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새로운 장을 연 '아람코 챔피언십'은 선수들에게 경외심과 절망을 동시에 안겨준 무대였습니다. 6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명문 섀도 크릭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 골프의 자존심 김효주(31)가 아쉽게 3개 대회 연속 우승 문턱에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지옥의 코스'가 앗아간 13년 만의 대기록
포티넷 파운더스컵과 포드 챔피언십을 휩쓸며 기세를 올렸던 김효주는 이번 대회에서 2013년 박인비 이후 13년 만의 '한국인 3연승'이라는 대기록을 겨냥했습니다. 2라운드까지 공동 2위를 달리며 우승 가시권에 있었으나, 3라운드 '무빙데이'에서 7오버파 79타를 치는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사막 한복판의 거친 바람과 유리알처럼 단단한 그린은 정교한 샷을 자랑하는 김효주조차 당황케 했습니다. 최종 합계 4오버파 292타로 공동 13위에 오른 김효주는 3연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난코스 속에서도 끝까지 순위를 방어하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로렌 코플린의 '압도적 독주'… 넬리 코다의 '준우승 징크스'
우승컵은 미국의 로렌 코플린에게 돌아갔습니다. 코플린은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 2위 그룹을 무려 5타 차로 따돌리는 완벽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가 단 4명에 불과할 정도로 코스 세팅이 가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플린의 7언더파는 경이로운 기록입니다. 반면 세계 랭킹 1위 탈환을 노리는 넬리 코다(미국)는 최종 라운드에서 3타를 잃으며 합계 2언더파 공동 2위에 머물렀습니다. 이로써 코다는 최근 3주 연속 준우승이라는 진기록을 남기며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한국 선수들의 성적표: 톱10 진입은 '불발'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코스 공략에 애를 먹으며 단 한 명도 톱10에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김효주가 13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장타 여왕 윤이나가 최종 합계 6오버파로 지노 티티쿤(태국)과 함께 공동 17위에 올랐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최혜진은 공동 23위(7오버파), 결혼 후 투어에 복귀한 고진영은 공동 27위(8오버파)로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실력만큼 무서웠던 '환경'… 골퍼들은 섀도 크릭을 넘어야 했다
아람코 챔피언십 초대 챔피언에 오른 로렌 코플린은 "한 타 한 타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며 섀도 크릭의 악명 높은 난이도를 인정했습니다. 김효주의 3연승 도전은 비록 멈췄지만, 시즌 초반 보여준 압도적인 폼은 다가올 메이저 대회를 더욱 기대하게 만듭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가 "실력보다는 실수를 줄이는 인내심의 싸움이었다"고 평가합니다. 13년 만의 대기록 도전이라는 압박감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김효주의 투지는 박수받아 마땅합니다. 이제 시선은 다음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으로 향합니다. 김효주가 이번 대회의 아쉬움을 딛고 다시 우승 사냥에 성공할 수 있을지 전 세계 골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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