.03㎡(이하 전용면적), 50.54㎡, 59.43㎡로 대지지분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대지지분은 대우·선경·유원 순서대로 각각 42.9㎡, 43.3㎡, 51㎡다.
대우아파트 주민들은 비교적 적은 대지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소형 평형을 배정받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주민 설문조사를 통해 30평형 수요를 조사한 후, 모두 30평형대 배정이 가능하도록 계획안이 짜지면서 반발이 줄었다.
하지만 아직 추가분담금을 우려하는 주민들은 있다. 추가분담금은 신청하는 평형과 거주하는 평형에 따라 다르지만, 작년 기준으로 59㎡ 로열층 소유자의 경우, 84㎡를 신청하면 2억5236만원, 118㎡를 신청할 경우에는 6억8936만원까지 내야 한다.
추후 시세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여전히 일부 주민들에게 추가 분담금은 부담스럽다. 인근 B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조합이 설립 후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재건축이 가시적인 상황이 되면 추가분담금을 걱정하는 주민들은 팔고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 이제 재건축 첫걸음 뗀 성산시영, 추후 계획은?
성산시영아파트 재건축은 2018년 3월 이후 준비를 시작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약 2년간 정비구역 준비단계를 거치고 지구단위 계획·정비계획 협의단계가 2021년 4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이뤄졌다. 이후 2022년 11월부터 인허가 단계를 거치며 지난 8월 지구단위계획안·정비계획안 결정고시가 났다.
성산시영재건축 예비조합설립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및 조합설립을 할 예정이다.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에는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착공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조합설립 후 재건축 마무리까지 10년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성산시영아파트는 아직 재건축 초기 단계인 만큼 확정된 사실도 많이 없고 이로 인해 미래를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주민 C씨는 “집이 너무 좁고 낡기도 했고 특히 화장실은 하나밖에 없으니까 불편한 점이 있다. 빨리 재건축이 되든가, 팔고 나가든가 하고 싶다”고 했다.
■ 재건축 후에 마포구 최대 단지로
성산시영아파트 반경 1㎞ 내에 경의중앙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마포구청역이 위치하여 교통편이 좋은 편이다. 또한 단지 주변에는 성원초등학교, 신북초등학교, 중암중학교, 한국우진학교가 가까이 위치해 있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는 불광천을 낀 녹지가 있고 유해시설이 없어 교육에 좋은 입지라고 할 수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장 가까운 23동까지는 도보로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최근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정비계획 결정이 고시된 성산시영아파트는 대우·선경·유원 등 세 브랜드 아파트가 모여있는 단지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성산시영아파트는 최고 35층, 30개 동 4823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성산시영을 마포의 ‘헬리오시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HDC현대산업개발·현대건설·삼성물산이 공동으로 시공한 ‘헬리오시티’는 기존 가락시영아파트 6600가구에서 현재 9510가구로 재건축돼 송파의 랜드마크가 됐다.
가락시영아파트와 성산시영아파트는 여러 부분에서 닮은 점이 많다. 주변 아파트들보다 비교적 낮은 가격, 단일 대규모단지, 우수한 교통·교육 입지와 주변에 위치한 하천까지 닮았다. 인근 A 공인중개사에서는 “대규모 단일단지다 보니 주민들이 재건축 후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는 하고 있다”고 했다.
1986년에 준공되어 38년 차를 맞이하는 성산시영아파트는 지난 6월 지구단위계획안 심의 통과가 되며 재건축에 한 발짝 다가섰다. 단지 내에는 재건축을 축하하는 현수막들이 많이 걸려있었다.
■ 대규모 단지 재건축 첫 단계까지의 난관
현재 마포구에서 최대 규모 단지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이다. 성산시영아파트 재건축이 완료되면 총 4823가구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보다 커져 마포구 최대 단지로 들어설 예정이다.
■다시 가격 상승세
성산시영아파트 50㎡는 2022년 6월 최고 10억6900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작년 12월 7억9000만원까지 떨어지며, 올해 8월 8억8500만원에 거래되며 매매가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59㎡도 2022년 6월 최고 13억에 거래됐으나, 작년 11월 9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8월 11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또한 회복세를 보였다. 인근 D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작년에는 비교적 낮은 금리로 투자자들이 몰려서 가격이 오른 것이고 재건축 소식 때문에 오른 것은 아니다”며 “아직 재건축 초기 단계인 만큼 조금 더 진행이 되면 현재보다 매매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글=정진택 땅집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