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학교 공동 수업·수학여행…폐교 위기 극복

경쟁력 키우는 울산 작은학교들

학생별 맞춤형 지도 가능
가족적인 분위기 조성 등
적은 학생수 장점 되기도
마을 연계 교육과정 진행
함께 성장하는 체계 구축

지난 6월 공동 수학여행을 떠난 울산 울주군 척과초등학교와 반천초등학교 학생들.

 학령인구 감소 여파 속 학교 통폐합, 폐교 등이 사회적인 문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울산 강남교육지원청이 운영 중인 ‘작은 학교 지속 성장 프로젝트’와 ‘작은 학교 공동 교육 과정’이 주목 받고 있다.

 ◇마을과 학교가 함께 성장

 작은 학교는 구(區)에 있는 학교 가운데 학생이 200명 이하인 학교, 군(郡)에 있는 학교 중 학생이 100명 이하이거나 6학급 이하인 학교를 일컫는다.

 ‘작은 학교 지속 성장 프로젝트’는 각 학교의 특색을 살려 1년 동안 깊이 있는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작은 학교 공동 교육 과정’은 인근 학교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프로그램이다. 공동 체험 활동과 공동 수학 여행, 공동 수업 등이 있다.

 80년 역사를 가진 작은 학교인 울주군 언양읍의 반곡초등학교는 사계절 마을 교육, 지구 사랑 생태 교육 등이 담긴 ‘늘품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늘품 프로젝트는 사계절 마을 교육, 지구 사랑 생태 교육 등 교육 과정과 연계해 마을과 학교가 함께 학생들을 키워나가는 작은 학교 지속 성장 프로젝트다. 지난 5월 학생들은 학교 근처 양로원을 방문해 리코더를 연주하고, 노인들과 함께 트로트를 함께 불렀다.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께 감사 편지도 전했다.

 울주군 삼평초등학교와 성동초등학교는 공동 수업을 실시한다. 지난 4월 삼평초와 성동초는 온라인으로 함께 공부하는 ‘작은 학교 공동 교육 과정’을 운영했다. 두 학교 교사는 미리 수업 내용을 공유해 공동 수업을 계획하고,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비대면으로 만나 서로의 얼굴을 익히고, 수업 시간에는 국어과 수업을 함께 하며 고민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인 뒤 서로 조언해 주는 소통의 시간을 보냈다.

 해당 과정은 학생 수가 적어 다양한 의견을 듣는 수업이 어려운 작은 학교의 단점을 보완하고, 이웃 학교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울주군 척과초등학교와 반천초등학교는 올해 특별한 수학여행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6월 버스 한 대에 함께 타고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 도착한 뒤 다양한 놀이 기구와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며 추억을 쌓았다. 충북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배우기도 했다.

 ◇작은 학교 자생력 향상에 도움

 작은 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 학생들이 교사에게 맞춤형 지도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가족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학생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이런 이유 등으로 공동 통학 구역 내 큰 학교에서 학생이 전학을 오는 사례도 종종 있다.

 방과 후 수업을 무료로 운영해 학생들이 꿈과 끼를 발현하는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작은 학교 4곳에서는 방과 후 학교 통학 차량을 운행해 안전한 통학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사회와 힘을 모아 온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워나가는 마을 교육 공동체도 운영하고 있다. 울주군 두동초등학교는 ‘학교 협동조합’의 마을 교사들과 함께 다양한 방과 후 수업을 운영한다. 남구 장생포초등학교는 학교와 마을 간 협력적 교육 활동으로 ‘마을학교’ 시설을 활용해 예술 교육을 진행한다.

 강남교육지원청은 ‘작은 학교 지속 성장 프로젝트’로 작은 학교의 자생력을 키우고, ‘작은 학교 공동 교육 과정’을 운영해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교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강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자체와 협력해 예산을 지원하고,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행정적 지원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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