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이어 수원까지…기업은행, 지자체 금고 입지 확대

서울 중구 소재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 사진=기업은행 제공

IBK기업은행이 경기 부천시 제2금고를 새로 확보한 데 이어 수원시금고 재선정에도 성공하며 지방자치단체 금고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수원시금고 선정 과정에서는 KB국민은행과 경쟁해 1순위에 올랐다.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기업은행이 제1금고를 맡는 곳은 수원시가 유일하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전날 수원특례시와 '수원시 금고업무 취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연간 약 3조9000억원 규모의 수원시금고를 운영한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을 단수금고로 관리하며 각종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지급 업무 등을 담당한다.

수원 60년 동행 연장…국민은행과 경쟁서 수성

수원시는 현 금고 약정이 올해 말 끝나면서 공개경쟁을 거쳐 차기 금고를 선정했다. 금고지정심의위원회 평가에는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이 참여했고 기업은행이 966.9점, 국민은행이 951.1점을 받았다. 기업은행이 국민은행을 15.8점 앞서며 1순위에 오른 셈이다.

기업은행과 수원시의 인연은 1964년부터 이어졌다. 기업은행은 60년 넘게 수원시의 세입·세출과 기금을 관리해 왔으며 이번 재선정으로 동행 기간을 2030년까지 연장하게 됐다. 수원은 기업은행의 지자체 금고 사업에서도 상징성이 큰 곳이다. 부천시 제2금고에 진입하기 전까지 기업은행이 맡은 사실상 유일한 지자체 금고였고, 기업은행은 수원에서 쌓은 장기간의 운영 경험을 다른 금고 입찰에서도 강점으로 내세워 왔다.

특히 수원시는 경기도 내 다른 시·군과도 차별화된다.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기업은행이 제1금고를 맡고 있는 곳은 수원이 유일하다. 부천에서는 NH농협은행이 제1금고를 맡고 기업은행이 제2금고를 운영하는 구조다.

부천 2금고까지 확보…조달 다변화 교두보

기업은행의 지자체 금고 사업은 지난해 부천시 제2금고를 확보하면서 외연이 넓어졌다. 부천시는 2025년 금고 선정에서 NH농협은행을 제1금고, 기업은행을 제2금고로 선정했다. 제2금고는 기존 국민은행이 맡던 자리로 당시에도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이 2파전을 벌였다. 기업은행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부천시 제2금고를 운영한다.

당시 기업은행은 부천시금고 진입을 다른 지자체 금고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로 봤다. 수원에서 60년 넘게 금고를 안정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앞세워 부천에 진입한 뒤, 이번에는 수원시금고를 다시 지키면서 지자체 금고 사업의 기반을 한 단계 넓힌 모양새다.

기업은행은 애초 지자체 금고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2024년 말 기준 금고 운용 현황을 보면 NH농협은행이 187개 지자체 금고를 차지했고 신한은행 24곳, 국민은행 19곳, 우리은행 15곳 등이 뒤를 이었다. 당시 기업은행의 지자체 금고는 수원이 사실상 유일했다. 절대적인 금고 수는 여전히 많지 않지만 부천 신규 진입과 수원 수성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기관영업 기반을 넓히는 흐름은 뚜렷해졌다.

기업은행의 확장 방식에도 특징이 있다. 국책은행이라는 특성상 지방은행과의 시·도금고 경쟁은 지양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모든 금고를 대상으로 외형을 늘리는 전략과는 거리가 있다. 부천과 수원은 모두 지방은행이 아닌 국민은행과 경쟁이 이뤄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자체 금고는 은행 입장에서 기관영업뿐 아니라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세입·세출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공공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수신 기반을 다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일반 시중은행보다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을 통한 조달 비중이 높은 만큼 금고를 통한 예치금 확보는 조달구조를 보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은 "수원특례시는 기업은행과 60년 넘게 함께해 온 동반자"라며 "축적된 금고 운영 경험과 국책은행의 정책금융 역량을 바탕으로 수원시의 대전환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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