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도 안 베낀다" 전설적인 슈퍼카 브랜드 첫 전기차에 쏟아진 혹평

[M포스트 구기성 기자] 페라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루카 디 몬테제몰로(Luca di Montezemolo) 전 페라리 회장이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차(EV) '루체(Luce)'를 향해 파격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페라리 고유의 정체성과 전설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전직 수장의 직접적인 경고다.

27일 외신에 따르면 몬테제몰로 전 회장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콘핀두스트리아(이탈리아 산업연맹) 총회에 참석해 최근 공개된 페라리 루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진심을 그대로 말한다면 페라리에 해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브랜드의 신화를 파괴할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전직 수장의 이례적 혹평... "도약 아닌 브랜드 정체성 훼손"

몬테제몰로 전 회장은 지난 1991년부터 2014년까지 페라리를 이끌며 F40, F50, 엔초 페라리, 라페라리 등 역사적인 명차들의 탄생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그는 루체의 디자인과 전동화 방향성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그 차에서 프랜싱 호스(도약하는 말) 엠블럼을 제발 떼어냈으면 좋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조차 카피하지 않을 수준의 디자인"이라며 독설을 덧붙였다.

그가 이처럼 격앙된 반응을 보인 배경에는 루체가 지닌 상징성 때문이다. 페라리가 오랜 준비 끝에 선보인 루체는 4도어 5인승 구조에 4개의 전기 모터를 탑재한 고성능 전기 세단이다. 60개 이상의 새로운 특허 기술을 대거 적용하며 전동화 기술력을 과시했으나, 내연기관 엔진의 감성과 독창성을 지지해 온 전통적인 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공개 직후 주가 6% 폭락... 시장 반응도 싸늘

실제 시장의 반응도 냉담한 상황이다. 루체 공개 직후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에서 페라리 주가는 장중 한때 7.8%까지 밀렸으며, 최종 6% 하락 마감하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글로벌 주요 자동차 매체 및 전문가들의 혹평도 이어졌다. 일부 분석가들은 루체의 실루엣을 두고 "혼다 어코드 EV와 테슬라 모델 3를 섞어놓은 듯한 형태"라고 지적했으며, 외신들은 "조잡하고 비율이 맞지 않으며 페라리 브랜드에 부적절한 차", "노란색 외장 컬러조차 이 차를 구하지 못했다" 등의 혹평을 쏟아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몬테제몰로 전 회장의 발언이 향후 페라리의 전동화 전략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럭셔리 슈퍼카 브랜드가 전동화 흐름 속에서 고유의 감성적 가치와 헤리티지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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